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머리를 텅- 비우니 세상이 이렇게 좋은 것을!

꺾은붓 조회수 : 749
작성일 : 2016-03-03 09:57:23

     머리를 텅- 비우니 세상이 이렇게 좋은 것을!


  “극락”이라는 것이 있는지? “천당”이라는 것이 있는지?, 그도 아니면 “화염지옥”이라는 것이 있어 이 더러운 몸뚱이의 살점이 토막토막 저며져 고추장이나 소금에 버무려져 시뻘겋게 달은 불판위에 올려지는 “화염지옥”에 가  려는 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간 지나온 70년 스스로의 삶을 돌이켜 보건대 “천당”이나 “극락세계”와는 거리가 먼 인생임을 스스로는 잘 알고 있다.

  죽어서는 지옥에 갈 각오를 진즉부터 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의 4.19혁명(1948년생) → 5.16군사반란 → 10월 유신 자작쿠데타 → 1979. 10. 26김재규의 혈혈단신 혁명 → 80. 5. 16 전두환의 피의 광란 → 노태우~김영삼을 거쳐 → 드디어 이 땅에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뤄 김대중~노무현의 집권을 직접보고 겪은 세대로서, 이명박~박근혜 8년을 거치면서 왜 우리가 평화통일을 해야 하는지, 왜 민주주의를 꼭 해야 하는지는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의 해괴망측한 독재에 줄기차게 저항하다 잠간동안이기는 하지만 평생처음 “유치장”이라는 곳도 가 보았고, 재판정에 서서 판검사와 입씨름도 해 보았고, “벌금”이라는 강탈도 당해 보았고, “콩밥”이라는 것도 목구멍으로 넘겨보았다.


  그렇게 걱정했던 “테러방지법”이 통과되었다.

  어쩌면 막을 수도 있었는데 뭔가 보여줄 것 같던 야당은 스스로 백기를 들고 테러방지법 통과에 일조를 했다.

  일부 야당의원들의 눈물 나는 필리버스터를 보며 어쩌면 테러방지법을 막거나 독소조항을 고쳐서 통과가 될 것도 같다는 희망을 가졌었다.

  하지만 야당은 앞으로 닥쳐올 민주주의의 무참한 죽음 보다는 당장 20대 총선에서 다시 금배지 다는 것이 급했던 모양이다.

  3월 10일까지는 끌 수 있었던 필리버스터를 하필이면 2천만 겨레가 왜구의 압제에 목숨을 걸고 떨쳐 일어났던 3.1절에 이의 중단을 결정하고 다음날 한밤중에 이를 중단한단 말인가?

  그럴 거였으면 애초에 필리버스터를 시작이나 하지 말 것이지, 의정단상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발언을 한 의원들의 절규와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저버리고 이렇게 허무하게 두 손을 든단 말인가?


  여당이라는 것은 말할 가치도 없고, 미우나 고우나 새끼라고 못난 야당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었다.

  그런데 그 야당마저 눈앞의 금배지에 급급해 민주주의와 나라를 버렸다.

  국민이 버린 나라는 하늘도 버린다.

  앞으로 이 나라 어찌되는지 보자!

  이제 “유신시절”과 “전두환의 군홧발 통치”시절이 태평성대였다는 탄식이 쏟아져 나올지도 모르겠다.


  못나 디 못난 나도 조국을 버리기로 했다.

  조국을 버린다고 해서 어쭙잖은 인생이 어디 이민을 갈 주제도 못 되고 목숨 다 할 때까지 이 땅에 죽쳐 살기는 하되 머리를 “텅”비우기로 했다.

  영혼이 없는 인간이 되기로 했다.

  쉽게 얘기해서 “골빈 인간”이 되기로 했다.

  머리를 텅 비우는 순간 세상걱정 말끔히 사라지고 당장 배부르고 등 따스우니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이 바로 “천당”이다.

  청개구리 복 한 벌 사서 걸치고 길거리에 흔해빠진 알루미늄 깡통 오려서 훈장 만들어 가슴에 주렁주렁 달고 내일부터는 뭔 연합에나 가입해 앞에서 떠드는 사람이 태극기 흔들라면 팔이 빠지도록 흔들고, “종북좌파 척결”하면 목이 터져라 복창을 하고 정해진 시간 끝나면 뒷골목으로 가서 나눠주는 봉투나 챙겨야겠다.


  머리를 텅- 비우니 세상이 이렇게 즐거운 것을!

  왜 내가 진즉에 그런 오묘한 진리를 몰랐던가!

IP : 119.149.xxx.53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6819 29살여자인데 꾸미는데 드는 비용 5 굼금 2016/03/12 3,178
    536818 하자보수 잘해줬던 건설사 어디였나요? 5 빠빠시2 2016/03/12 1,390
    536817 고현정 시누이랑 무지 사이 안 좋았나 보네요. 23 432543.. 2016/03/12 42,436
    536816 레이저후 얼굴이 점점 검어지는것 같은데 6 프락셀 2016/03/12 6,224
    536815 시그널의 아역 4 유정이 2016/03/12 2,132
    536814 파파이스 89회 경제강연 참 좋네요!다들 들어보셔요 6 참좋다. 2016/03/12 950
    536813 통번역 분야는 이제 전망이 없겠죠? 18 고민 2016/03/12 6,180
    536812 내일 앞에만 털있는 조끼 어때요? 1 결혼식 2016/03/12 585
    536811 브리치즈, 까망베르치즈 맛 차이 좀 설명해주세요. 2 ..... 2016/03/12 4,384
    536810 사춘기 아이 머릿기름, 냄새 잡아주는 샴푸 추천해요 13 신세계 2016/03/12 5,489
    536809 울고 잊어버리지말고 우리부터 주위를 한번 돌아봐요. 1 ... 2016/03/12 483
    536808 그년놈들 불륜으로 이혼한건가요? 21 속터져 2016/03/12 24,498
    536807 깍두기 좀 짭짤하게 담그려다가 소태 만들었네요 2 그래도 2016/03/12 734
    536806 계란 완숙과 반숙의 칼로리가 다른가요 2 칼로리 2016/03/12 3,383
    536805 남자들의 여자에 대한 생각. 6 ... 2016/03/12 3,040
    536804 외신기자 평가..한국 민주주의 후퇴 84%, 경제정책 33점 1 후퇴 2016/03/12 628
    536803 굳어서 아주 딱딱해진 된장 먹을 방법이 있을까요? 4 행복 2016/03/12 1,654
    536802 82쿡님들 주변에 소식하는 어르신들 장수하시던가요..? 9 미나리2 2016/03/12 2,293
    536801 손잡이 일체형 냄비 손잡이 안뜨거운가요 12 ... 2016/03/12 2,601
    536800 원영이 기사읽다가 울었네요... 7 ... 2016/03/12 1,909
    536799 아이 행동교정.스티커로 해도 괜찮나요 1 ㄱㄴㄷ 2016/03/12 375
    536798 광교신도시는 왜 비싼가요? 24 저기 2016/03/12 7,733
    536797 공감가는 글..(2번 더민주 찍어말어? ) 9 ㄱㄱ 2016/03/12 674
    536796 저희 애 어릴 때 바둑샘이.. 2 ㅇㅇㅇ 2016/03/12 2,078
    536795 왜소한데 가슴만 큰 20 궁금 2016/03/12 6,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