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아빠가 술때문에 엄마랑 자주다투셨는데요
다툰다정도가 아니고 좀; 욕도 오가고 물건도 부시고 그랫었어요
그땐 어쨋건 폭력은 나쁜거니까 엄마가 피해자고 울고하니까 자연히 아빠가 싫어졌어요
한번이게 사이가 그래지고 머리도 굵어지는데다 전 딸이지만 엄청 무뚝뚝하고
제 남동생이랑 성격이 좀 바꼈어요 동생이 좀더 사근사근하고 전 고지식하고 무뚝뚝하고 그래요
웃긴건 가족이 전부 밖에 나가면 세상좋은사람인데 가족끼리만 그래요
엄마아빠 사이는 점점나빠졌는데
아빠가 경제적능력이 별로없고 엄마가 일이 잘풀려서인가 엄마도 큰소리내고 맞받아치기 시작하니까
이게 더 싫더라구요
딸이 공부를 해야하는 고3이건 말건 사춘기건 말건..
전 그냥 무시하고 귀막고 방에 박혀있었는데 싸움의 끝은 꼭 자식들을 불러
'니네 누구랑 살래,이혼하련다'였습니다
누가봐도 저렇게 물으면 엄마라고하지 누가 아빠라고하겟어요
그럼또 니네가 잘못배워먹었다는둥 어쩐둥 하다가 좀더 싸우고 끝나고 또 이혼은 안하고;
동생은 20살되던해에 군대에갔는데 그길로 직업군인이 되서
그대로 독립해버렸고
전 31살에 결혼을 했는데 그전까진 (저도 경제력이 그리 좋은건 아니라서,반항도 잘못함) 부모님과 살았죠
부모님이 싸우는 얘기를 들으면 둘다 똑같이 잘못한것같고 진짜 무의미한것같고
그거야 상관없지만 어쨋건 집안이 시끄러워지는것도 짜증나서
몇마디 던지면 이번엔 각개전투로 셋이 다 싸우고 그런상황이었어요
엄마는(제가보기에) 점점 히스테릭해진달까... 그래서 저랑 충돌이 많았어요
(아빠는 아예 대화를 안하니까 충돌할일이 별로없음)
내가 이집을 나가는데 부모님의 반대없이 나갈수있는건 결혼밖에없다고생각했고
어쨋건 결혼은 했어요(결혼전날까지도 부모님은 싸웠고,저도 싸웠음)
집을 나가면 그래도 얼굴볼일이 많지않으니 좋겠구나 다행이네 싶었고
시댁과 친정의 중간거리(같은 서울이지만 끝과끝)쯤에 집을 마련했는데
종종 들러보시는 시부모님과는 달리 친정부모님은 오라고해도 오질않고(집들이때만오셨음)
자꾸 친정을 자주 와야하지않냐.. 왜 전화는 자주안하냐.. 내가 맨날해야하냐.. 등등으로 매일 전화로 닥달...
근무시간에 자꾸 전화하는데 나도 짜증나니까 큰소리로 싸우게되더라구요
저야 일있을때나 전화하고 원래 전화를 잘 하는성격도아니고 얘기하면 부딪히니까 더 안하게되구요
이상하게 시부모님은 아예 '아 이분들은 친가족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서인가 오히려 대하기가 편하더라구요
그렇다고 시부모님이 못해주시는것도아니고 잘해주세요 기운도북돋아주시고 챙겨주시고..
엄마랑 전화통화하면 좋게끝나는적도없고 근무시간인거 알면서 30분씩 통화하게 만들고
(자긴 그때아님 시간없답니다;일하는 나는...)
