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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식구 수보다 적은 우산

... 조회수 : 2,191
작성일 : 2016-02-28 19:48:20

출근길에 비가 오면

집에 있는 아이들이 걱정이 되었다.

우산은 있는지...

우산이 고장나지는 않았는지...

직장에 도착하면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면 잊곤 했는데

마음 한곳에 아이들 우산이 멀정한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오늘 가족 외출 준비중

잊고 있던 우산에 대해 떠올라 아이들에게 각자 우산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다행이 우산은 있었고 멀정하였다.


남편이 운전하는 차안에서 창 밖을 바라 본다.

비가 눈과 함께 내린다.

비오는 날이면 항상 염려스러웠는데 아이들이 다 우산이 있어서 다행이다

비에 젖지 않고 그동안 학교에 갔다는 걸 알게 되어..좋았다.


왜 우리 엄마는 그랬을까?

우리집은 가난했다. 하지만 우산 하나 못 사줄 형편은 아니였다.

우산을 자주 잊어버려서, 아니면 식구 수대로 우산을 사지 않아서...

이유는 모르지만 초등학교 3-4학년 아니면 휠씬 더 어릴적

비가 오는 아침은 난감했다.

식구 수보다 적은 우산


엄마는 어린 나에게 우산을 줘어주지않고 비오는 밖으로 내보냈다.

비를 맞으며 학교를 간다.

비가 소나기처럼 쏟다 진다.

머리도 젖고 옷도 젖고 가방도 젖은체 학교에 간다.


그때 왜 떼라도 쓰지 않았을까?

엄마가 우산 없다고

그냥 학교 가라고 하면

그냥 가방을 메고 비오는 거리로 나왔다

그리곤 비를 맞으며 학교를 가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어린 나

가 불쌍해서일까?

난 아이들에게 우산을 사줘었으면서도

비오는 날이면

비오는 날 아침 아이들의 우산을 확인하지 않은 날이면

아이들이 비를 맞으면 학교에 가지는 않은지 하루 종일 걱정을한다.

바쁜 일과 속에서 그 걱정을 가슴으로 스며드는지...


그래서 우산을 사준 후에도 여전히 걱정을 한다.

IP : 39.119.xxx.111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2.28 7:57 PM (116.34.xxx.96) - 삭제된댓글

    어...원글님..토닥토닥은 이럴 때 하는 걸테지요? 저 좀 마음 아플라고 하네요. 원글님은 착하고 순한 딸이었군요..

  • 2. ..
    '16.2.28 7:58 PM (182.212.xxx.142)

    저도 가난했어요.
    엄마는 비가 오면 500원을 쥐어 주셨고 전 동네 슈퍼에서 비닐 우산을 쓰고 학교로 갔어요.
    전 비가 오면 평소보다 일찍 등교 했어요. 비닐 우산을 쓴 모습을 친구들한테 틀키기 싫어서
    등교 시에는 교문 앞에서 풀숲 같은 곳에 숨겨 놓고 하교 때 다시 찾아 쓰고 비가 멈추면 그냥 버리고 가고...
    저희 집엔 애들 우산이 넘쳐 나요.. 그것도 모자라 애들 가방에도 한개씩 꼭 넣어 주고

  • 3. ...
    '16.2.28 8:05 PM (220.75.xxx.29)

    우산은 정말 소모품이죠.
    여분으로 여러개 사다놓고 애들한테 항상 우산 괜찮냐 물어봅니다.

  • 4. ...
    '16.2.28 8:18 PM (59.28.xxx.145)

    저도 어릴적 멀쩡한 우산은 제 차지가 아니었어요.
    아들만 끔찍히 여기시는 엄마덕에 오빠와 남동생들은
    별도 보관된 멀쩡한 우산을 쓰고 저는 늘
    버리기엔 아까운 우산을 써야만 했어요.
    우산뿐만 그런게 아닌데 유독 우산에 대한 기억은 서글퍼요.

    저도 아이들 우산 만큼은 늘 살피고 신경쓰고 여분을 챙겨요. 그리고 제 우산은 아무도 못써요.

