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큰 이모는 아들4명과 딸1명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딸이 너무 귀해서 공주(?)처럼 키울텐데... 이모는 오히려 딸을 아들처럼 아니 아들들과 똑같이 키웠습니다. 어릴 적 언니랑 놀러 다니면 남자친구랑 놀러 다닌다고 할 정도로 헤어스타일도 옷입는 것도 남자처럼 이모가 거의 신경을 안 써줬습니다. 사는 형편이 어려워 그렇다면 그럴 수 있지만 이모는 강남에서 알아주는 부자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모는 저희 엄마와는 너무 다르게 육아, 살림은 전혀 안하셨어요...이모네는 40년 전에도 집에서 아이만 키워주시는 분이 2명계셨죠.
언니는 딸 한명이지만 곱게 큰 것이 아니라 남자처럼 키워졌어요..
그런데 보석으로 치면 원석이라고 할까요? 언니는 키도 크고 피부도 백옥이고 얼굴도 조막만 해서 대학교 입학할 때쯤엔 눈부실 정도로 예쁜 외모였습니다.
동생인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니었는지 언니 따라 다니는 남자들이 무지 많았고 저희 엄마한테 들으니 선 도 정말 많이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언니는 남자들한테 인기가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물론 결혼도 아주 잘했죠... 그런데 그런 언니도 친정엄마 (즉 저희 이모)의 무서운 성격 아래 성장했더니 어디가도 주눅 들고 자기의견도 못 말하고 눈치 보며 미안해하고 동생인 저한테도 말할 때마다 “정말정말 미안한데 이것 좀 해줄 수 있을까?” 항상 저런 말이 먼저 나옵니다.
뭐 내용을 들어보면 전혀 미안해 할 일도 아닌데 무슨 일이든 너무 많이 미안해하고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는 거죠...
언니랑 바로 옆동네 아파트에 살고있습니다. 그래서 언니네 학부모 그룹과 제 아이 학부모 그룹 (첫째 둘째 아이들의 교우 관계로 서로 알고 지내고있는데) 언니는 그 엄마들 모임에서도 기를 못 펴고 의견들에 끌려 다니는 것 같더라고요. 얼마전에 언니가 다른 엄마한테 무시를 당해서 속상하다기에 이유를 물으니 집안 경제적인 문제로 무시를 당했다던데 참 기가 막히더군요,,,
저희 언니 재산상속만 10억 넘게 받습니다.(제 기준에는 어마어마한 액수라서 다른 분들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또 이모가 예쁘게 곱게 키운건 아니지만 경제적인 능력이 있으셔서 물질적으론 정말 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풍요롭게 자랐거든요,,,,지금도 언니는 친정에 가면 시장보라며 용돈으로 갈 때마다 100만원씩 받더군요... 평생 이곳에서 말하는 부촌(?)에서 만 나고 자라고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결혼을 전문직에 아무리 잘했어도 딸은 엄마의 무서운 성격 아래 주눅이 들고 가슴에 상처로 눈치 보며 어디가도 자기의견 말 못하고 움츠리는 성격이 된거죠...
아는 학부형들이 오며가며 언니 이야기를 할때마다 정말 답답합니다.
언니는 정말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지금도 그런데..
이런 물질적 여유보다는 엄마의 따스함에서 오는 정신적여유가 없으니.. 항상 마음이 겨울인가 봅니다.
어제도 같은 동네 엄마들끼리 물론 저희 언니도 같이 커피점에 가서 차를 마시는데 언니는 한쪽에 쭈그려 앉아 아무 이야기도 못하고 있기에 뭐라도 같이 말하고 그러자고 했더니...“아니 내가 뭘...” 이런 모습에 답답해서 한소리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