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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과 맞는 게 하나도 없어요

Dd 조회수 : 4,287
작성일 : 2016-03-06 22:32:19
안녕하세요 .. 남편이랑 같이 산지 두달 되었어요
연애할때도 서로 안 맞는 거 잘 알고 있었지만 심성은 착하고 성실하고
혼자남으신 엄마께 잘 하는 모습으로 이렇게 진전되어 가정을 꾸리게 되었는데요 정말 답답할만큼 맞는 게 하나도 없어요..

예를 들면 저는 굉장히 감정에 민감한사람이고 남편은 이공계 출신 답게 감정에 약간무디며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에요 그래서 제가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늘 마음 앓이하는 건 제 쪽이였어요. 이건 연애때부터 아주 잘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함께 살면서 그와 저는 아예 극과 극인 거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모두다 어찌보면 정말 사소한 건데 일단 사상 이념이 너무 달라요 그리고 서로를 이해 못하고 있어요 서로 편협하다 생각해서 뉴스보다 싸운 적이 한두번이아니에요 정치얘기하지말자고 약속해놓고 자꾸 뉴스보면서 욕을 해요 그래서 자주 싸우곤해요

또 저는 요리하고 맛있는 거 먹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뭔가 맛있는 걸 만들면 뿌듯하고 제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아주 좋아요 하지만신랑은 음식을 먹는 거에 감흥이 없는 사람이에요 쿡방 보면서 맛있겠다고 생각한적도 없대요.. 그래서 제가 뭔가 한껏 맛있는 걸 만들어주고싶어서 차려놓으면 식재료 값을 걱정하는 거 같아요..

또 저는 저희 아빠께서 굉장히 가정적이고 다정했던 남자여서 그게 익숙한 사람인데 저희 신랑은 정말 무심한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에요.. 그래서 제가 원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을 때가 많고 애정표현과 칭찬 그리고 공감을 좋아하는 저에겐 신랑이 매우 인색하게 느껴지네요..

이게 다가 아니에요 저는 추운 걸 정말 무지막지하게 싫어하고 신랑은 더운걸 너무 싫어해서 보일러는 거의 켜지 않은 상태에서 온수매트 35도로 맞춰놓으면 저는 얼굴이 추워서 신랑은 등이 뜨거워서 불편해해요...ㅠ

심지어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도 서로 분야가 다르고 (저는 시사프로그램 그는 스프츠) 소비패턴이나 물건에 대한 취향도 하나도 맞지 않아요

둘이 잘맞는 점은 장난치는 거 좋아하는 거랑 주량이 비슷하고 속궁합 잘맞는 건데요 장난을 너무 치다보니 정도가 지나쳐져서 이제 그만하기로했고 함께 술 한잔씩하는 건 결혼을 하니 아이도 가져야하고 무리해서 연애때처럼 마시고싶지도 않으네요 작은 실수에도 큰 싸움이 되니까요..

결과적으로 이제 남은 게 거의 없어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평화가 유지되는지도 모르겠어요 주변에 조언 받을 사람도 없고 마음이 너무 답답하네요
여기에 고민을 쓰시는 다른 님들에 비해 별 게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는 무슨 낙으로 함께 평생을 살아야하나 정말 고민이 깊어지네요..

IP : 223.62.xxx.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마디
    '16.3.6 10:34 PM (117.111.xxx.86)

    티비 하나 더 장만해 따로 보고
    분리난방매트쓰면 돼요.
    성격 똑같아도 힘들어요

  • 2.
    '16.3.6 10:49 PM (125.134.xxx.138)

    세상 내맘대로ᆢ내스타일은 없는듯.
    윗분ᆢ댓글 보니 참으로 현명한 답.

    어느 책에서 보니 남,여~뇌구조가 다르다고
    ᆢ이걸 자주 입력하고 스스로 위로합니다요
    이 남자가 길치에ᆢ눈치까지 디게 없네요
    살아갈수록 엄마가 아들보는 눈ᆢ아니면
    견디기 힘들게 안맞아요
    이제 이혼할수도 업공ᆢ헐

    원글님의 아버지 자상한 타입ᆢ글로 썼는데
    그건 딸의 눈으로 보는 아빠 남자스타일이고

    원글님 엄마의 의견도 남편을 보는 눈,느낌이
    원글님과 똑같진 않을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ᆢ티비 같이 안보고요
    영화 너무 좋아하는데 아들과 동행하거나
    혼자,친구랑 보러가요

    전 안맞아도 너무나 안맞는
    ᆢ남자랑 30년ᆢ아이가 3명이나 낳아 키우며
    살고 있어요
    앞으로도 영원히 안맞을 것 같고 맞출수나 있을까?ᆢ꿈도,희망도 안가져요

  • 3. 저두
    '16.3.6 10:54 PM (1.243.xxx.134)

    너무 성격 안맞아요... 얼마전에는 왜 결혼했나 후회도 많이 하구요 울어도보고 많이 그랬는데...
    지금 남편분이 저랑 비슷하고 제 남편은 원글님이랑 비슷하네요 저는 김에다 밥만 한달넘게 먹을 수 있는 사람인데 남편은 라면먹을 때 조차 반찬 5-6가지는 늘어놓고 먹어야하고
    아~~~~ 연애때는 왜 좋기만 했는지..