  • 5. 그랬죠
    '16.2.28 8:20 PM (211.205.xxx.222)

    그 맘 알아요
    저도 비 맞고 다녔어요
    우린 시골에서 자랐는데
    우산이 모자라 농사용 비닐을 잘라 덮어 쓰고 다녔어요
    서로 형제들끼리 우산 차지 할려고 싸우기도 하고
    왜 맨날 나만 비닐쓰고 가야하냐고 엄마한테 대들기도하고

  • 6. ㅡㅡㅡ
    '16.2.28 8:24 PM (180.134.xxx.154) - 삭제된댓글

    그냥 원글 자기연민에 빠진 감상같네요.
    정확히 나이는 모르지만 옛날에는 우산은 당시 물가에 비해 비싼 소모품이였어요. 동네마다 칼갈이 아저씨가 우산 수리도하고 녹 수리해서 쓰고 90년 초중반쯤 패션우산 나오기시작 했지. 가끔 일본이나 해외에서 사오는것도 진짜 귀한분에게 주는 선물이고 그리고 지금처럼 산성비 이런개념도 덜해서 비맞는거 예사였어요.

  • 7. 예전엔
    '16.2.28 8:28 PM (125.178.xxx.133)

    공산품이 귀했지욪
    식구 수 대로 우산이 없었어요.
    저도 교복입고 비오는날 대문간에
    서있다가 지나가는 동네친구 우산에 머리만
    끼여서 학교에 간 적이 있네요.

  • 8. ...
    '16.2.28 8:39 PM (221.155.xxx.204)

    70년대생인데요. 초등때 정도 우산이 귀한 시기는 아니었죠.
    물론 지금 처럼 우산이 흔해서 고장나면 그냥 버릴만큼은 아니었지만요.
    낮에 갑자기 비오면 엄마들이 우산가지고 마중와서 현관에 주루룩 서있었죠.
    원글님 글에 나와있잖아요. 가난했지만 우산 못 살 정도는 아니었다고.
    그냥 어머니 관심이 거기까지 미치지 않고 딸이 비맞는거를 안타깝게 생각 안했다는거예요.
    그 외에 다른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렸던 자신을 다독여주는게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 9. ^^
    '16.2.28 9:27 PM (124.56.xxx.134) - 삭제된댓글

    저희는 식구가 일곱 식구였는데 우산이 두 세개 밖에 없었어요.그나마 제대로 된 우산도 아니고 살이 꺾이고 휘어진 것으로요.엄마가 비닐을 씌워주며 그걸 쓰고 가라고 해서 울었던 기억도 나요.(서울에서 살았어요.)
    오후에 비가 오면 괜찮은데 아침부터 비가 와서 저벅저벅 거리는 신발 신고 학교 갔던 생각도 나요.
    친구들에게 창피해서 젖은 양말을 못 갈아신고(양말이 구멍이 나서 친구들에게 들킬까봐 갈아신을 수도 없었지만)수업 내내 발이 퉁퉁 부어있던 생각도 나네요.
    우리 아들,딸에겐 그 아픔을 주기 싫어 여러 우산을 사 모았는데 예쁜 우산을 보면
    어린 시절의 저한테 갔다 주고 싶어요.-힘들었지?ㅇㅇ하며.-

  • 10. DD
    '16.2.28 9:44 PM (180.230.xxx.54)

    저는 그래서.. 돌잔치 답례품으로 제일 좋아하는게 우산이에요.
    돈 주고 산거보다 싸고 튼튼하지도 않지만
    뭐 어때요.. 어차피 소모품인데
    이뻐서 구입한 우산
    돌잔치에서 받아온 우산
    넉넉히 있으니 든든해요.

  • 11. 아메리카노
    '16.2.28 9:58 PM (123.212.xxx.47)

    형제가 넷이었고 막내였어요
    집은 가난했구요
    우산이 항상 부족했는데 비가 오는 날이면
    그당시 초딩이던 저는 제일 늦게 학교가니까
    당연히 제우산은 없었어요
    하나 있었는데 그건 아버지가 쓰고 나가셔야하니까
    걸어서 10분 거리인 학교까지 저는 우산쓰고
    엄마는 커다란 비닐을 뒤집어쓴채
    저와 같이 학교가요
    제가 신발 갈아신고 교실로 들어가면
    엄마는 제가 썼던 우산 들고 다시 집으로 가죠
    아버지가 가져가셔야하니까ᆢ
    제옆에서 비닐을 뒤집어쓰고 가시던
    엄마를 아이들은 놀렸고
    저는 무척 부끄러웠어요
    지금 제나이때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엄마 생각나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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