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형제간의 비교

장녀 조회수 : 1,731
작성일 : 2016-03-23 11:48:59
저는 자라면서 항상 외동이들이 부러웠어요. 
외동이들은 부모 사랑도 독차지 하고 사랑 듬뿍 받으면서 큰 느낌이 나더라구요.
형제간에 비교되면서 움츠러 들 일도 없고, 옷이나 먹을거리로 싸울일도 없고, 
뭐든 욕심이 많지 않고 친구들한테 베풀려고 하는 애들이 외동이들이 많더라구요. 
전 여동생이 있었는데, 일단 외모부터 제가 너무 떨어졌어요.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처음 느끼는 게 외모차별이라는데, 제가 정말 그랬어요. 
저는 아빠 닮은 얼굴과 체형... 키도 동생보다 작고, 통통하고 얼굴도 참 크구요. 
치열까지 아빠랑 어찌나 똑같은지, 돌출에 치아 삐뚠것까지... 제 얼굴은 객관적으로도 아니었는데, 
동생은 외가쪽을 닮았거든요. 절세 미인이에요. 
저 혼자 못생겼으면 그러려니 하고 살겠는데, 같이 붙어 다니는 동생이 미인이니, 
어릴때부터 이런저런 말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친척들 모이는 명절, 제사가 끔찍했구요. 
다들 모이면 저는 지나치고, 동생보고는 어떻게 볼때마다 예뻐지는 거냐고...  
저도 제 외모가 떨어지고 동생 예쁜거 다 아는데도, 그런 말들이나 시선이 참 비수가 되어 가슴이 꽂히더라구요. 
어릴때부터 공부는 그럭저럭 해서, 부모님이 그쪽으로 기대가 크셔서, 
성적 떨어지면 회초리로 많이 맞기도 했는데 그게 너무 큰 공포였구요. 
동생이 항상 더 사랑받는 느낌이었어요. 부모님이 눈에 보이는 차별은 안하셨는데, 애교 있고 예쁜 동생이 그냥 자연스럽게 더 좋으셨던 거겠죠. 
저도 착하진 않지만, 동생도 착한 쪽은 아니어서 융통성 없고, 소심하고, 자기보다 좀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아서인지 은근하게 절 무시하고 놀리기도 하고 그랬어요. 
아빠나 엄마나 살갑고 정 있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그저 그런 평범한 집이었는데, 
자라면서 행복하다는 느낌이 없었던거 같아요. 항상 외모 컴플렉스가 있었고, 공부도 그럭저럭이었지 뛰어나진 않았구요. 
다 커서도 동생과 저는 많이 차이나게 살고 있어요. 직업이야 제가 조금 더 나은쪽이지만, 결혼하고 나서 또 차이가 나더라구요. 
동생은 정말 완벽한 남자를 만났고, 저도 좋은 남자 만났지만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힘든 사람을 만났구요. 
앞으로 살면서 더더욱 차이가 나겠죠.  지금도 만나면 꼭 한번씩 절 무시하는 말을 하는데, 그게 또 다 맞는 말이라 받아치는 것도 힘들구요. 사는게 차이가 너무 나니 무시하고 살고 싶어도 친동생이니 그럴수가 없고... 
엄마는 꼭 만나면 동생 소식 전하시는데, 항상 좋은 소식만 있죠. 그래서 비교하는 듯한 내용이 되고... 
이번에는 엄마한테 말했어요. 나는 항상 외동이 부러웠고, 00이가 없었다면 더 행복해졌을거 같다구요. 
살면서 나랑 너무 안맞고 힘들게 하는 사람은 쳐내면서 살았는데, 동생은 그럴수가 없으니 나이먹으면서도 한상 힘든 존재에요. 
한창 롯데 사태 있을 때 신문 사설 보는데, 차남 차녀 우위론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MIT 교수가 주장한 내용이라고. 실제로 아래로 내려가면서 유전적으로 더 우월해 진다는 논문도 있다고 하구요. 기업 이어받는 것도 더 뛰어난 사람이 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기업들만 따지고 봐도 장남들이 많이 밀리고, 실제로 둘째, 셋째들이 기업을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주위에서 둘째들이 외모나 공부쪽이 더 뛰어나서 첫째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어요. 저희 사촌들만 봐도 거의가 그래요. 둘째 작은 아버지 아이들은 차이가 나도 너무 심하게 나구요. 첫째는 지방대, 둘째는 아이비리그. 심지어 외모까지... 
82글 보다 보면 아이를 위해서 형제 만들어 준다는 얘기가 많잖아요.
물론 부모를 돌봐줘야 할 때가 오면 힘이 많이 되겠죠.  
물론 경험에 의해서 자기 세계가 결정되는 거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마음에 아픔이 많은 첫째들이 정말 많아요. 
 


