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필리버스터 딜레마? 왜 걱정을 사서 하나?/김종배

김종배시사통 조회수 : 931
작성일 : 2016-02-29 18:07:51
김종배의 시사통] 필리버스터 딜레마? 왜 걱정을 사서 하나?

http://www.sisatong.net/content_2/66243

2016.02.29. [김종배의 시사통] 필리버스터 딜레마? 왜 걱정을 사서 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책상을 내리치며 ‘기가 막힌 현실’을 통탄해마지 않았으니까 해석의 여지없는 메시지를 던진 셈입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테러방지법 수정 협상 여지를 단칼에 잘랐고요.

계산해 보면 여권의 이런 대응은 정석을 넘어 ‘뻔할 뻔’의 영역에 속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시간은 자기들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봤자 며칠만 참으면 회기는 끝납니다. 선거구 획정안은 처리되게 돼 있습니다. 게다가 여권 지지층은 필리버스터 반대·테러방지법 찬성 여론이 확고합니다. 지지층 이완 요인은 없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굳이 테러방지법 수정 협상에 나서 야당의 회군 길에 주단을 깔아줄 이유가 뭐란 말입니까? 야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최대한으로 늘려 야당이 필리버스터 지속 여부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지도록 하는 게 최선입니다.

여권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야권이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회기 마지막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스스로 연단에서 내려와 분란을 자초하는 게 아니라 분루를 삼키며 내려와 지지층의 격려를 받는 것입니다.

뻔하디 뻔한데도 여권의 계산법을 이리 소상히 짚은 이유가 있습니다. 여권의 계산법이 야권의 해법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야권이 딜레마 상황에 빠져 있다고 진단합니다. 필리버스터를 이어가자니 선거구 획정안이 몸살 앓고,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자니 필리버스터가 고개 숙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진단은 잘못된 것입니다. 두 가지 잘못된 전제에 사로잡힌 오류입니다.


첫째, 선거구 획정의 최종 책임이 야권에 있다는 전제인데, 며칠 전으로 고개 돌려보면 이 전제가 왜 오류인지 금방 알게 됩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당이 다른 법안을 처리해야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할 수 있다면서 연계전략을 폈습니다. 연계하면서 시간을 끈 원조는 여당입니다. ‘어제’가 아니라 ‘오늘’을 봐도 그렇습니다. 흔히 동원하는 양비론식 화법을 쓰면, 선거구 획정 처리 지연의 책임은 버티는 야당과 포용하지 못하는 여당의 공동 책임이지 어느 한쪽의 책임이 아닙니다.


둘째, 선거 사무를 위한 선거구 획정 처리 시한이 2월 29일, 오늘이라는 전제는 증명돼야 하는 것이지 증명된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주장을 종합하면 선거 사무 차질 시나리오는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성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상태는 선거구 획정안이 사실상 확정됐고, 다만 마지막 의결 절차만 거치지 못한 것입니다. 애당초 여야가 합의한 바 있습니다. 선거구 획정위의 최종안이 넘어오면 국회는 손을 대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어제 안전행정위에서 안 그대로 통과된 것이고요. 선거구 획정안은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이렇게 보면 선거 사무에 있어 운영의 묘를 발휘할 여지가 정말 전혀 없는 것인지, 검증할 필요는 더욱 커집니다.


가장 난해한 문제를 이렇게 중간정리해놓으면 더 이상 걸릴 게 없습니다. 여권 계산법에 이미 해법이 녹아있으므로 야권은 그대로 채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시간은 내편’이라는 여권 계산법에 따르면 며칠 상관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여권이 이런데 야권이 굳이 자진해서 안달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할 수 있을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끌고가야 합니다. 스스로 연단을 내려오는 게 아니라 마이크가 꺼질 때까지 젖 먹던 힘을 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야당다움’을 어필함으로써 지지층의 결속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야권의 지금 현재 최대 과제는 지지층의 실망감과 불신을 기대감과 신뢰로 바꿔놓는 것이니까요.

