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남자아이예요. 고교 선택 방향이 잡혀야 공부 방향을 정하고 집중을 할텐데
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먼저 경험하신 분들이 같이 한번 고민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성적과 취향
1학년꺼밖에 없지만 특목고 40명쯤 보내는 학교에서 전교5등 언저리. 영어는 작년에 수능 모의 풀려보니 2등급쯤 나왔었어요.영어를 별루 안했고, 좋아하지 않아요. 평소에 영어책을 읽는다거나 하는 일 없고 텝스, 토플, 뭐 이런 건 근처 가보지도 않고. 수학은 실력정석 1,2 혼자 6,70프로쯤 맞추고, 과학은 물리 화학은 잘해요. 고등과학 심화 나가는 중이고 재미있어 해요. 지학, 생물은 또 관심이 없구요. 국어는 글짓기 상도 꽤 받고 곧잘 하는 편, 사회랑 기타 과목도 좋아해요. 적극적이라 임원도 늘 맡아왔고, 학교 생활을 엄청 성실히 해요. 대회란 대회 다 나가서 상은 잘 챙겨오고(근데, 희안하게 중등 와서 과학관련 상은 큰 상을 잘 못받네요^^::), 동아리, 방송반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고 열심히 해요.
2. 성격과 기질?
어디서든 인정과 칭찬을 받아야 신나서 잘하는 스타일, 주위의 평가에 관계없이 묵묵히 자기 길가는 식으로 멘탈이 두꺼운 애는 아닌듯. 분위기에 안 휩쓸리는 편은 아닌데 피씨방 축구를 싫어하기 때문에 친구 관계가 폭넓지 않아서 친구로 공부에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은 아니구요. 자기 취향인 소수의 아이들과 수다떨면서 놉니다. 또 학교에 취향 비슷한 친구가 적어서 초등때문에 늘 아쉬워했어요. 특목학원이나 영재원 친구랑 오히려 쉽게 사귀고, 지금도 반 친구 보다는 그 친구들하고 주로 카톡하고 그래요.
3. 생활과 체력
지금껏 엄마가 일일이 다 챙겨줘야 됐구요. 공부말고 먹고, 씻고, 기타 챙겨야할 일들 생활관리가 아주 잘 되는 애는 아니구요. 먹는 거 싫어하고 체력도 약합니다. 스스로 뭘 찾아먹거나 만들어 먹거나 이런 거 전혀 없어요. 제 손으로 냉장고 뒤져 뭐 꺼내먹은 적이 없어요. 배가 안 고프답니다ㅠㅠ 매일 저녁 제가 끌고 나가서 운동시켜야 간신히 몸 좀 움직이구요. 예민해서 잠자리 까탈도 있구요. 외동이라 애 중심으로 모든 게 통제되는 환경에서 큰 셈이죠. 자기 잘 때, 다른 형제가 한참 활동중이거나 뭐 이런 경험없이 자기 잘 때 다 불끄고 자고.. 단체생활 경험이라곤 명절, 친척들과 여행, 수련회 이게 전부. 그 와중에 마음이 여려요. 속상한 일 있으면 밤에 불 꺼놓고 아직도 저랑 한 시간씩 얘기하면서 울고 웃고 그래야 풀려요.
대강은 이런 데 진로는 이공계쪽 관심있어서 교육청 영재원도 계속 다녔고, 당연히 과고나 영재고쪽 생각하고 공부해왔는데 요즘 갈수록 회의가 들어요. 기숙사 생활에 잘 적응할 스타일도 아닌 듯 하고, 무엇보다 6개월 정도 kmo학원을 다녔는데 생각보다 수학 실력이 아주 뛰어나지도 않고, 또 잘한다는 아이들 다 모인 학원인데 거기서 자기가 확 뛰어나지 않은 걸 잘 못견뎌하더라구요. 몇번 원하던 점수 안 나오니까, 학원을 그만두고 싶대요. 공부는 재미있어서 집에서 혼자 독학해서 시험은 쳐보겠지만 자긴 수학머리가 나쁜 것 같다고. 근데 수학 영재원도 붙고 그랬거든요..... 하여간 그렇다고 과학쪽에서 탐구대회 과학전람, 하다못해 발명... 뭐 이런 쪽으로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성과를 내는 것도 아니고(초등때야 교내상은 쉽게 받았지만 교육청 대회에서 큰 상 받은 건 하나도 없네요.)
이러니 영재고, 과고를 준비하기엔 너무 두루 무난하기만 한 아이가 아닌가 싶어서요.
근데, 또 적성이 이공계라 일반고가서 소논문이니 과학대회니 따로 준비하면서 수시 준비할래도 참 막막하구요. 동네 일반고중에 수시체계 잘 잡힌 곳이 별루 없네요. 다 정시로 가는 분위기.
일반고가서 내신이나 수능공부만 죽어라 파기엔 또 애가 하고 싶은 게 이것저것 많고, 3년이 지루하고 심심할 것 같은..
하향평준화? 뭐 이런 걱정도 조금은 있구요. 지금도 기준이 항상 우리 반 애들 평균이거든요.
평균 자는 시간이, 평균 게임 시간이 등등
이런 아이라면 어떤 쪽으로 진학하는 게 더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