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천성적으로 정이 없어요.

Dcx 조회수 : 7,280
작성일 : 2016-03-05 12:41:46
제 얘기예요.

어릴 적 이사만 열 번 이상 다녔어요,
친구관계가 아주 얕아요.
학창 시절에도 같이 밥만 먹는 사이였지 깊게 친해지지 못했어요. 초중고대 통틀어 아직도 연락 하는 친구는 단 세명. 그것도 그리 친한 건 아니구요. 두루두루 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를 보니 남에게 관대해요. 잘 참아낼 줄 도 알구요. 그에 비해 저는 그렇지 않아요. 체력이 약해서 놀러다는 걸 정말 싫어해요. 집에서 혼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한번은 중학교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외로우면 네가 먼저 사람에게 손을 뻗으라고. 그 때 알았어요. 난 천성적으로 남에게 관심이 없다라는 걸. 회사 여자 직원들하고도 매일 밥을 먹으니 친해질 수 밖에 없는데 힘든 얘기라도 나올라치면 전 바로 딴 생각을 해요. '듣고 싶지 않은 남의 고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게 나의 문제구나' 싶고.

가족과도 그리 유대감이 깊진 않아요. 아빠는 저에게 끔찍하게 잘해주시는데 엄마는 짜증이 많고 보스처럼 구는 스타일의 엄마예요. 따뜻한 애정어린 말은 전혀 없는... 희생한다고 하는데 그걸 자식에게 티를 내고 싶어하고. 정신적으로 미송숙해서 절 자식이 아닌 소유물처럼 대할 때도 많아요. 대화가 통하질 않는. 티비에 나오는 조혜련이 엄마와 비슷하다 생각되더군요. 엄마는 친구들 사이에선 꽤나 인기가 많아요. 예쁘고 훨칠하고 통크고 친절하고. 밖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꽤나 신경 써요. 그에 비해 가족들에겐 버럭 화를 내는 일이 잦지요. 아빠는 다 포기한 상태라 집에선 말을 잃었고. 시어머니 앞에서 제 흉을 보며 공감받길 원하는 그런 친정 엄마...물론 지금 저는 독립했어요.

지금도 혼자 책읽다가 82하네요. 누굴 만나러 갈까 싶다가도 썩 내키지 않아서...남편이 유일한 친구이자 대화 상대인데 이런 삶도 나쁘진 않겠죠


IP : 175.223.xxx.144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6.3.5 12:54 PM (223.33.xxx.238)

    그런성격이었죠.
    그러다 제 맘 열어준
    몇 년을 쫓아다닌
    이들 덕에 정이 많아 졌는데,

    아뿔싸.
    일이 터지대요.
    미성숙한 에미 덕에 부모 자식 바뀌어
    살며 경계선 없이 소유물로,
    내 자아대신 일로, 공부로 채우며
    이성적으로 옳은 행동 판단 사고만 하다보니

    정이 확 열리고 남과 관계 맺을 때,
    진정한 내가 없어요.
    냉철하게 머리로 잘해주고
    머리로 이해하고 머리로 책임지고
    감정 욕구 표현 불가.

    남과 경계선 없어서 어디부터가 너이고
    나인지 구분불가.

    일단 스스로를 사랑해서 넘치게 흘러내려보길

  • 2. 음..
    '16.3.5 12:55 PM (14.34.xxx.180) - 삭제된댓글

    뭐가 문제인가요?
    정이 없으면 없는거지요.

    원글님이 나중에 정이 고프고 다른사람의 관심이 필요할때 아무도 옆에 있어줄 사람이 없게되면
    그때되서는 생각은 좀 들겠죠.
    내가 왜이런가?
    나는 왜 주변에 사람이 없는가?
    이런걸 깨닫게 될때까지는 할 수 없는거죠.

    여기에 글 쓰는 분들 읽어보면
    자기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난 후
    저는 왜 친구가 없을까요?
    저는 왜 혼자일까요?
    외로워요
    이런사람들이 많아요.

    남들이 관심 가져주기만을 바라고 남들이 나를 좀 좋아해주기만을 바라지
    자기 스스로 뭔가는 하지 않더라구요.

    왜냐 혹시 내쳐질까봐. 혹시 나를 미워할까봐, 혹시 나에게 손해를 줄까봐.
    이런 방어에 너무 급급한 나머지 한발짝도 다가가지 않는다는거죠.
    그래놓구선 나이들어서 친구도 없어요.
    친정이랑 사이가 안좋아요.
    남편이랑도 사이 안좋아요.
    이런 글을 쓰게 되는거죠.

    모든 인간관계는 시간, 돈, 희생, 배려....이런것이 적절하게 필요해요.
    나도 하나 주고 너도 하나 줘
    딱 1:1 관계는 없어요. 딱 평균은 없다는거죠.


