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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위처럼 수시로 호출당하는 애인.. 힘들겠지요?

기자 조회수 : 1,276
작성일 : 2016-03-30 11:13:24

오늘 하루 개인적인 일 때문에 휴가 내고 놀고 있는데 너무 좋네요, 미세먼지 가득이라고 해도 창가에 앉아 차 한잔 하고 있으려니 ^^;;

아래 태후 주인공 얘기를 보다가 문득 궁금해서요. (저도 뒤늦게 이 드라마 빠져서 다시보기 몰아봤습니다만)


연애상대가, 수시로 회사에 불려가고, 자기 의지보다는 윗선의 명령(지시)에 따라야 하고, 주말에도 종종 일해야 하고 그러면 애인 입장에서는 많이 힘들겠지요?   

하지만 우리 주변의 대다수 군인, 경찰, 심지어 레지던트나 수련의들도 다 연애하고 결혼하잖아요? 그걸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사랑일까요?


제가 신문기자로 십년 넘게 일하는데... 저도 그랬어요. 평일도 늘 종잡을 수 없는 스케쥴에, 저녁마다 약속이 있어 12시 안에 집에 들어가기 어려웠고, 사건 터지면 퇴근하다 다시 경찰서로, 현장으로 ㅡㅡ;  인터넷 속보 경쟁이 막 시작될때라 노트북 안들고 있으면 피씨방에 들어가서 기사 작성해서 회사로 보내고... 영화 보다가 뛰쳐나간 적도 여러번이었어요. 당연히 주말에도 근무가 잦았고, 약속 잡았다가도 빵꾸내기 일쑤다 보니, 나중엔 아예 개인적인 약속이란걸 못 하겠더라고요, 또 내가 먼저 약속을 깨게 될까봐.


그 바람에, 아이러니하게도, 친구도 가족도 뒷전이고(그래도 나이 드니 다들 이해해줘요) 무엇보다 너무 사랑했던 사람을 놓아버렸어요. 저의 종잡을 수 없는 스케쥴에 그 쪽이 먼저 지쳐버린거죠. 아마 이 여자랑 결혼하면 일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 겁을 먹었을 것도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 후에 크게 따지지 않고 저를 존중해주고 이해해주는 남자 만나 그럭저럭 살고 있어요. 그럭저럭이란 표현을 쓴건,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말 제가 계속 바쁘게 살고 있어서 남들처럼 알콩달콩도 못하고, 아이까지 낳고 보니 정말 하루하루 전쟁 같은 삶을 살고 있어서요(많은 맞벌이들이 그렇게 사시잖아요). 다행히 지금의 남편은 참 무던하고 좋은 사람이고, 무엇보다 시댁이 제 사정을 모두 배려해 주세요.


연차가 쌓이다 보니, 예전만큼은 아니어서, 저도 제 스케쥴 조정하고, 바쁜 일은 후배를 대신 보내기도 하고, 그렇게 버텨내고 있어요. 그런데도 아직 수직적 문화가 남아 있는 조직이다 보니, 어린 기자들은 여전히 바쁘고, 그래서 연애도 못하고 결혼도 힘들고... 그래서 4~5년차 한창 일할 친구들이 줄줄이 퇴사하고... 요즘 이 문제가 저희 업계에도 아주 이슈에요. (물론 다른 이유도 많습니다만, 절대적으로 개인 시간이 적다는 점이 요즘 같은 취업난에도 기자를 관두게 하는 요인이더라고요)

저희는, 동종업계 종사자들끼리 결혼하는 케이스가 많은데, 그게 서로의 상황을 이해해줄 수 있는 유일한 상대이라서 그렇기도 해요. 물론 노총각, 노처녀도 매우 많고요 ㅜㅜ


그래도, 우리의 유대위는 나라를 지키고 지구 평화를 수호하는 막대한 임무라도 갖고 있지, 나는 겨우 이런 일 하느라(제 직업에 대한 비하는 아니구요) 그 때 그런 인연들을 놓쳤나, 드라마 초반부 보며 가슴이 시렸어요(아, 아줌마가 봄 타나 봐요).