그렇게 3년차가 되가는데요 걍 혼자 스트레스받고있습니다
엄마전화만오면 스트레스에요 한번은 독하게 직설적으로
'내가 태어나는거 선택한거아니지않느냐 난 태어나고싶지않았다'(이런얘기는 솔직히 하면안되는얘기지만)
'엄마같으면 직장에서 이렇게 계속통화하는데 어느 상사가좋아하겟냐 그리고 용건만해도되지않냐'
'그리고 왜 매번 안좋은 얘기만 하느냐(주로 아빠욕) 나랑 할얘기중에 좋은얘긴없냐'
이런식으로 얘기하고 싸우면 꼭 자기하고싶은 얘기만 버럭버럭하고 끊기일수고
한 몇일 전화안하다가 또 해서는 사과아닌사과를 합니다
'전화좀 자주안하면 안되냐'(일주일에 3~4번이오니까)라고하니
'그럼 연을 끊자는거냐'(이게 왜 연을 끊자는결론인지)라고하더군요
얼마전에 아빠가 위암진단을 받았다고 엄마가 전화했는데
사이가 안좋으니까 엄마한텐 말도안하고 혼자가서 수술을 받았다더라구요
엄마도 병원에서 전화가와서 알았다고..
아무리들어도 수술인데 보호자 동의없이 혼자가서 하는게 말이 안되는것같아
의문을 제기했었는데
엄마가 빙빙돌리더니 다음날 되서 털어놓더라구요
결혼전에 아빠가 아빠친구 부인되시는분(이분도 좀...술을 좋아하시고 남자들이랑 잘어울림..별거중)이랑
같이 있는걸 종종 목격을 했었는데(제가 최초발견) 이게 그때까지도 이어져가지고
그아줌마랑 수술하러갔더라구요 보호자 정보는 엄마껄로해놓고
첫날 간병도 그아줌마가 했습니다 이게 무슨....
아빠가 위암에 걸렸다그래서 좀 짠하기도하고 안쓰럽기도하고 나이드셨구나..하고 그랫엇는데
저얘길듣고나니까 너무화가나더라구요
오만정이 다떨어졌더랬습니다
그리고 엄마도 그얘길하면서 화가나셨는지 둘이 열심히 욕을했었구요
그래서 아빠에게 연락도,문병도 가지않았습니다
그건 엄마도 마찬가지였어요
첫날병원에 가고 퇴원날까지 안갔음..
그러고 전 시댁에 상을 당해 상을치르고있었는데
끝나고 나니(상 치른 다음날 아빠퇴원날)엄마가 전화해서는 노발대발하더라구요
'넌 어떻게 된애가 자식이 되서 아빠한테 괜찮냐고 연락한번을안하냐'라구요
(그전에 동생과 얘기해서 동생이 문병다녀옴)
그렇게 같이 욕하고 할땐 아무렇지않다가 내가 아빠랑 어떤사인지 뻔히알면서
엄마얘기만 들으면 진짜 이런 나쁜자식이 또없을정도로 욕하더라구요
옆집아저씨가 아파도 어떠냐고 물어본다는둥
니가 그딴 심보면 사회생활도 힘들다라는둥
욕이란 욕은 다먹었네요.
그러고 고민하다가 아빠랑 통화를 하긴했는데 아빠도 어색한지 후다닥 끊더라구요
뭐 제대로 말도못햇음...
제가 그렇게 잘못한건가요?
그냥 나 사는것도 벅차고 힘든데 부모라고 그냥 가만히 있어주면 안되는건가요?
(엄마는 예전부터 제 자존감을 열심히 깎아먹었지요)
저 일 뿐아니라 매일전화해서
시댁근처로 이사간거(신랑직장이 그쪽방향이라 간건데 정반대의 친정과 가까운지역으로 오라는둥),
집잘못샀다(같이알아봐준다고한적도없음)
왜 빨리 애를 안낳느냐(상황안되는거 아는데) 살림이 왜 그따구냐 등등 이런 스트레스가 또 없습니다
저도 막 모질지는 못해서 연은 못끊겠고... 그냥 전화를 조금 피하는게 상책일까요?
친정부모님을 만나는건 거의 기념일,명절 이때아님 어지간한 일이 있지않으면 안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