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필리버스터를 보면서 의회정치에 대해 생각해볼 점

........ 조회수 : 510
작성일 : 2016-02-26 09:12:50

생각해볼 이야기가 많아 sns에서 읽은 글을 가져왔습니다.

--------

필리버스터는 시간을 지연하기 위한 행위인 것은 맞지만 기록 경신을 위한 경기가 아니다. 많은 언론들이 김광진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록을 깼네, 은수미 의원이 대한민국 헌정 이래로 최장시간의 필리버스터를 했다는 속보를 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한 이야기이다.

대한민국...은 필리버스터가 있는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등과 다르게 상정된 법안 내용과 다른 내용의 발언을 할 수가 없다. 미국 의회에서는 필리버스터를 하면서 전화번호부를 읽거나 요리책을 꺼내서 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20시간을 훌쩍 넘는 필리버스터를 하기도 한다(관련있는 얘기만 미친듯이 얘기하는 의원도 있다. 물론 영어로..).

하지만 김광진, 은수미 의원은 오로지 테러방지법과 관련된 얘기만으로 자신의 발언시간을 채웠다. 김광진 의원은 국방위원회 4년, 정보위원회 2년의 의정활동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는 발언이었다. 이제는 연륜마저 느껴지는 발언에 박수가 저절로 나왔다.

그리고 은수미 의원은 오랜 사회학 연구자이자 노동분야를 연구해온 전문가답게 테러방지법의 사회적 위험과 시민들의 기본권 침해에 대해서 차분히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가폭력인 고문의 피해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고 군인의 길을 걸었던 자신의 부친 얘기를 하면서 '애국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울림이 있는 이야기도 하였다.

두 의원의 발언을 모두 듣지는 못하고 띄엄띄엄 각각 두 시간 정도씩 들었는데 정말 이렇게 테러방지법과 관련있는 얘기들만 그 오랜 시간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그리고 다음 바통을 이어받은 사람은 정의당의 박원석 의원이다. 그는 이미 알려진 토론의 달인이자 프로필을 보면 홍콩대 인권법 석사를 했다. 아마도 오늘(24일) 안에 자신의 발언을 끝낼 생각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김광진, 은수미 그리고 박원석 의원 세 명 모두 비례대표라는 점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합의한 비례대표 줄이기가 왜 정치발전에 반동적 행위인지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의정활동과 이번 필리버스터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새누리당 비례대표 중 하나는 자신이 치료한 성폭력 피해자 이름을 버젓이 달고 지역구에 출마했지만서도..).

섣부른 예상이지만 이번 필리버스터는 대한민국 의회정치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다른 시선을 선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수적인 유권자들은 종편을 보면서 덩달아 같이 야당을 비판할지 모르겠지만 야당 지지자였으나 실망한 사람, 기존 정당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했던 사람, 의회정치를 혐오하던 사람, 사회운동을 하면서 반정치적이던 사람들은 이번 의회 내 논의를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으면서 의회정치가 왜 중요한지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기존 정당을 비판하고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사람들의 방식으로 얘기하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유능한 비례대표 국회의원들, 새롭게 의회로 편입된 신진 정치엘리트들이 의회정치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어쩌면 1987년 체제 이후 대한민국의 의회정치는 그런 작은 희망의 불빛을 보면서 생명을 연장하며 쫓아왔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사람들은 항상 그렇게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지금 보이는 이 작은 희망의 불빛을 더 크게 키울 것인지 희망의 불빛으로 비춰지지 않는 어둠과 함께 새로운 체제를 만들 것인지 말이다.

나는 선택했다.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IP : 210.97.xxx.1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기록갱신이 아니니까
    '16.2.26 9:21 AM (100.37.xxx.20) - 삭제된댓글

    체력도, 그리고 능력도 되는 의원들은 진짜로 스스로를 제한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원없이 하고 내려와 주셨으면 하는 맘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몇몇 의원은 조금 더 많이 풀어낼것이 있는데도 다음 분을 생각해서 내려오시는 듯한 분위기였거든요.
    아쉬움 없을 정도로 맘껏 평소에 국민들에게 하지 못해서 안타까웠던 정치적인 소신도 최대한 표현하실 수 있는 기회로 활용들 하셨으면 싶습니다.

  • 2. .............
    '16.2.26 10:50 AM (210.97.xxx.15)

    비례대표가 왜 중요한가를 느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2866 넌 집에만 있어서 꽉 막혔어.. 20 답답이 2016/07/04 6,500
572865 집이 있으면 청약못하나요? 6 .. 2016/07/04 3,025
572864 내용 지웁니다 22 괴로움 2016/07/04 2,971
572863 다단계 사업하는 친구 멘트 12 짜증나요 2016/07/04 5,664
572862 우상호 "초선 실수 빌미로 면책특권 제약안돼..과감히 .. 2 우상호 잘하.. 2016/07/04 709
572861 이거 위경련 증상 맞나요? 4 qas 2016/07/04 3,486
572860 전복 손질 쉬울까요? 수산물을 못만져요--;;; 12 초보주부 2016/07/04 1,735
572859 단독]박정희,성인의경지 찬양 70대친박, 캠코사외이사 선임 4 ㅇㅇ 2016/07/04 879
572858 아침뉴스에 "이별통보에 애인 태운 차 바다로".. 6 ㅇㅇ 2016/07/04 3,168
572857 편의점 도시락.. 3 도시락 2016/07/04 1,689
572856 중학생 등교한 후 연락할 방법? 5 덜렁이 2016/07/04 1,348
572855 한옥 공공 건물 - 청운문학도서관 1 .. 2016/07/04 580
572854 일주일-열흘 시간이 있다면요 질문 2016/07/04 496
572853 차 한대만 지날수 있는길에서 택시와 마주하게 됐는데... 6 .. 2016/07/04 1,790
572852 증권사 직원들은 주식으로 돈 많이 버나요? 14 궁금 2016/07/04 7,081
572851 혹시 ebs인강으로 수학선행 하는 자녀 계신가요..? 3 중학생 2016/07/04 1,874
572850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니 28 ... 2016/07/04 6,896
572849 호두 어디서 사서 드세요? 추천 해주세요 3 궁금 2016/07/04 1,000
572848 지금 겨울 파카 살수있는곳 있을까요? 2 하마아줌마 2016/07/04 856
572847 집구조 볼때 맞통풍이 그렇게 중요한건가요? 11 맞통풍 2016/07/04 7,769
572846 콜롬비안커피 원래 맛이 이러나요? 6 원래그런가요.. 2016/07/04 1,063
572845 반전세? 올전세? 임대인 입장에서.. 3 ... 2016/07/04 1,247
572844 고등 자식들 키우시는 분 들..아이가 짜증 많이 내나요? 16 고딩 키우기.. 2016/07/04 3,943
572843 얼굴이 오돌토돌하게 돼요... 7 피부미인되고.. 2016/07/04 2,513
572842 단순암기 못하는 아이ㅠ 6 중딩 2016/07/04 3,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