    지금 친구가 없는건 정이 없어서일 뿐이야~하면서 자기위안을 하는거죠.
    (정이 있었으면 친구가 있을텐데~~~~)

  • 3. ...
    '16.3.5 12:59 PM (220.116.xxx.159)

    그냥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용기도 필요한 것 같아요.

    세상에 정답이 어디 있나요? ^^

    전 체력이 강하지 못해서 사람들 만나면 쉬이 피곤해지지만

    사람들 만나면 누구보다 사랑을 주려고 합니다..

    그냥 모든 생명이 다 귀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혼자 책 보는 거 좋아하고
    음악 듣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 거 무지하게 사랑하거든요...

    이런 나를 받아들이고,

    가는 사람 안 잡고

    오는 사람 안 막는다...

    그런 마인드로 살아요^^

  • 4. 가을여행
    '16.3.5 1:01 PM (59.4.xxx.199)

    그런 사람이 옆에 있었는데요 자연적 멀어지더군요,,평소 원래 그런 성격이려니 했지만 제가 입원했을때 괜찮냐는 카톡하나 없던게 너무 서운하던걸요, 그사람은 지금도 여전히 혼자,,

  • 5. .....
    '16.3.5 1:50 PM (175.223.xxx.221)

    저는 사람들이.절 좋아해요
    주변에 사람이많아요.
    겉으로보기엔 재미있고 말도잘하고 쾌활하니까
    그런거같아요.
    근데 전 어느선 이상은 아닌거같아요
    친구야 있으면좋지만 뭐 없어도 할수없는거라고
    생각하고요.
    남은남이다 이렇게 기본적인.생각을 갖고있는거같아요.
    그래서 남에게.큰 기대도 큰 실망도 안하고
    인간관계로 싸우고 상처받고 이런것도 잘이해못해요
    (연민관계는제외하고)
    타고난성격인듯요.

  • 6. ..
    '16.3.5 1:57 PM (182.228.xxx.183)

    저도 그래요.그나마 두명정도에게는 나름 최선을 다하는데 상대는 꼭 그런거 같지 않아서 그마저도 슬슬 속으로 멀어지는중이예요

  • 7.
    '16.3.5 2:04 PM (223.131.xxx.90) - 삭제된댓글

    전 이런 글 보면 항상 마지막이 반전 같아요.
    아무도 없이 혼자 싱글로 사나? 싶었는데.. 꼭 결혼해서 남편이 있더라구요ㅎㅎ
    학창시절 친구도 세명이나 있고.. 결혼해서 남편있고.. 평범한 여자들 중에 그 정도의 인간관계인 분들 많을껄요? 그리고 속마음을 다 일일이 얘기안해서 그렇지.. 인간은 누구나 나 아닌 남에게 크게 관심 없어요. 관심있는척 할 뿐이죠ㅎㅎ

    가장 친밀하고 정이 필요한 인간관계의 최고봉이 부부 관계 아닐까요?
    전 그래서 아직 미혼인데...

  • 8. 친구중에
    '16.3.5 2:21 PM (59.9.xxx.49)

    그런애가 있었어요. 이기주의자의 최고봉이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해요. 겉으론 친밀감 넘치고 사교적이며어서 완전 마당발인데다가 먹을때도 맛있는거 있으면 접시를 밀어 건네주기까지하는등 친절해요. 그러나 실제론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 편리하게 행동하죠. 결혼은 부산 출신의 맏딸이라 그 지역 풍토대로 집안 등살에 밀려 했지만 남편과 애정이 있는것도 아니어서 너는 너, 나는 나식으로 살고 애 싫어하지만 남들 다 하니까 애 둘 낳고 키우지만 애들을 예뻐하진 않고 자기 인생 챙긴다는 구실로 일하고 자기 즐거움만 챙기느라 밖으로 나돌며 사람들 만나 먹고 마시고..
    대학때 연애도 좀 했는데 사랑해서 연애한게 아니라 그냥 같이 노는 재미로 만나다 금새 싫증나면 버리고. 살면서 이토록 정이 없는 인간 처음 봐요.

  • 9. 저는
    '16.3.5 2:46 PM (115.41.xxx.181)

    사람들에게 인기도 없지만
    사람들에게 시달리며 살아서 사람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요
    뭔가 말로 상대방에게 던졌을때 반응력이 좋은 사람들이 있어요
    공을 보내면 경쾌하게 받아치고 다시돌려준다는 느낌의 사람들을 좋아해요.

    공을 보냈는데 먹어버리거나 차단 또는 이용
    이런사람들과는 친분을 맺을수 없고

    무슨 사인을 보내도 반응 할줄 모르더군요.

