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누리당 살생부 소동과 공천 룰 싸움
김무성이 청와대(친박)에서 내려온 40명의 살생부가 있다고 거짓으로 흘렸다가 정두언이한테 뒤통수 맞고 완전히 스타일 구겼지요. 결국은 사과하고 공천권을 이한구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습니다. 지 꾀에 지가 넘어간 꼴입니다. 덩치는 산 만한 게 하는 생각과 행동은 왜 그리 옹졸하고 비열한지 모르겠습니다. 당당히 청와대에 맞서든지, 그럴 배짱 없으면 조용히 있든지 하지 당대표라는 사람이 뒤에서 저런 꼼수를 부립니까?
김무성이 저런 꼼수를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4년차에 접어들어도 레임덕은커녕 취임초와 비슷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정국을 주도하는 형국인데다, 본인이 강력히 주장하는 상향식 공천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 계속 드러나고 있어 정면 승부가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사내 대장부가 저런 꼼수를 쓰는 것은 할 짓이 아니죠.
우리 솔직하게 이야기해 봅시다. 새누리당이든, 더민주당이든 공천 룰 싸움은 자기 계파(친박/비박(박근혜/김무성), 비노/친노(김종인/문재인))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 개혁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냥 겉으로 명분이지요. 문제는 이 명분에 어느 쪽이 더 가깝게 접근하고 있고 그 명분을 현실화시키는데 어떤 안이 더 좋은 방법이냐에서 있는 것입니다. 이 싸움에서 지금 김무성은 이한구에게 밀리고 있죠.
처음 김무성이 상향식 공천제를 주창할 때만 해도 국민과 당원들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는 민주적 방법이라는 명분을 잡았습니다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상향식 공천제가 현역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지역 토호들이나 유력자들의 영향력만 키워주는 기득권층을 위한 제도라는 것이 드러났지요. 김무성이 표방한 명분이 현실에서는 완전히 반대로 나타난 것입니다.
참신하고 능력 있는 후보들을 발굴하고, 당원과 국민의 뜻이 반영되는 공정한 경선을 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향식 공천이라는 수단을 제안한 것인데, 그 수단이 현실에서는 목적을 철저히 배반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상향식 공천은 수단이지 궁극적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김무성은 몰랐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국민들이나 당원들을 현혹하려 한 것이죠.
김무성은 상향식 공천이 현실에서는 현역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을 것이고, 19대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 중에는 비박의 숫자가 친박보다 많고 이들이 자기 세력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청와대와 척을 진 유승민과 그 계파들에게도 상향식 공천이 유리하지요. 김무성은 겉으로는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에게 준다고 설탕을 발랐지만 속내는 자기 세력을 확보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대권 행보를 탄탄히 하려는 계산을 한 것입니다. 사실 이런 김무성의 얄팍한 계산은 정치권에서야 이미 다 알고 있었고, 친김무성 언론이나 종편에서는 포장해 주려고 무지 애를 썼지만,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도 다 알게 된 것입니다.
19대 국회가 여야를 막론하고 최악의 국회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여야 모두 물갈이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면 현역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향식 공천을 고집하는 김무성은 당대표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죠. 김종인의 더민주당은 20% 컷 오프에 이어 3선 이상 중진 50%, 초재선도 30% 물갈이 하겠다는데 새누리당 대표라는 사람이 상향식 공천으로 사실상 현역들을 공천하자고 저러는 것을 새누리당 지지자나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겠습니까? 저건 김무성은 총선에 지더라도 자기 계파들이 새누리당을 장악하면 된다는 생각이고, 이를 바탕으로 여당 내의 주도권을 쥐고 박근혜에게 맞서고 차기 대선의 여당 후보 경쟁에서 유리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자기 욕심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니 우선추천제를 통한 전략 공천으로 능력 있고 참신한 인재를 공천하겠다는 이한구의 생각이 당내에서 뿐아니라 새누리당 지지자, 국민들에게 먹힐 수밖에 없지요. 이번 새누리당 공천 룰 싸움은 이한구가 이길 수밖에 없고, 또 그 길이 새누리당을 위한 것이고, 국민들에게도 이로운 것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김무성은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대권 후보로서도 멀어졌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도 저런 모습을 보고 김무성을 찍어줄 마음이 생기겠습니까? 저는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도 찍어줄 생각이 추호도 없지만 김무성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와도 찍어줄 마음 없습니다. 야권에서 손학규가 나오고 새누리당에서 김무성이 나오면 저는 손학규에 한 표를 행사합니다.
2. 김종인의 야권 통합 제안과 김홍걸/김현철 공천설
저는 김종인이 더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강단 있게 친노를 제압하고 야당에 새로운 변화를 주는 것에 매우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합리적이고 건전한 야당의 가능성에 기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의 당에 야권 통합을 제안한 것도 더민주당의 수장으로써 선거국면에서 적기에 전략적으로 잘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더민주당 비대위원장이더라도 당연히 저런 제안을 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3당이 경합하면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주고 정권 탈환이 멀어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니 통합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총선에서 전략적(지역별, 후보간) 야권 후보 단일화의 명분은 사전 포석을 해 둔 셈이죠. 총선 직전 임박해 단일화를 꺼내면 유권자들의 반발도 있을 것이니 미리 예방주사를 준다는 측면에서도 이번의 김종인의 통합 제안은 효과가 있습니다. 사전에 탈당했던 의원들에게 복당 의사를 타진하고 탈당 1년 이내 복당을 못한다는 당헌 당규도 손질했다고 하니 치밀하게 접근한 것도 높이 사구요.
