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야만의 시대가 막을 내렸으면

3월 조회수 : 462
작성일 : 2016-03-12 10:45:25
저는 어릴 때 친엄마에게 학대당하면서 자랐어요. 
매일 고함과 비명이 들리는 집으로 동네에서 유명했죠. 
그런데 아무도 그걸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오히려 엄마가 피해자 행세를 하고 다녔고
사람들은 그걸 믿고 저를 문제아 취급했습니다.
아빠라는 사람이나 다른 어른들이나 다 그랬죠. 
툭하면 학교 찾아가 니네 담임한테 이를 거다 뭐 그런 말로 협박하곤 했어요.
저는 그러면 큰일 나는 건 줄 알았고요. 
저도 제가 문제가 많다고 믿고 있었어요.
고분고분한 성격은 절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열 살 아이가 머리 한 뭉탱이 뽑히고
카페트에 둘둘 말려 밟히고 한밤중에 집에서 쫓겨나는 게 일상일 정도로 잘못한 일이 대체 뭐였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엄마가 미친년인 게
제 머리를 신나게(네, 신나게. 별다른 이유가 없을 때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화풀이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저를 때렸습니다. 슬픈 동화를 읽고 울고 있는 걸 보고는 '지 엄마 죽으라고 우는 거다'라고 뒤집어씌워 때리더군요)
한 뭉탱이를 뽑아 놓고서 잠시 뒤에 표정을 바꿔
'아이고~ **아~ 왜 너 니 머리를 뽑았어어~ 아이고 이게 뭔 일이래~?' 
이런 연기를 하는 인간이었다는 거죠.
이런 식으로 맞는 아이는 맞은 것도 억울한데 그 맞는 까닭까지 자기 잘못이 되고 
나아가 자기 존재 자체가 잘못이고 미안한 일이라는 걸 주입받으면서 자랍니다.
정상적으로 자라기 힘들겠죠.
요즘도 그닥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다른 모든 일에서도 그렇지만 유독 우리 사회는 가해자에 감정이입하고 피해자에게서 잘못의 이유를 찾으려 합니다.
그게 아동학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오죽하면 엄마가 때렸을까. 
때리는 사람도 그걸 보는 주위 사람도 맞는 아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IP : 121.132.xxx.6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333
    '16.3.12 11:09 AM (222.112.xxx.26) - 삭제된댓글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뒤집어야 할까요?????

  • 2. 333
    '16.3.12 11:12 AM (222.112.xxx.26)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고문 기술자인 이근안이라는 악마도
    단죄하지 못했던 '야만의 세상'도 누가 나서서 단죄하는 세상으로 바꿨나를 추론해본다면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나서서 뒤집어야 할까요?????

  • 3. ㅇㅇ
    '16.3.12 12:15 PM (219.240.xxx.37) - 삭제된댓글

    원글님 말 맞아요.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죠.
    가해자에 대해 감정이입 심한 건 지금도 많은 것 같고요.
    주말 안 좋은 소식들로 우울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6966 29살여자인데 꾸미는데 드는 비용 5 굼금 2016/03/12 3,232
536965 하자보수 잘해줬던 건설사 어디였나요? 5 빠빠시2 2016/03/12 1,453
536964 고현정 시누이랑 무지 사이 안 좋았나 보네요. 22 432543.. 2016/03/12 42,849
536963 레이저후 얼굴이 점점 검어지는것 같은데 6 프락셀 2016/03/12 6,333
536962 시그널의 아역 4 유정이 2016/03/12 2,178
536961 파파이스 89회 경제강연 참 좋네요!다들 들어보셔요 6 참좋다. 2016/03/12 980
536960 통번역 분야는 이제 전망이 없겠죠? 18 고민 2016/03/12 6,223
536959 내일 앞에만 털있는 조끼 어때요? 1 결혼식 2016/03/12 628
536958 브리치즈, 까망베르치즈 맛 차이 좀 설명해주세요. 2 ..... 2016/03/12 4,485
536957 사춘기 아이 머릿기름, 냄새 잡아주는 샴푸 추천해요 13 신세계 2016/03/12 5,544
536956 울고 잊어버리지말고 우리부터 주위를 한번 돌아봐요. 1 ... 2016/03/12 529
536955 그년놈들 불륜으로 이혼한건가요? 21 속터져 2016/03/12 24,543
536954 깍두기 좀 짭짤하게 담그려다가 소태 만들었네요 2 그래도 2016/03/12 778
536953 계란 완숙과 반숙의 칼로리가 다른가요 2 칼로리 2016/03/12 3,420
536952 남자들의 여자에 대한 생각. 6 ... 2016/03/12 3,071
536951 외신기자 평가..한국 민주주의 후퇴 84%, 경제정책 33점 1 후퇴 2016/03/12 660
536950 굳어서 아주 딱딱해진 된장 먹을 방법이 있을까요? 4 행복 2016/03/12 1,781
536949 82쿡님들 주변에 소식하는 어르신들 장수하시던가요..? 9 미나리2 2016/03/12 2,329
536948 손잡이 일체형 냄비 손잡이 안뜨거운가요 12 ... 2016/03/12 2,744
536947 원영이 기사읽다가 울었네요... 7 ... 2016/03/12 1,938
536946 아이 행동교정.스티커로 해도 괜찮나요 1 ㄱㄴㄷ 2016/03/12 406
536945 광교신도시는 왜 비싼가요? 24 저기 2016/03/12 7,811
536944 공감가는 글..(2번 더민주 찍어말어? ) 9 ㄱㄱ 2016/03/12 707
536943 저희 애 어릴 때 바둑샘이.. 2 ㅇㅇㅇ 2016/03/12 2,115
536942 왜소한데 가슴만 큰 20 궁금 2016/03/12 6,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