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밑에 "이세돌이 1억번을 두어도 알파고를 이길 수 없는 이유"라는 글을 올린 사람인데요, 좀 생각해 보니, 제가 틀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국 조건을 바꾸면 인간이 알파고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대국 시간을 2시간, 제한시간 1분-3회로 하면 알파고가 계산하는데 충분한 시간으로 알파고에 좋은 조건인데, 대국시간 10분, 제한시간 5초-3회로 하면 알파고를 상당히 무력화 시킬 수 있어요. 알파고가 인간보다 뛰어난 연산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시간을 짧게 하면 할수록 알파고는 덜 무서운 상대가 되죠.
대국시간 10분은 바둑 몇 수만에 금방 없어지기 때문에 알파고는 그 후론 계속 5초만에 최적의 수를 찾아야 하는데 5초내에 최적의 수를 찾으려면 바둑돌이 상당히 많이 두어진 시점이 되어야 할 텐데, 두어진 돌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간고수가 알파고를 많이 이기고 있을 수가 있어 알파고가 자신의 뛰어난 연산능력으로 최적의 수를 찾아 승부를 뒤집으려 해도 이미 불가능한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알파고가 자신의 뛰어난 연산능력을 발휘하기 충분한 시간을 주면 줄수록 승부는 일찍 결정나고, 조금만 주면 줄수록 승부는 늦게 결정나는데 그 시점엔 회복불능일 정도로 격차가 많이 나서 알파고가 뒤집을 수가 없을 수도 있겠어요. 실제 이런 결과가 나오는지는 그런 조건으로 겨뤄봐야 알겠지만요.
인간이 기계를 이기는 방법은 기계가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조건에 묶어 두고 싸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