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 10년차 걸그룹 연습생의 슬픈 자기소개서

픽미업 조회수 : 5,189
작성일 : 2016-02-29 17:00:57
나왔다 금새 무수히 사라지는 신인연기자와 걸그룹, 
그리고 빚만 남은채 아예 데뷔조차도 못해본 연습생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14&aid=0003609198

어느 10년차 걸그룹 연습생의 슬픈 자기소개서

#.저는 연예기획사 소속 연습생입니다. 21살부터 시작해 지금은 31살, 연습생 생활만 어느덧 10년째네요. 오로지 걸그룹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이 악물고 버텼지만, 이제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입니다. 어리고 예쁜 10대들이 즐비한 이 시장에서 아이돌 그룹 평균 나이는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확률적으로 30대인 제가 데뷔 '문'을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입니다.

■"춤추고 노래하고…연습실에 청춘 다 받쳤건만" 
 
한국에는 수십개의 연예기획사가 있습니다. 각 회사마다 연예인을 꿈꾸는 저 같은 연습생들이 적게는 1~2명에서 많게는 30여명에 달합니다. 한류가 급성장하면서 어린이 장래희망 순위에 연예인이 1~2위를 다투는 시대입니다. 연습생 수만 어림잡아 1000여명이 넘는다네요.

좌절의 연속이 일상이 돼버려 이젠 화도 안 납니다. 대신 '무엇이 잘못됐나'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다시 못 할 만큼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지난 10년간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노래와 춤, 운동, 식단 조절을 병행했습니다. 진짜 제 노력이 부족했던 탓일까요.

그렇다고 재능이 없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살면서 "노래 잘한다" "예쁘다" 소리는 질릴 정도로 들었습니다. 이 길이 천직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대형 연예기획사를 포함해 수많은 회사에서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회사, 투자자, 멤버 문제 등의 사정으로 매번 데뷔 문턱에서 미끄러졌습니다.

그 동안 저와 함께 연습했던 많은 친구들이 데뷔했습니다. 그 중에는 톱스타가 된 친구도 꽤 있습니다. 주위에선 "너랑 연습하면 다 성공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저는 겉으로는 웃었지만,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최근 한 방송사에서 걸그룹 공개 오디션을 포맷으로 만든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01명의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서바이벌 오디션을 치루는 내용인데 제가 아는 얼굴도 적지 않습니다. 어릴 때는 언젠간 나도 저들과 같이 무대에 설 것만 같았는데 이젠 너무 멀리 와버렸네요.


■10년차 연습생, 남은 건 '성형 빚' 
 
제 손엔 빚만 남았습니다. 데뷔조였기에 TV 화면에 잘 어울리도록 성형수술을 수차례 했습니다. 눈, 코, 턱, 이마, 가슴까지… 단지 TV에 더 예쁘게 나오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될 곳까지 손을 댔습니다. 당시는 데뷔만 하면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수천만원의 수술비는 푼 돈으로 여겼고, 이를 모두 빚으로 충당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조바심은 늘어만 갔고, 늦어지는 데뷔를 외모 탓으로 돌리면서 성형 중독은 심해졌습니다. 비가 오면 얼굴이 시리고 아픕니다.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거울 속의 저를 보니 요즘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조롱하는 '강남 언니'가 서 있더군요.

이런 삶을 살다보니 제 인생에 큰 회의감이 듭니다. 친구들에겐 "40살까지만 살고 죽겠다"는 말도 줄곧합니다. 늙는 게 무섭습니다.  
IP : 207.244.xxx.12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ㅓㅓㅓㅓㅓ
    '16.2.29 5:10 PM (218.144.xxx.243)

    냉정하지만
    그 연습생들이 다 데뷔 할 수 없는거나
    모두가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 가질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걸요.

  • 2. ...
    '16.2.29 5:31 PM (118.176.xxx.202)

    받쳤건만

    바쳤건만...

  • 3. 에고
    '16.2.29 5:39 PM (175.125.xxx.48) - 삭제된댓글

    안타깝네요.
    진짜 대형기획사들 싹다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요.
    자기들이 연습생 키우면서
    다 똑같은 창법에 다 똑같은 얼굴에 개성없는 가수들만 잔뜩 만들어내어 독점하고...
    이 연습생 같은 폐해도 그런 기획사 시스템 때문에 생기는거죠.