어제 안철수가 되받아 친 것도 잘 한 것이며, 국민의 당이나 특히 안철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며 또 정당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웬 양비론도 아닌 양시론이냐구요? 더민주당 입장이나 국민의 당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전략이고 대응이니 인정해야죠. 이런 두 당위가 맞부딪히면서 파열음을 내면 야권에게는 비극이 되고 더민주당 입장의 당위가 안철수의 당위를 제압하게 되면 새누리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김종이니 잘 나가다가 OOO으로 빠져 버렸습니다. 바로 김홍걸과 김현철의 공천설입니다.
김홍걸을 통합위원장에 앉힌 데다 이번에는 광주에 공천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호남을 통합하겠다는 것인지 국민들을 통합하겠다는 것인지 헷갈리는 통합위원장을 맡긴 것에 이어 어떤 정치적 기여도 없고 당내 역할도 없었던 김홍걸을, 그것도 자기 아버지 현직 대통령 시절에 뇌물 비리로 실형을 살다가 나온 김홍걸을 공천하겠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더민주당은 전국 정당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호남당이 되겠다면 김홍걸을 통합위원장으로 내세우는 것은 이해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호남에서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 시급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물밑에서 작업해야 하는 것이지 대외적으로 김홍걸을 통합위원장으로 내세워 호남 민심을 잡겠다는 것은 명분이 없습니다. 단지 김대중의 아들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DJ 의 적통, 호남의 적통, 민주당의 적통을 말하는 것은 매우 봉건적입니다. 북한의 김씨 세습체제와 무엇이 다르며 북한 체제를 어떻게 비난할 수 있습니까? 김홍걸이 더민주당에 기여한 점이 많고 평소 김대중의 정치철학에 충실한 행동을 해 왔다면 모를까 뇌물 수수로 민주당과 DJ 얼굴에 먹칠했던 인물을 단순히 DJ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통합위원장 자리를 주고 거기다 지역구 공천까지 주다니 더민주당이 당명에 어울리는 민주적인 정당인가요?
김현철의 관악을 전략 공천설에는 더 기가 막힙니다. 김현철이 어떤 인물인가요?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소통령이라 불리며 온갖 전횡과 월권을 일삼은데다 뇌물까지 받고 실형까지 산 자입니다. 이런 자를 공천하다니 더민주당이 정신이 있습니까? 얼마 전까지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에 있었고 새누리당 공천을 기웃거리던 인물이었고 더민주당의 정체성에도 완전 배치되는 사람을 단지 김영삼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공천을 주는 것이 온당한 처사냐구요?
맨날 흙수저, 금수저 들먹이며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비난하던 사람들이 정작 금수저 물고 나온 인간들에게 떡하니 공천을 주는 작태를 벌이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 것이며, 이게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김종인에게 실망했고 그의 일관성에도 회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만약 김종인의 더민주당이 김홍걸과 김현철을 공천하게 된다면 이는 새누리당의 좋은 먹이감이 될 뿐입니다.
이 두 사람의 공천이 왜 문제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새누리당이 박지만을 공천할 경우 여러분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생각해 보시면 답이 나오지요. 김홍걸과 김현철은 되는데 박지만은 안 된다구요? 아마 골빈 더민주당 지지자나 독선적인 깨시민들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3.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통과와 개성공단 중단/사드 배치 논란 다시 보기
어제 유엔 안보리는 만장일치로 초강력 대북 제재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중국은 곧바로 예전과 완전히 다른 강력한 대북제재에 돌입했고, 미국과 유럽은 별도의 독자 제재안을 마련하고 북한을 옥죄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정은의 폭정을 언급하며 레임 체인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이번 대북 제재 통과를 보면서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과 사드 배치 검토를 한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증명되었지요. 만약 우리 정부가 저 두 가지 조치를 사전에 하지 않았다면 저런 유엔 대북 제재안을 이끌어 내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유엔 제재안에 따르려면 개성공단 중단은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볼 때 선도적 조치가 얼마나 탁월했는지 알 수 있죠.
지금 중국 단둥은 북한과의 교역이 대폭 줄어 북한과 무역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곤혹스러운 모양입니다. 우리 개성공단처럼 북한의 싼 임금을 이용해 하청을 주고 생산해 수출하는 중국 업체들이 이번 조치로 이를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용되는 북한 사람들이 1만 2천명 정도 된다고 하니 그 효과는 작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우리가 개성공단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중국이 과연 이런 조치를 취하겠습니까?
정부가 개성공단을 중단하고 사드 배치를 검토할 때 야당이나 자칭 진보진영은 극렬하게 반대했었지만, 유엔 안보리 제재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합니다. 결과론이지만 누가 더 정세를 제대로 읽고 누가 더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보십니까?
야당이나 자칭 진보진영은 이에 반성은 하지 않고 이제는 대테러방지법을 가지고 온갖 선동을 해대고 선거에 이용하려 들고 있지요.
대테러방지법을 욹어 먹고 난 뒤는 또 무엇을 들고 나올까요? 지금 보니 영화 “귀향”을 들먹이며 위안부문제로 현 정부를 공격하려 하는 것 같더군요. ‘부러진 화살’이나 ‘귀향’은 사실을 왜곡한 선동 영화라고 저는 봅니다. 이런 영화들이 흥행하는 한 우리 국민들은 은연중에 역사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감정에 휩싸여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됩니다. 참 우려스러운데 비난이 두려운지 저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나 단체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