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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 아빠처럼 아이들 교육 시키고 싶은데 힘드네요

... 조회수 : 4,622
작성일 : 2016-03-18 14:26:01


친정 아빠가 과학쪽 교수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각종 실험도구들로 실험해주시고 밤이면 데려다가 별자리 설명해주시고

초저녁 금성이 뜰때면 저 데려다가 저게 금성이라며 언제언제만 볼 수 있는거다 설명해주셨죠


플라스틱 병 들고나가서 눈가리고 태양도 관찰하고, 달 모양도 관찰하고....

아침산책 할 때면 이건 양치식물이다, 소나무에 송진이 어떨때 날아간다...


제가 나이들고 돈 벌어서 부모님 모시고 제주 여행을 갔었는데

그때도 친정 아빠는 주상절리를 보면서

저게 결정안정성때문에 저런 모양으로 남게된거라면서

30넘은 제게 주상절리 형성 과정을 찬찬히... 설명해주셨어요

단순히 지리적 생성과정이 아니라 화학적 지식까지 곁들이셔서  설명해주시는거죠


생각해보니 아빠는 제 교육을 위해 일부러 그러시는게 아니라

항상.... 공부하시고 교양있는 꼿꼿한 삶을 유지하시는게 친정아빠의 본모습이셨던 것 같아요


취미가 바둑일만큼 바둑 즐겨하시고

과학쪽 전공임에도 영어를 좋아하셔서

학창시절에 아침에 제가 밥먹고 있으면 항상 옆에서 영자신문 읽어주고 계셨죠


제가 공부할때는 힘내라면서 피오나칼리같은 유명 여성 CEO같은 삶을 프린트해서 보여주시기도 하시고...

아빠 책장에 각종 영어 원서 문학책도 가득했고

저 어렸을때 피아노 사러가면서 친정아빠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참 ost 가 좋다면서...그 영화를 보여주시고 나서 같이 피아노를 사러 갔었죠

그때가 겨우 9살이었는데도요


제가 중1때 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여행 답사기를 읽었는데

그때 여행지를 그대로 아빠와 여행을 갔었어요

나의 문화여행 답사기 1권 내용 그대로, 책과 지도를 들고

가족과 함께 안동, 경주 등등을 따라다니면서 책과 함께 여행다니며 음미했었죠

다보탑 아래에서 책과함께 했던 기억, 안동 도산서원에 퇴청마루에 앉아 이해안되던 글들을 여러번 되새김질 하던

옛 생각이 새록새록하네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라 저도 사회에 기여하는 워밍캄이 되긴했다지만,

참 그런 부모가 되기란 쉽지 않네요


일단 너무 무식해서...알려줄게 없어요 ㅠ_ㅠ

하고싶어도 마음대로 안되네요

공부좀 더 해둘걸 그랬나봐요.


IP : 58.140.xxx.70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3.18 2:30 PM (98.164.xxx.230)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아버지시네요!!

    근데...절대 딴지 아니고 궁금해서 그러는데..
    저런 교육 받으신 분이 왜 무식하신지 ㅎㅎ;;;
    아버지 능가해야할것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거쟎아요?
    그럼 교육 효과가 없다는 건데...
    헷갈리네요. ===333

  • 2. 우와
    '16.3.18 2:31 PM (180.230.xxx.43)

    아버지멋지시네요
    저라면 모시고살던지할래요
    이제 나이도드셔서 적적하고 외로우실텐데
    같이살면서 아버지얘기나 한없이 듣고싶네요

  • 3. 동쪽마녀
    '16.3.18 2:32 PM (116.127.xxx.20) - 삭제된댓글

    와.. 정말 훌륭하시네요.
    책을 많이 읽고 같이 토론하고 이야기하는건 어때요?

    님글 읽다보니..
    저도 문득 아이들과 문화유산답사를 하고싶어지네요.!
    남편과 상의해봐야겠어요~

  • 4. 그냥
    '16.3.18 2:32 PM (211.36.xxx.136)

    손주들을 할아버지랑 자주 뵙게 해주세요.