  • 4. 저두
    '16.3.6 10:57 PM (1.243.xxx.134)

    전 아버지가 엄청 가정에 무관심한 사람이었는데요
    그래서 무관심하고 무뚝뚝한거 잘참아요 ... 혼자서도 잘놀고..
    가정환경도 아예달라요 남편네 집안은 현모양처 어머니에~~~
    저희는 엄마 아빠 다 맞벌이라 가정에 관심 없었던 분들이었어요 여기서부터 엄청나게 다른건데.... 어떻게 결혼까지 했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 5. ....
    '16.3.6 11:01 PM (119.173.xxx.71)

    저도 남편이랑 취미차 취향차가 많이 나는 편이라 남 얘기 같지 않네요.
    전 티비 잘 안 보지만 남편이 스포츠 채널 보면 관심 있는 척~ 이것저것 물어봐요. 한 귀로 듣고 흘리지만 그래도 신나하는 것 같아서요.
    음식은 남편이 좋아하는 것 위주로 마련하는 대신, 외식은 제가 먹고 싶은 걸로 고르고요.
    추우면 껴입고 열많은 남편 안고 있습니다.
    제 안의 섬세한 감정들은 친구들 하고 나누고요.
    이런 식으로 내 마음의 허용범위 안이면 양보도 하고 관심도 가져보고 했어요.
    전 제가 많이 맞춘다고 생각하는데 남편 입장은 또 안 그렇겠죠.
    그래도 같이 산 세월이 길어지면서 같이한 경험이 쌓이고 공통 취미도 생기니까 좋아요. 점점 재미도 생기고.

  • 6. 저는요
    '16.3.6 11:08 PM (1.127.xxx.70)

    원글님네랑 비슷하게 십년 살다가 결국 갈라섰어요
    식성차이 나니 나중엔 밥도 각자 먹고 아이낳고 골이 깊어지면서 제가 산후우울증 크게 와서요
    온도차도 나중엔 각방 썼어요
    잘 생각해 보세요, 님도 극복 하기 쉽지 않은 사항이고 마찬가지로 남편도 바뀌지 앟아요

  • 7. 점 네개님 같은 여자나 남자를 만나면
    '16.3.6 11:32 PM (114.201.xxx.159) - 삭제된댓글

    정말 이혼할 부부가 없을것 같습니다.
    결국 자기고집 못꺽는 부부가 이혼합니다.
    한사람이라도 사리가 날 정도로 참으면 유지되고.
    점넷 같은 분 만나면 인생 잘 보내게 되고.

  • 8. ...
    '16.3.7 12:18 AM (14.32.xxx.52)

    점 네개님은 정말 지혜로운 분 같네요.

  • 9. 푸른연
    '16.3.7 12:25 AM (223.62.xxx.87)

    온도차이가 나는건 그게 맞는 겁니다.
    열 많은 남자와 냉한 여자~서로 체질상 보완이 되는
    거고요.
    온수매트는 분리난방 되는거 있어요. 양쪽 온도 다르게
    해서 쓰면 돼요.
    속궁합이 맞다고 하셨으니 맞는 부분도 있네요.
    나머지 부분은 서로 맞춰가고 포기할건 포기해야 할
    것 같구요.

  • 10. 원글
    '16.3.7 1:39 AM (58.141.xxx.38)

    많은 댓글과 조언 정말 감사해요 ㅠㅠ 아무래도 서로 양보하고 노력하다보면 어느정도는 익숙해지겠지요? ㅠ 제가 노력할게요 ㅠ

  • 11. 하나라도
    '16.3.7 3:07 AM (119.149.xxx.138)

    맞으면 다행이지요.
    다 안 맞아도 애때문에 다른 이유로 이혼 못하고 사는 사람도 많아요.
    근데, 잘 따져보세요.
    저도 뭐하나 맞는 거 없는 남편이랑,
    결혼당시엔 딱 세가지, 술먹고 얘기 오래 하는 거, 비슷한 직군, 정치성향, 이거때매 결혼했는데
    나머지는 살다보니 정말 모든 게 안 맞네요.
    맞고 안 맞고가 아니라 매일 실수해서 피해를 줘요.
    머리가 나쁜지 아주 단순한 일도 혼자 해결을 못해서 바보처럼 마무리해놓고
    결국 치닥거리 내가 하고 부부관계에서 이게 최악같아요.
    존경심도 존중하는 마음도 다 사라져버리고
    결혼 17년차 각방은 기본에 남남처럼 지낸지 오래됐구요.
    애가 이런 부부관계보면서 뭘 배울까 한번씩 우울하고
    내 인생은 결혼 3년차 이후오 행복한 날이 없고
    대안도 없으니 이혼도 못하고 이러고 있네요.
    그나마 내가 빠릿빠릿하고 똘똘했을 때 빨리 끝내고 새 인생 꾸리지 못한게 지금 제일 후회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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