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구 넘 핵사이다라 퍼왔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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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판이라는 곳을 모르고 살았던 30대 아줌마예요
오늘 친구를 만나 주말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다 친구가 이곳에 글을 올려보라 해서 글을 쓰게됐네요
친구는 재미있다 하는데 제가 글재주가 없어 재미있을지 모르겠어요
제목도 친구가 정해준 거예요
일단 저희 시어머니......
말로 사람 여럿 죽이셨을법한 분이세요
비아냥 비교비교
정신 고문하는 그런 분이셨지요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셨어요 전 무교;;;
1. 결혼부터 얘기하면
우리 집이 좀 더 여유가 있고 제가 사회생활을 더 일찍 시작해 모아놓은 돈이 있기에 제가 좀 더 많이 했어요
시댁에선 보태준 거 없었고 돈을 같이 합쳐 결혼준비를 했다 하지만 제가 전세 신랑이 혼수 정도 했네요
어쨌든 상견례 자리에서 예단 예물 없기로 했고
그래도 취업한 지 얼마 안 되는 신랑 예복명분으로 저희 부모님께서 정장, 구두, 시계 해주셨어요
그 후 신혼여행 후 시댁 인사 간 자리에서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저 정말 시집 잘 왔다며 자기처럼 예단 안 받는 시부모 없다며 있는 생색 없는 생색;;;
저도 말했어요
"이 사람도 장가 하난 정말 끝장나게 왔죠. 여자가 집 해와 예물도 못 받았는데 예복까지 해주고 그쵸 ㅎㅎ
어머님 예단 원하셨음 걍 이 사람 예복 하지 말고 예단 해드릴걸 그랬나 봐요"
걍 웃자고 하는 말이라고 넘어가시더라고요
2.호칭이에요
솔직히 시댁 가면 저만 주방 들어가는 것도 좀 기분이 상하는데
매번 너네 엄마 너네집 느그엄마 느그집
한번은 또 계속 그러시다 식사준비 다됐을 때 신랑을 불렀어요
"야 너네 엄마가 밥 먹으래 너네 아빠 네 동생 데리고 와서 밥 먹어 그리고 너네집인데 하다못해 수저라도 좀 놔라
아님 우리 집 가서 네가 설거지하던가"
거실에 있던 시아버님 신랑 도련님 다 놀래서 그대로 얼음
신랑이 있는 데로 화를 내더라고요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냐고
웃으면서 니네엄마한테 배워먹은 버르장머리라 했어요
매번 올 때마다 나 살림 가르쳐주신다고 하시면서
너네 엄마 너네집하시면서 이것저것 시키시길래 배운 데로 한 것뿐이라고
시어머니 붉으락푸르락
시아버님이 사과하시더라고요 미안하다고
도련님은 형수 대박 엄마 임자 만났네 이러고 웃고 있고 신랑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똥 마련 표정
고개 빳빳이 들고 밥 한 공기 비우고 일어났어요
아주 작정했지만 아버님이 사과하시는 바람에 얌전히 설거지는 했네요
3. 그놈의 비교비교 며느리 무시
아주 동네 결혼 안 한 여자면 기저귀 찬 애들까지 비교할 심산이셨어요
누구 집 딸 누구 집 며느리
예단은 뭘 하고 명절에 뭐 사오고
저도 어머님이 얼굴도 모르는 제 친구들 들먹이며 비교했어요
제 친구는 시댁에서 "억!" 소리 나는 차 받고 누구는 10억 아파트 사주셨다고
당신은 모르는 사람이라길래 결혼사진까지 보여드리며 비교했어요.
이정도면 전 삼사천만 원이 아니라 삼사억도 예단으로 해드린다고
그리고 매번 절 깔아뭉개시길래 그러지 마시라 했어요
이 사람이 잘나서 저 같은걸 데리고 사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그저 그런 사람이고 제 시댁이 그저 그래서 어머님이 그저 그런 며느리 보신 거라고
다 끼리끼리 만나는 건데 어머님이 저 무시하면 무시할수록
우스워지는 건 어머님 귀한 아드님이라고 했어요
뭐 또 결국 사과는 시아버님이 하셨고요
4. 종교강요
제일 최근에 있던 얘기예요
결혼 당시 종교 터치 없을 거라는 약속을 받았지만
제가 하는 행동이 악마가 시키는 거라시며 교회에서 맘을 정화하래요 ㅡㅡ
어머님은 정화해서 그런 건가 했어요
벌써 여러 번 명절을 지냈지만, 저희 어머님 친정에 안 보내주시려 죽을 쑤세요. 아주
근데 결혼한 시누는 점심 전에 와요
참다 참다 작년 추석에 불만 얘기했더니 시누는 하나님을 믿어서 그런 좋은 시댁을 만난 거래요
그럼 전 교회를 안 믿어서 어머님을 만난 거냐니까 말대답한다고 화내셨어요
그 후 정말 아주 열심히 교회 나갔어요
그리고 지난 설날 제가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드렸다고
이번 설은 온전히 저희 친정에서 보내게 해주십사 기도했다고
그랬더니 그러라고 응답 주셨다고
하나님의 뜻이니 이번 설은 시댁에 안가겠다 했어요
드디어 저도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며 해맑게 말씀드렸어요
정말 화가 났지만 아무 말 못하는 어머님의 표정을 봤어요
이번 추석은 선수 치셨어요
응답받으셨데요. 친정 가지 말라고. ㅡㅡ
내가 뱉은 말이니 뭐 할 수 없다 체념은 했어요
그리고 지난 주말 교회를 갔어요
그날 뭐 설교내용이 무슨 종이 있는데 헌금을 내면 하나님이 만족하면 울리는 종이랬나??
부자들이 어마어마한 헌금 냈을 땐 가만히 있던 종이
거지가 부끄러워하면서 내밀었던 전 재산 동전 두 개에 종을 울렸다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순간 와~ 벼룩의 간을 빼먹지 그냥 있는 사람 돈이나 받지
하고 말이 툭 튀어나왔어요
순간 시선 집중 ㅠㅠ 아 저 부끄럼 진짜 많이 타는데 ㅠㅠ
뭐 마음이 중요한 거다 이런 식으로 설교는 마무리 지어졌는데 끝나고가 또 문제였어요
시어머니가 뭐 집사 어쩌고?? 그런게 되는데 감사헌금??지참금??이런걸 내야 한대요
무슨 교회 일도 해야 하고요
근데 그 돈이 일이십이 아니고 백 단위더라고요
그래서 또 분위기 파악 못하고 신랑한테
"모야?? 뇌물좀 받쳐야 낙하산으로 하나님 발 끝자리쯤 차지할 수 있는 거야??
완전 비리 천국이네??"
이랬는데 작은 목소리였는데 다들 들으셨나 봐요
결국 쫓겨났어요
교회 안 나와도 된데요
자기 화 풀릴 때까지 시댁도 오지 말래요
추석에도 올 필요 없대요
네~~~하고 집에 왔어요
화 풀릴 때까지 기다리래서 전화도 안 드리고 있어요
지금 점심 먹고 커피 한잔 하는데 친구가 너무 웃기대요
그래서 친구 앞에 두고 글 쓰는 건데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오늘 해는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진짜 살찌기 좋은 날씨인 거 같아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