  • 5. ㅇㅇ
    '16.3.18 2:33 PM (180.230.xxx.54)

    손주들을 할아버지랑 자주 뵙게 해주세요.22222

  • 6. ...
    '16.3.18 2:43 PM (58.140.xxx.70)

    앗 이런 긍정적 댓글이 달리다니 , 감사해요 ㅠ_ㅠ


    아빠가 그러셨을땐 그게 너무 일상이고...항상 전 제 공부하느라 바빴던 데다가
    다른 아빠들도 다 그런 줄 알았어요;;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하고 눈높이가 커지고 나서야
    가정의 분위기라는데 각 집 마다 정말 다른거구나 ...라고 깨달았구요

    친정아빠는 이과 전공자시면서도 문과적인 장점을 많이 가지고 계신분이셨어요

    그래서 인지 이상하게 저도 문과만 잘하는 아이로 컸고....
    아빠가 항상 설명해주셨던 많은 과학적인 이야기들을 제가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어서인지
    그냥 좋은 추억으로만 남았을 뿐, 체계적인 지식으로는 남겨지지 못했던 것 같아요

    부모가 되고나니 많이 아쉽네요
    제가 공부해서 부모님처럼 되고싶은데...... 힘들구요 ㅠ_ㅠ

  • 7. .....
    '16.3.18 2:47 PM (98.164.xxx.230)

    와아~정말 보기 드문 아버님입니다!^^
    읫분 말씀처럼 손주들을 자주 보내세요! 아니면 같이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지시던가요.
    넘 멋지시네요

  • 8. 너무 멋지신분
    '16.3.18 2:47 PM (220.118.xxx.68)

    이신데요 아이들이랑 자주 만나게 해주세요 아이들이 할아버지랑 여행다니면 보고듣고 배우는게 많을듯해요

  • 9. ...
    '16.3.18 2:50 PM (58.140.xxx.70) - 삭제된댓글

    그러게요. 친정아빠가 바둑을 참 좋아하세요.
    저도 어렸을때엔 아빠의 바둑 상대자였는데 커서 제공부한다는 핑계로 두질 않게되더니...이젠 그냥
    검은건 흑돌이요 흰건 흰돌이 되버렸네요

    이세돌 9 단보면서, 바둑 취미를 그대로 이어가지 못한것도 어찌나 아깝던지요.

    아이들 자주 보내면서 적적하신 친정아빠께 바둑이라도 배우라고 했으면 좋겠어요 ^^;;;

  • 10. ...
    '16.3.18 2:50 PM (58.140.xxx.70)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친정아빠가 바둑을 참 좋아하세요.
    저도 어렸을때엔 아빠의 바둑 상대자였는데 커서 제공부한다는 핑계로 두질 않게되더니...이젠 그냥
    검은건 흑돌이요 흰건 흰돌이 되버렸네요

    이세돌 9 단보면서, 바둑 취미를 그대로 이어가지 못한것도 어찌나 아깝던지요.

    아이들 자주 보내면서 적적하신 친정아빠께 바둑이라도 배우라고 했으면 좋겠어요 ^^;;;

  • 11. ...
    '16.3.18 2:54 PM (98.164.xxx.230)

    아버님같은 분은 공공재가 되시면 좋을텐데요. 본인에게도 의미있으시고.
    교육 관련 봉사활동 같은 거 하심 좋을 듯한데^^

  • 12. ...
    '16.3.18 2:56 PM (58.140.xxx.70)

    참. 문화유산 답사기 읽고 다시 여행가는건..... 저도 꼭 미래 제 아이와 다시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랍니다.
    정말 좋아요 ^^

  • 13. ............
    '16.3.18 3:00 PM (211.210.xxx.30) - 삭제된댓글

    유아교육의 정석 같은 분이시네요^^.
    아빠께 아이를 보내세요.

  • 14. ............
    '16.3.18 3:00 PM (211.210.xxx.30)

    교육의 정석 같은 분이시네요^^.
    아빠께 아이를 보내세요.

  • 15. ㅎㅎㅎ
    '16.3.18 3:08 PM (1.236.xxx.61)

    읽으면서
    제가 덩달아 행복해집니다
    부럽습니다...

  • 16. 울엄마
    '16.3.18 3:09 PM (1.241.xxx.42)

    울엄마도 참 아는거 많으시고 책좋아하셔서 뭐하나 물어보면 재밌게 설명해주셨는데 전 단기기억증이 있어서 그때만 아~~하고 홀랑 다 까먹었네요 ㅎㅎ
    다행히 울남편이 박학다식한데 울애들은 설명해줄때 먼산바라보고 있거나 안드로메다로 가있어요..
    그냥 다 필요없고 뭐든 다 타고나고 본인의지가 중요한걸 느껴요

  • 17. 울엄마
    '16.3.18 3:11 PM (1.241.xxx.42)

    박물관가면 남편빼고 울애들과 저는 얼른 휘리릭보고 매점가서 기념품 고르고있다는...