    대형기획사 생기기 전에
    재능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음반회사 찾아서 가수 데뷔하던 예전 시절이 음악도 다채롭고 가수들도 개성있고 훨씬 더 좋았어요.

  • 4. 에고
    '16.2.29 5:41 PM (175.125.xxx.48)

    안타깝네요.
    진짜 대형기획사들 싹다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요.
    자기들이 연습생 키우면서
    다 똑같은 창법에 다 똑같은 얼굴에 개성없는 가수들만 잔뜩 만들어내어 독점하고...
    이 연습생 같은 폐해도 그런 기획사 시스템 때문에 생기는거죠.

    대형기획사 생기기 전에
    재능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음반회사 찾아서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해서 가수 데뷔하던 예전 시절이 음악도 다채롭고 가수들도 개성있고 훨씬 더 좋았어요.

  • 5. 제아이도
    '16.2.29 6:51 PM (1.230.xxx.121)

    경험해봐서 알아요
    정말완전 공감글이네요
    소속사는 절대 연습생인생 책임안져줘요
    데뷔못시킬겨면 내보내든지 하지않고
    그나이 먹도록 냅두는거죠
    연습생은 데뷔한듯말듯하니 자기가해온것 생각하니 그만 못두는거고ᆞᆞ
    하튼 이바닥 정말운이요
    너무 안타까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6484 여자셋, 둘이 친해지면 어떻게 하세요? 10 abc 2016/05/12 2,539
556483 아이 약먹이는게 너무 힘들어요^^;; 9 아이약 2016/05/12 1,423
556482 9억대 25평 vs. 34평 아파트 조언 부탁드립니다. 8 어렵네요 2016/05/12 2,591
556481 더워지니 얼굴에서 땀나는데 화장을어떻게해야 2 땀 줄줄 2016/05/12 1,239
556480 한번 이혼소송한 쪽이 또다시 이혼소송할 수 있어요? 2 궁금 2016/05/12 1,150
556479 컴퓨터 화면색이 변했어요..아시는분 계실까요? 4 - -;; 2016/05/12 964
556478 절친이 아기를 낳았어요~ 선물 좀 추천해주세용 5 다물맘 2016/05/12 934
556477 막내 아기때 동영상이 다 사라졌어요... 4 맴찢 2016/05/12 1,010
556476 [중앙][단독] “여론조사 응답률 10% 못 미치면 공표 금지 .. 1 세우실 2016/05/12 806
556475 사소한 일에도 버럭하는 중딩 아들 ㅠㅠ 9 .. 2016/05/12 1,905
556474 글 내립니다. 121 아들 2016/05/12 23,503
556473 마늘없이 열무김치 담글 수 있나요? 4 급질 몇가지.. 2016/05/12 1,043
556472 스키니청바지에 랄프로렌 흰색셔츠나 가는 스트라이프 셔츠의 코디 .. 3 .. 2016/05/12 1,823
556471 기초화장품 바꿨는데 좋네요 7 주관적으로 2016/05/12 4,720
556470 노인들이 입을 우물우물거리는 현상요 3 흰둥아참어 2016/05/12 3,388
556469 82쿡 주인장 김혜경 쌤의 진미채 무침 레시피 구합니다!!!!!.. 6 레시피 구해.. 2016/05/12 2,961
556468 내일 먹을 전복죽 오늘 해놔도 될까요? 2 이제 2016/05/12 836
556467 그린티 라떼만들어 먹을때 녹차가루요.. 4 김수진 2016/05/12 1,199
556466 오키나와 다녀오신 분들, 숙소 추천 좀 해주세요~ 7 오키나와 2016/05/12 2,308
556465 2016년 5월 12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1 세우실 2016/05/12 641
556464 영화 곡성...많이 무서울가요? 1 ,,, 2016/05/12 953
556463 울산 반핵단체 '신고리 5·6호기 건설 승인 저지' 2 후쿠시마의 .. 2016/05/12 615
556462 포스코, BBK, 론스타...권력형 비리 배후에도 조세도피처 2 moony2.. 2016/05/12 807
556461 수학 선행 순서 여쭈어요 6 .. 2016/05/12 2,307
556460 자기 아이 기저귀 혼자 간다고 자랑하는 젊은 엄마들 130 뒷 페이지에.. 2016/05/12 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