  • 10. ..
    '16.3.5 2:50 PM (175.116.xxx.236)

    꼭 정이있어야 하나요? 원글님도 아시다싶이 인생이 정답이 없고 정석이 없잖아요.
    님이 지금 상태애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끼신다면 굳이 남의 눈썰미에 맞출 필요는 없다고생각합니다.
    특별히 남에게 해가 될만한 행동을 하고 있지도않으신데요 ?
    원글님이 자신의 성격이 맘에 안든다면 개선할 필요가 있으실텐데 , 님이 편하신데고 하세요~! 화이팅!!

  • 11. ㅋㅋㅋ
    '16.3.5 2:53 PM (115.21.xxx.176)

    윗님 제 친구인줄..
    부산출신 맏딸에서 내가 아니구나 했네요.
    제가 겉으론 친절해서 친구가 많은데
    실제로는 이기적인 인간이라 나 귀찮은건 절대로 않해요.
    몇 안되는 절친들이 이구동성 하는 말이
    저처럼 거절잘하는 인간은 처음본다고..
    정때문에 예스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고 해요.
    그런데 전 이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할 도리는 하고 살거든요.
    저도 결혼은 했는데 딱 저같은 남편 만나서
    서로 필요이상은 터치 안하고 살아요.
    애도 낳고 키웠는데 의무감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해서 키웠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애틋한 정은 없는것 같아서
    대학 졸업후 독립하면 제 갈길 갔으면 좋겠어요.

  • 12.
    '16.3.5 3:53 PM (175.223.xxx.69)

    성장과정에서 모친과 유대관계 형성이 잘 안된 경우에 타인과의 관계도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은거 같아요

  • 13. ..
    '16.3.5 5:37 PM (211.173.xxx.137)

    그냥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용기도 필요한 것 같아요.2222

  • 14. 누구니?
    '16.3.5 5:56 PM (112.153.xxx.47)

    결혼까지 하셨는데요. 전혀 문제 없으신 분입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꼭 정이 드는것은 아닙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1131 한글 무료 프린트 학습지 없나요? 3 교육 2016/03/24 2,444
541130 오래된아파트-인터넷선을 천장으로 연결하신분 계신가요 10 궁그미 2016/03/24 2,430
541129 아직은 표창원이 나오면 좋네여 2 .. 2016/03/24 597
541128 스키니진에 스립온..너무 이뻐보여서 지를려구요 1 샤랑샬랑 봄.. 2016/03/24 1,745
541127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제2지구 사시는 분들~~ 4 삼선짬뽕 2016/03/24 1,221
541126 개표참관인 신청하세요 7 ... 2016/03/24 1,017
541125 이런남잔 뭔가요? 마흔넘은 노총각... 8 소개 2016/03/24 4,207
541124 칼 라커펠트 동대문에 왔어네요? 7 사진 2016/03/24 1,844
541123 신랑이 이혼하자고 하네요 47 만두1 2016/03/24 30,335
541122 점집다녀온 이야기-아이팔아주라는 글 후기 11 그 후 2016/03/24 10,193
541121 주니어의류는 어디서 사세요? 4 궁금 2016/03/24 3,052
541120 가져 갈까요 ? 4 푸르름 2016/03/24 600
541119 밑에 몸무게 유지 글 보고 예전 다이어트 생각에 1 몸무게.. 2016/03/24 902
541118 김치 안드시는분들 대신 무슨 반찬 드세요 ? 7 반찬 2016/03/24 2,249
541117 밤에 불켜고 자면 피로가 안 풀리나요? 10 루나나 2016/03/24 5,632
541116 새아파트 입주시에 뭐까지 하고 들어가세요?(줄눈, 탄성코트등) 9 고민중 2016/03/24 6,753
541115 월세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더 받는게 나은가요? 4 월세 2016/03/24 1,391
541114 국내여행 팁좀 주세요 제발요 ... 7 여행 2016/03/24 1,695
541113 (펌)현명한 여자의 남편 개조 프로젝트 7 현명해지자 2016/03/24 3,325
541112 초등 여자아이들은 주로 무슨운동하나요? 5 현이훈이 2016/03/24 1,057
541111 헉.. 오늘 춥대서 코트입고 나왔는데 11 뭥미 2016/03/24 5,984
541110 고양쪽 정형외과 4 마미 2016/03/24 657
541109 이런 성향이 뭔 의미가 있는건가요? 9 단순 호기심.. 2016/03/24 1,030
541108 무릎위가 근육처럼 튀어나온살은 어찌 없애나요? 5 굴곡없는 브.. 2016/03/24 3,283
541107 집밥백선생2 김국진나오는데..... 26 2016/03/24 7,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