  • 18. 저희 아빠
    '16.3.18 3:20 PM (180.67.xxx.35)

    저희 아버지도 그런 스타일이셨어요. 산에 가거나 여행가면 설명해주시고..다른 남자들도 그런 줄 알았는데 저희 남편은 왔다갔다 휘리릭.. 저도 아이들에게 그리 해주고 싶지만 힘드네요 ㅠ

  • 19. ..
    '16.3.18 3:21 PM (116.88.xxx.130) - 삭제된댓글

    제가 지내는 나라는 대부분의 집들이 맞벌이 문화라 조부모들이 메이드 데리고 아이들을 많이 봐주는데 특히 할아버지들이 아이들 돌보는게 인상적이었어요.
    퇴직이후에 돌보시는 듯한데 옷차림도 아주 말끔하시고
    아이를 대하는 모습도 온화 그 자체. 할머니들과는 달리 체력적으로도 무리가 없어 보여서 보기 좋았네요.윗분들 말씀대로 아이들 자주 만나게 해주세요.
    아이들이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고 자랄수 있겠네요.
    그나저나 친정 아버님 정말 부럽습니다. ^^

  • 20. 123
    '16.3.18 3:24 PM (59.6.xxx.182)

    저도 아버지가 그런 분이셨어요.
    아침에 밥상앞에 앉으면 미국 영화사 이름 대 봐라, 비행기가 착륙하려는데 바퀴가 안 빠지면 어떻게 할까?
    뭐 이런 퀴즈를 내시고..ㅎㅎ 겨울바다 보러 가자, 새벽기차 타러 가자..데리고 다니기도 하셨어요.
    갑자기 정전이 되면 촛불을 켜놓고 시를 외기도 하고.. 오빠도 비가 오면 창문을 열고 시를 외웠죠.
    제가 고등학교때 글을 좀 썼는데 아버지가 문예지 일년 정기구독권을 끊어 주셨어요.
    덕분에 저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고 있네요.
    제가 이십대 시절 아버지가 청춘을 보냈던 강원도 탄광지역을 함께 여행하자고 하셨는데, 알바 해야 한다고 못 한게 지금도 후회스럽네요.
    그러고보니 우리 아버지도 바둑을 잘 두셨어요.
    제가 쓴 책을 꼼꼼이 읽으신뒤에 오타까지 찾아내시고..제가 하는 일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저를 자랑스럽게 여겨주셨죠. 돌아가신지 십년이 훌쩍 지났네요. 나이가 들수록 유전자의 힘이 무섭구나..느끼고 있답니다.

  • 21.
    '16.3.18 3:43 PM (203.235.xxx.113)

    너무 멋진 아버지를 두셨네요
    복이 많으신듯요.
    알게 모르게 젖어들어 원글님도 아이에게 그렇게 하고 있을거에요..

  • 22. ,,,,,
    '16.3.18 3:50 PM (39.118.xxx.111)

    너무 멋진 아빠네요

  • 23.
    '16.3.18 3:54 PM (219.240.xxx.140)

    이게 부모 직업과 취향따라 보고배우는게 다르네요 ㅎㅎ
    저희아빤 캠핑 좋아해서
    어릴때 주말마다 끌려다님 ㅎㅎ

    엄만 책좋아해서
    맨날 같이 신문 봄

  • 24. ....
    '16.3.18 3:54 PM (58.233.xxx.131)

    이런 멋진 분을 아빠로 두셨다니 부럽네요..
    아마 똑같이는 못해도 비슷하게 흉내라도 낼수 있겠죠.. 배워오신 그대로 따라하다보면..

  • 25. 부러워요
    '16.3.18 6:04 PM (1.251.xxx.41)

    원글님도 좋으셨겠지만 아이들도 참 좋을 것 같아요.

  • 26. 82
    '16.3.18 6:28 PM (1.233.xxx.76)

    너무 너무 너무 부럽습니다~~~
    원글님 아버님 같은 스타일로
    제 아들을 키우고 싶어서
    제가
    꽤 노력했었는데 역부족이었어요
    원글님은 복을 많이 받고 자랐으니
    자녀분들 훌륭하게 키우실겁니다

  • 27. ..
    '16.3.18 8:23 PM (175.117.xxx.90)

    훌륭하신 부모님을 두셨네요.
    교육적으로 어릴적 아버지와 함께한 추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 원글님이 너무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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