걱정을 사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IP : 112.145.xxx.2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2.29 6:12 PM (116.120.xxx.128)

    아.조금전에 테러방지법 발의한 의원딸이라고 빨간종이 주는데...
    아버지가 자랑스럽냐고 ..발의한 그 법이 어떤법인줄아냐고 못물어본게 ...물어봤으면 어땠을까...여러 생각이 드네요.
    아 .미치겠어요
    이건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인데...비상식이많다는게 함정이죠.
    국민들이 개 돼지란거..맞는거 같아요ㅠㅠㅠㅠㅠ

  • 2. 좋은 의견
    '16.2.29 6:28 PM (110.35.xxx.173) - 삭제된댓글

    정말 좋은 의견이십니다
    단숨에 다 읽어버렸네요.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이 깨어있으면 쉽게 닭모이가 되지 못 할 것입니다

    차를 기다리며 읽기 시작했는데
    정작 차는 그냥 보내버렸네요
    그러나 넘 훌륭한 글이라 아쉽지가 않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3302 하늘색 트렌치 코트 - 가을에 입기는 좀...안 어울리죠? ㅠ 4 패션 2016/04/01 1,761
543301 내일 창덕궁 들어가기 힘들까요? 2 ㅇㅇ 2016/04/01 857
543300 보라색 무와 양파 다진소고기 넣고 육수내는데 초록색이예요 6 건강최고 2016/04/01 920
543299 태국에는 왜 트랜스젠더가 많은걸까요? 21 그린 2016/04/01 15,646
543298 일하다 전업주부로 전환하신분들.. 어떠세요? 12 .... 2016/04/01 3,733
543297 내과의 경우 원장 이름을 간판으로 내건곳이 많던데 그 이유가 ?.. ㅇㅇ 2016/04/01 560
543296 너무나 친구를 좋아하는 아이 어떻하면 좋을까요? 3 친구 2016/04/01 1,230
543295 오늘 미샤데이에요(변경됨) 12 싱글이 2016/04/01 3,743
543294 섹스리스 반대의 고민.. 제가 체력이 안받쳐주는데.. 7 .. 2016/04/01 7,802
543293 유치원 상담 아이데려가는거죠? 8 궁금해요 2016/04/01 977
543292 엄마들도 한달에 한번 정도 술마실 자유 있죠? 14 엄마도사람 2016/04/01 2,723
543291 Fit:as expected 75%....아마존에서 속옷 보고 .. 2 모모 2016/04/01 783
543290 손혜원 후보의 환상적인 현수막 위치 jpg 13 2016/04/01 4,232
543289 내일 혼주가족인데..오늘 어깨나 등마사지 받아도 될까요 6 .ㅡㅡ. 2016/04/01 1,539
543288 하혈하는 근종, 치료해야 하나요? 3 2016/04/01 2,001
543287 어린이 과학잡지 추천좀해주세요! 4 부탁 2016/04/01 2,531
543286 운전면허 사진 집에서 찍으면 2 갱신 2016/04/01 1,447
543285 이해찬 의원님 응원하시는 분들 주말엔 세종으로 고고씽 3 화이팅 2016/04/01 540
543284 공인인증서 안 없애나요? 3 민폐 2016/04/01 1,453
543283 후보단일화,야권연대에 대한 국민의당 지지자들의 생각 18 .... 2016/04/01 703
543282 자라옷 브랜드 어느나라꺼에요?? 16 득템 2016/04/01 20,801
543281 별그대 보신분들~ 16 별그대 2016/04/01 2,452
543280 소액재판 걸면 얼마만에 해결보나요? 비용은요 절차도.. 8 ^^* 2016/04/01 1,577
543279 가품.. 4 가품 2016/04/01 1,025
543278 만혼...결혼 정보회사가 답일까요? 16 choco 2016/04/01 6,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