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하면, 북이 까불면, 전쟁을,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거다, 엄청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북 체제가 지속되면 핵과 미사일로 대한민국을 더 위협할 것 같으니, 가급적 빨리 북체제를 와해시키고 싶다는 거다.
물론 국내 총선용이라는 해석도 있기는 하지만, 개성공단이 일시 폐쇄되는 게 아니고 영구 폐쇄되는 거라, 올 4월이면 끝나는 일회성 행사에 불가역적이면서 항구적인 결정을 수단으로 동원하는 건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한다.
개성공단이 개방돼 있으면 남측 사람들이 인질로 잡혀 남측의 대규모 무력동원에 제약이 생기니 그걸 예방코자 한 것이다.
나는 경제정책에 관한 한 야당 (중소기업, 서민, 복지, 평등 등을 중시하는) 편이지만, 남북관계에 관해선 보수 편이다. 후자의 생각이 보다 현실적이라 보기 때문이다.
적대적인 두 체제가 협상에 의해 통일된 예가 역사상 몇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한 체제의 집권세력은 그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 그들에겐 목숨이 달린 문제일 수 있어 -- 통일이 되지 않는다.
결국엔 내분에 의하든 외부의 무력에 의하든 한 체제가 무너지고 다른 체제에 흡수되는 게 역사상 명멸했던 무수한 국가들의 운명이었다.
북도 예외가 아니다.
햇볕정책은 해결책이 아니다,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
우리의 희망대로 북이 점진적 개방을 통해 남과 합해지면 좋겠으나,
그렇지 않고, 지금까지 북이 해 온 대로, 시간을 벌면서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더 많이 갖게 되면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남이 하는 걸 쳐다만 보는 꼴이 된다.
그래서 전쟁을 통해서라도 분단 대결 상태를 끝장내겠다는 것인데,
남측의 의도/희망대로 전쟁하고자 해도 전쟁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전쟁의 열쇠는 남측이 쥐고 있는 게 아니라 북이 쥐고 있다.
박근혜 남은 2년 동안 북이 조용히 있으면 남이 먼저 전쟁을 일으킬 순 없다.
더욱이 전작권을 미국이 갖고 있으므로.
결국 시간은 가고 대한민국엔 새 정권이 들어설 것인데, 그 정권이 박근혜 정권 같이 강경매파정권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북은 이리저리 행동하면서 (다시 협상도 하는 듯 하면서) 시간을 끌다 결국엔 핵을 가질 거다.
무력에 의한 흡수통일엔 피해가 너무 커, 북에 남한의 김재규 같은 인물의 등장이 더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