IP : 175.123.xxx.9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
    '16.3.23 11:55 AM (183.103.xxx.243) - 삭제된댓글

    저는 제가 차녀고 .... 절세미인은 절대아니지만 언니보다 외모좋고 공부잘하고 직업도좋고 남편도 잘났어요. 밑에 남동생은 또 저보다 더 잘낫습니다. 원글님말대로 밑으로 내려갈수록 잘날 확률이 높은건 맞는것같아요. 아 물론 정반대의 경우도 많아요. 근데 무시하고 이런거 없었고 저는 오히려 언니를 돕고살았어요. ㅠ 그래서 가끔 힘에 부쳐서 외동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부모님도 차별없으셨고.. 집집마다 성향에따라 많이 달라질것같네요. 제가 언니 학원오픈해주고 결혼할때 힘도써주고 무슨일생길때마다 도와주고 암튼 할만큼했어요. 원글님은 저희집같은 경우가 아니라서 많이 외롭고 힘들었을듯... 거리를 멀리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을것같아요.

  • 2. 외동
    '16.3.23 12:05 PM (17.212.xxx.33)

    저 외동인데요, 케바케에요.
    부모님이 엄하게 키우신데도 불구하고, 욕심이 너무 많아요.. 채워지지않는 욕심과 욕망..ㅜㅜ

  • 3. 토닥토닥
    '16.3.23 12:15 PM (221.158.xxx.207) - 삭제된댓글

    저도 첫째인데 .. 여러모로 이해하고 공감해요
    아래로 갈수록 잘될 확률이 높은게..
    첫째는 부모들도 처음하는 양육이라 버벅대거나
    쓸데없는 기대들이 고스란히 투사될수도 있는반면,
    둘째부터는 부모들도 좀더 편하게 키우고
    (아이를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는것)
    상대적으로 어리니까 더 이뻐하고
    (내리사랑이 이뜻이 아닌데 여기다 갖다 붙히죠)
    무엇보다 형 언니를 통해 자연스레 배우는게 많죠
    그래서 형 언니 되게 하는게 싫어 둘째 안낳는다는
    분 본적 있는데, 신선한 충격이더라구요
    저도 만약 아이 낳는다면 하나만 낳을계획이구요
    부모들이 교통정리를 잘해야해요
    형이 동생을 잘 챙기고 서로 우애있게 지내길 바라다면 말이죠..
    암튼 중요한건, 이미 지나간 과거는 어찌할수 없고
    이제 마음을 다잡는 원글님이 감당할 몫만 남았다는거....난 태어난 죄밖에 없고 나름 공부열심히 하면서
    부모님기대에 부응하려고 애쓴거 밖에 없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뭐지.. 이런 생각드실거고, 뻔한 말이긴 한데 원글님 자신을 위해서.. 편해지시길 바랍니다..

  • 4. ...
    '16.3.23 12:30 PM (211.36.xxx.218)

    유전적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보통 첫째에게 가장 큰 물질적 정신적 지원이 들어요. 그에 반발해서 둘째 셋째는 분발해 성공할 확률이 높고.. 원글님은 아마 어머니쪽 미모를 못물려받으셔서 이런 맘을 가지시는거같아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버비의 사랑을 받지않으셨을까요?

  • 5. 장녀
    '16.3.23 12:49 PM (175.123.xxx.93)