아래, 유대위 뉴스 인터뷰 이야기 읽고 그냥 적어봤어요. 

IP : 210.90.xxx.1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런..
    '16.3.30 11:19 AM (98.25.xxx.240)

    그런 스페셜 폴스 같은 군인 와이프들은 같이 스트레스 받아요. 정말 힘든 잡입니다. 남자는 말할것도 없고 가족들도요.

  • 2. ...
    '16.3.30 11:19 AM (175.121.xxx.16)

    글 잘 쓰시네요.

  • 3. 옛날에
    '16.3.30 11:27 AM (61.102.xxx.46)

    유대위 같은 사람 만난적이 있었는데
    부대로 부터 행동반경이 정해져 있었고 데이트 하다가 급하게 호출 오면 정말 바로 가야 하더라구요.
    시도 때도 없이 호출 하던 그 호출기. 정말 별로 였습니다.
    같이 밥 먹고 있어도 불안하고 영화 보기도 불안하고 말이죠.

    그래도 함께 버스타고 어디 가다가 버스가 급정거 해서 내리려고 서 있던 아이가 넘어지면서 앞의자 손잡이에 얼굴을 부딯쳐서 피가 나는데 버스를 세우고 그 아이를 안고 병원까지 달려가던 모습은 멋졌었죠.
    옆에서 아이 엄마는 정신이 없어서 어쩔줄 몰라 했구요.
    나중에 윗옷에 피를 묻히고 와서 좀 그렇긴 했지만 멋진 남자라는 생각은 했었네요.

    지금은 헤어져 어디선가 아주 잘 살겠지만요. ^^ 저는 군인이나 소방관 아내로는 못살거 같긴 해요.
    늘 불안해서요.

  • 4. 핑크
    '16.3.30 3:51 PM (118.37.xxx.64) - 삭제된댓글

    원글님 마음 어떤건지 알거같아요. 창문 너머 봄꽃 한번 바라보시고 마음 훌훌 털어버리세요. 화이팅!

    전 원글님 글이랑은 좀 다른 얘기지만,
    군인이나 경찰 소방관 등등 개인의 일상을 포기하는 직업에 대해 사회가 좀 더 감사를 표현하면 좋겠어요.
    사실 경찰 군인 소방관들이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다들 잘 아잖아요. 그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가 꼭 돈은 아니라도 다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음주운전검문할때 얼른 불고 감사합니다! 힘찬 인사 한마디라도 하면 좋겠어요. 국가는

  • 5. 핑크
    '16.3.30 3:56 PM (118.37.xxx.64)

    원글님 마음 어떤건지 알거같아요. 창문 너머 봄꽃 한번 바라보시고 마음 훌훌 털어버리세요. 화이팅!

    전 원글님 글이랑은 좀 다른 얘기지만,
    군인이나 경찰 소방관 등등 개인의 일상을 포기하는 직업에 대해 사회가 좀 더 감사를 표현하면 좋겠어요.
    사실 경찰 군인 소방관들이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다들 잘 아잖아요. 그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가 꼭 돈은 아니라도 다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음주운전검문할때 얼른 불고 감사합니다! 힘찬 인사 한마디라도 하면 좋겠어요. 국가는 국가대로 그분들의 희생에 대한 댓가를 반드시 돌려주고요.
    쫌 다른 얘기지만 미국 씨월드에서 쇼를 시작하기 전에 국방의 의무를 해주는 군인들과 군인가족들에게 감사하다면서 군인 군인가족 있으면 일어나시라고 하고 관람객들이 모두 박수쳐주는데...음....강제 애국심 고취..라고 볼 수도 있지만..좀...부러웠어요. 감사함을 표현하고 그분들껜 위로가 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엄...여튼 군인 경찰 소방관 응급구조사 응급실종사자 등등 상기와 유사한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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