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44474383&page=0&sc...
세월호 희생학생인 김동혁군의 아빠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김동혁군의 여동생이 이제 단원고 2학년에 올라간다고 합니다.
오빠 대신 졸업하겠다고, 오빠를 언제나 만날 수 있기때문에 단원고에 입학했다고 합니다.
그 간절한 바램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단원고 도면을 단원고 선생님들과 유가족분들이 분석한 결과 기존의 공간을 재활용함으로써 부족한 8개의 교실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작년 11월에 알려졌는데, 단원고와 교육청등에서는 유가족들과의 협의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단원고 교실존치를 반대하시는 단원고 학부모님께♥
저는 오늘 애써 용기를 내어 이글을 올립니다
수학여행을 보내고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를 맞은지 2주기가 다가옵니다
스무살이 되었을 아들녀석 유골앞에 맥주한잔이라도 부어주며 천국이 좋은지 남은 가족의 안부도 웃으며 전하고 싶지만 그조차도 죄인의 마음으로 하지 못하는 부모입니다
단원고 교실존치를 반대한다는 움직임을 처음 접했을때 한숨과 눈물만 흘렀습니다
기습회의하는 강당에서 편가르듯 서로의 눈을 피해가며 쑤군대야하는 상황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내아들이 다녔던 학교
매일아침 웃으며 다녀오겠다고 갔던 그 학교에서 통곡을 하는 부모가 되어버렸습니다
단원고는 세월호 사건 이후 미수습자 가족이나 유가족에게 진심어린 위로조차 없었지만 그것을 따지고들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이유로 학교에 기탁되고 후원된 금품의 용도에 대해서도 묻지않았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쳤던 선생님들중 어느 한분도 아이들 죽음의 의혹에 적극 나서는분 없었으며 진실을 밝혀야한다는 현수막 하나 달아주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호흡을 품고 있던 학교가 단련된 "죄송합니다"란 입에바른 말로 가장먼저 아이들을 외면하는 섭섭함을 주었습니다
단원고 교실존치 문제로 저는 피켓도 들지 않았고 적극 나서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첫째 이유가 그 아이의 동생이 오빠가 그리워서 그학교에 다니기 때문입니다
행여나 남은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봐 부모의 나섬으로 아이가 힘들것같은...우려였습니다
둘째는 교실에 제가 자주 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부지런히 교실을 찾고 드나들었던 부모가 아니기에 강력히 "교실존치"를 외칠 양심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일에 억지를 부려서는 안된다는 양심의 소리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을 욕할 자격은 없는 부모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강력히 "교실존치"를 반대하는 여러분께 꼭 묻고 싶은것과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어서입니다
여러분은
1.세월호참사가 그냥 사고이며 250명의 단원고 학생의 생명을 앗아간 것이 단순히 그냥 운이 없고 불쌍한 이웃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2.자식을 잃고 그 과정을 지켜본 멀쩡했던 부모들이 통곡하고 분노하고 노숙하고 단식하고 삭발까지 해가며 알리려 뛰어다니는것이 그저 명분없는 반항으로만 보이는지요?
3.진실을 밝혀야한다고 650만이상의 국민들이 서명하고 해외에서까지 도움을 주며 겨우 특별법에 특별조사위원회까지 만들어서 밝혀달라는것이 남의일처럼 보이시는지요?
4.아직도 수습되지않은 4명의 학생과 2분의 선생님이 계심에도 재학생과 신입생을 위해 교실을 비워줘야 할만큼 교실문제가 시급하고 절실한 문제일까요?
5.정말 위 네가지 질문에 당당히 그렇다고 할 수 있으면 만약 그렇다면 단원고가 교실을 치우고 희생학생들을 뒤로 한채 세월호참사라는 역사적사건임을 외면하고 자유로워지기만을 원하는것입니까?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교실존치"반대를 결정하기 전에 정작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의 의견은 들어보셨는지요?
상상도 못한일로 이런 대립을 하게 된것이 저는 마냥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서럽기까지 합니다
돌아오지못한 빈자리를 평생 아파하며 멍에로 지고갈 부모들이 있습니다
차마 입장바꿔 생각해달라는 모진말은 못하겠습니다
이 상황을 내가 아는 어떤 누구도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
부디...제발...
조금 상황이 나으신분들이 역경에 서 있는 저희를 위해 마음한켠 내어주길 바랍니다
단원고가 아픔을 함께 딛고 더 큰 교육적 가치로 남겨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밤잠못자는 자식잃은 부모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