    크면서 동생과의 관계가 너무 힘들어서 상담가한테 메일 보낸적도 있고, 자기계발서도 많이 읽었어요.
    비교하는 마음을 극복하라는데 그게 말이 쉽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타인이면 끊어내기라도 하겠는데, 자주는 아니더래도 평생 보고 소식 주고 받아야하는 동생이니...
    나이 먹을만큼 먹었는데도 아직 그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스스로가 많이 한심하기도 해요. 동생은 자기가 우위에 있다는 걸 알아서 그런지 충고하는 말도 거침없이 하는데,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그게 너무 속상하고 계속 생각나구요.
    아빠가 많이 가부장적이고, 집도 넉넉치 않아서 저나 동생이나 큰 지원은 없었어요. 티나게는 아니었지만 동생을 더 예뻐하셨구요. 그게 제 눈에는 너무 잘 보였어요.
    나이 들면서 치아교정도 하고 그저그런 평범한 외모가 되었는데도, 외모컴플렉스가 있어서 꼭 연예인들 나와도 첫째 둘째 외모를 유심히 봐요. 역시 여기도 둘째들이 나은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구요.
    그래서 김성령씨 보고는 좀 놀랐죠. 동생도 예쁘지만 어떻게 언니가 더 예쁜가 하구요. 근데 반전이 김성령씨가 둘째더라구요. 첫째 언니는 완전히 다른 외모고,.. 그런거 보면서도 좀 우울해 져요. 롯데사태 그 신문사설도 참 힘빠졌구요.
    뭐든지 비교가 되면서, 스스로 운 없는 인생으로 느껴지고 괴로울 때가 종종 있어요.

  • 6. ....
    '16.3.23 2:11 PM (211.36.xxx.154)

    그런 마음에서 벗어나세요. 결국 헛개비같은 거에요. 관계가 아니라 자신에게 집중해보세요.

  • 7. ㅇㅇ
    '16.3.23 2:25 PM (221.158.xxx.207) - 삭제된댓글

    원글님이 그 상황을 이기려 하는 마음이 있으니
    극복할수 있다고 봐요.
    저도 김성령보면서 그런생각햇어요
    심지어 이쁘고 안이쁘고를 떠나 김성령이 더 어려보이기 까지 함 ㅋㅋ연예인이니 관리 받겠지만요
    암튼 인생 길게보시고 원글님이 선택한대로 살게될거란 믿음을 가지시길.. 물론 저도 노력중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0936 주소지 다른분 사전투표제 이용하세요 2016/03/24 473
540935 [단독] 국편 '국정화 찬성' 위원으로 물갈이 1 세우실 2016/03/24 467
540934 인순이는 탈세 몇번한거에요? 4 근데요 2016/03/24 3,100
540933 간판 1 상큼이 2016/03/24 348
540932 휘슬러, 실리트 같은 냄비는 안타나요? 10 ㅇㅇ 2016/03/24 3,683
540931 어제 강남 무섭다고 한 사람입니다... 12 ... 2016/03/24 5,897
540930 못받은 돈-그집 대문에 써붙여도 되나요? 6 ... 2016/03/24 1,566
540929 둘째낳으라는건 너도 한번 당해보란 소린가요? 31 ㅇㅇㅇ 2016/03/24 4,644
540928 [단독] 후보들 잇따라 인터넷서 ‘의혹 글’ 지우기 3 ㅇㅇㅇ 2016/03/24 631
540927 초등생 언제 부터 자기방에서 혼자공부하나요? 4 여쭤볼께요 2016/03/24 1,062
540926 싱가폴사람에게 두 돌 아이 옷이나 용품 선물하려는데요 2 싱가폴 2016/03/24 514
540925 민감 부위에 뾰루지.. 해결방법 있을까요 ㅜㅜ 8 ... 2016/03/24 6,279
540924 보건증 주소지 달라도 발급될까요? 2 질문요 2016/03/24 2,481
540923 마른여자 좋아하는 남자도 있어요 17 ㄷㅌ 2016/03/24 13,209
540922 영어 한문장만 해석해주세요ㅠㅠ 4 리리 2016/03/24 628
540921 마트에서 포인트적립을 본인꺼로 한 계산원 47 뭔가 2016/03/24 8,895
540920 낮에 본 충격적인 것 때문에 악몽 꿀수도 있는 건가요 2 . 2016/03/24 1,168
540919 이제 팩트 화장하고 싶어요 보송보송한 피부.. 5 크로롱 2016/03/24 2,387
540918 남편에게만 하는 사랑스러운 애교 있나요? 17 tk 2016/03/24 5,620
540917 가게인수받을때, 매출은 어떻게 확인하나요? 14 .. 2016/03/24 3,277
540916 자궁적출수술 받기로 했는데 덜덜 떨려요 27 따뜻함 2016/03/24 8,909
540915 자기소개서..자필을 원하는데도 많나요. 3 중년 2016/03/24 1,166
540914 싱가폴 20개월 아이 괜찮을까요? 6 .3 2016/03/24 1,007
540913 직장에서 도시락 먹는사람인데요 17 이런사람도 2016/03/24 4,948
540912 [16/03/24 ] 행간 "다음주 한일정상회담 열릴 .. 또 외유 2016/03/24 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