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야만의 시대가 막을 내렸으면

3월 조회수 : 474
작성일 : 2016-03-12 10:45:25
저는 어릴 때 친엄마에게 학대당하면서 자랐어요. 
매일 고함과 비명이 들리는 집으로 동네에서 유명했죠. 
그런데 아무도 그걸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다 제 잘못이라고 오히려 엄마가 피해자 행세를 하고 다녔고
사람들은 그걸 믿고 저를 문제아 취급했습니다.
아빠라는 사람이나 다른 어른들이나 다 그랬죠. 
툭하면 학교 찾아가 니네 담임한테 이를 거다 뭐 그런 말로 협박하곤 했어요.
저는 그러면 큰일 나는 건 줄 알았고요. 
저도 제가 문제가 많다고 믿고 있었어요.
고분고분한 성격은 절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열 살 아이가 머리 한 뭉탱이 뽑히고
카페트에 둘둘 말려 밟히고 한밤중에 집에서 쫓겨나는 게 일상일 정도로 잘못한 일이 대체 뭐였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엄마가 미친년인 게
제 머리를 신나게(네, 신나게. 별다른 이유가 없을 때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화풀이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저를 때렸습니다. 슬픈 동화를 읽고 울고 있는 걸 보고는 '지 엄마 죽으라고 우는 거다'라고 뒤집어씌워 때리더군요)
한 뭉탱이를 뽑아 놓고서 잠시 뒤에 표정을 바꿔
'아이고~ **아~ 왜 너 니 머리를 뽑았어어~ 아이고 이게 뭔 일이래~?' 
이런 연기를 하는 인간이었다는 거죠.
이런 식으로 맞는 아이는 맞은 것도 억울한데 그 맞는 까닭까지 자기 잘못이 되고 
나아가 자기 존재 자체가 잘못이고 미안한 일이라는 걸 주입받으면서 자랍니다.
정상적으로 자라기 힘들겠죠.
요즘도 그닥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다른 모든 일에서도 그렇지만 유독 우리 사회는 가해자에 감정이입하고 피해자에게서 잘못의 이유를 찾으려 합니다.
그게 아동학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오죽하면 엄마가 때렸을까. 
때리는 사람도 그걸 보는 주위 사람도 맞는 아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IP : 121.132.xxx.6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333
    '16.3.12 11:09 AM (222.112.xxx.26) - 삭제된댓글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뒤집어야 할까요?????

  • 2. 333
    '16.3.12 11:12 AM (222.112.xxx.26)

    님의 글에 공감은 하지만...

    정권이 만드는 사회적 고통지수도 무시못합니다.

    고문 기술자인 이근안이라는 악마도
    단죄하지 못했던 '야만의 세상'도 누가 나서서 단죄하는 세상으로 바꿨나를 추론해본다면

    //야만적이죠.
    대대적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

    누가 나서서 뒤집어야 할까요?????

  • 3. ㅇㅇ
    '16.3.12 12:15 PM (219.240.xxx.37) - 삭제된댓글

    원글님 말 맞아요.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죠.
    가해자에 대해 감정이입 심한 건 지금도 많은 것 같고요.
    주말 안 좋은 소식들로 우울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1653 커피믹스안에 커피알은 어떻게 만드는거에요? 9 ... 2016/04/26 2,094
551652 가스렌지에 이은 싱크대 청소 후기 6 .... 2016/04/26 2,927
551651 토퍼 사용중인분들 봐주세요~(링크 있어요) 5 토퍼 2016/04/26 1,855
551650 커피믹스는 진짜 커피가 아닌거죠? 13 thvkf 2016/04/26 3,720
551649 확정일자 받고난후 집주인 국세채납이라도... 5 프록 2016/04/26 1,609
551648 종신보험좀 봐주세요 해지할까 하는데 4 보험 2016/04/26 1,382
551647 고등남학생과 같이 할수있는봉사 .... 5 경기 2016/04/26 725
551646 피클이나 장아찌할때 간장은 5 간장 2016/04/26 1,165
551645 청소블로거찾고있는데요. 2 미니꿀단지 2016/04/26 1,442
551644 미국여행다녀와서 5 궁그미 2016/04/26 1,817
551643 혼테크 12 dbtjdq.. 2016/04/26 5,062
551642 혹시 푸룬주스 드셔보신분들 있으세요? 7 .. 2016/04/26 3,173
551641 Would you like be to have him call .. 3 영어 부탁드.. 2016/04/26 954
551640 인간극장 세쌍둥이 ㅎㅎㅎ 12 으앙~~ 2016/04/26 5,273
551639 잘 정리되고 깨끗한 집 주부의 일과가 궁금합니다.- 정리하다 방.. 41 딸기네 2016/04/26 8,969
551638 지금 고1인데요 수시로 대학갈경우요 6 고1 2016/04/26 1,806
551637 [‘어버이연합 게이트’]“전경련, 어버이연합 차명계좌에 4억원 .. 세우실 2016/04/26 573
551636 엄마가 옷을 이상하게입는데 어찌해아할까요? 13 ㅇㅇ 2016/04/26 3,943
551635 미세먼지 뭐 어쩌라는 건가요? 5 ........ 2016/04/26 2,268
551634 망치로 내려치는듯한 두통.. 11 ㅡㅡ 2016/04/26 3,224
551633 일주일 출장갈때 5,7살 애들한테 비밀로해야? 9 워킹맘 2016/04/26 1,399
551632 부탁드립니다 대전지역 우.. 2016/04/26 496
551631 젊은 애들 놀기에 삼청동 or 인사동 어디가 더 낫나요? 3 질문 2016/04/26 1,071
551630 2016년 4월 26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6/04/26 597
551629 남편 생일 선물로 1 선물 2016/04/26 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