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올라와 교회에서 만난 선후배사이로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한지 3년입니다.
이젠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긴 30대 중반이 되고 자연스레 결혼얘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연애할때부터 서로의 가정환경이나 경제적 상황에 대해 숨기진 않아서 어느정도 예상은 했습니다만
이사람과 진지하게 미래를 계획하자니 겁이 나서 이렇게 끄적여봅니다.
일단 저와 남자친구는 중견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월급쟁이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자취하면서 큰돈을 모은게 아니라 부모님 도움을 조금 받아서 오피스텔에 전세로 살고 있어요.
부모님은 공무원 퇴직연금으로 생활하시고, 최근에는 작은 사업을 시작하셔서 풍족하진 않아도 자식들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노후를 계획하고 있는 평범한 가정입니다.
남자친구는 아직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사업하시다가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지금은 노령연금과 공공근로등으로 생활하신대요.
40평대 아파트에 살길래 그래도 안정적이겠구나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구요..
부모님이 가진 재산과 남자친구가 모은돈으로 약50%정도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했고,
남자친구가 월 130정도씩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고 있어요.(앞으로 10년정도 남았다고...)
여유있는 상황도 아닌데 40평대 아파트를 사서 왜 혼자 그 짐을 짊어져야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리고 그 아파트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시집살이는 싫다고했으니, 방법은 제가 살고있는 집의 보증금에 또 추가로 대출받아 신혼집을
마련할 수 밖에 없겠지요.(남자친구는 적금대신 아파트 대출금을 갚아서 목돈은 없어요)
결혼하고 따로 살면서 부모님 사시는 아파트의 대출금과 관리비, 부모님 생활비까지 부담하면서 생활 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는 부모님 병원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갈텐데...
앞으로 몇년은 그렇게 살 수 있다고해도, 그 이후의 미래가 먹먹합니다.
지금처럼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걸 감수하며 살 수 있을까요.
이 결혼.. 괜찮을까요.
진심어린 댓글은 감사하지만 돌직구로 너무 상처주진 마셔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