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도 넘고, 나이도 동갑인데 참 안 맞고 안 친해져요.
정치성향은 물론, 대화으 포인트가 다르고 화제의 절반이 사람 욕.
시댁 어른부터 안 까는 사람이 없어요.
그러다 친정 돈자랑, 심심하면 자식자랑. 그러다 제일 먼저 취해서 목소리는 또 얼마나 큰지.
돈없는 시부모는 아예 무시한지 오래고, 가끔 언니랑 형부있을 때 살살 눈치보면서
형식적인 예의나 갖추지만 우린 또 알죠.
제일 가까이 살면서 필요할 때 애 맡기고, 온갖 반찬 다 얻어다 먹으면서
일년에 한두번 명절에 오빠가 술한잔하자 초대하는 거 말고는 부모님도 그 집 가본 일이 없죠.
우리 가족도 뿔뿔이 살다 명절날 만나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텐데
좀 편안히 얘기 흐름을 내버려두면 될텐데 사사건건 말 끊고 끼어 들고
자기가 꼭 화제의 주도권을 가져가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같아요.
그렇다고 하는 이야기가 뭐 특별하냐, 하면 아무 영양가없는 자기 직장동료 흉,
오빠네랑 부부동반 모임 사람이 결혼을 몇번 했네, 같은 지역 사는 언니만 같이 아는 무슨 그쪽 동네 학부형 얘기.
내가 그 딴 얘기나 들으러 고향까지 비행기표 끊어 간게 아닌데
기껏 식구들 자리 잡고 모인 자리에서 저런 얘기로 대화 시간의 70프로를 날려버려요.
뭐랄까, 딱히 책잡힐 것도 없는데 새 언니의 그 쎈 기에 눌린 우리 가족들은 그냥
좋은 게 좋은거다, 웃어주며 넘어가는 편인데
전 새 언니 저런 태도때문에 명절 가서 조용히 부모님, 언니네만 따로 만나고 올까 심각하게 고민중이에요.
새언니 덕분에 대화으 90프로가 모르는 이야기인 우리 남편은 먼길 갔다 완전 바보되는 분위기구요.
그나마 다들 모인 술자리는 저녁 한번뿐이니. 부모님들이야 따로 얘기나누고 챙겨주시지만요.
남편한테 미안할 지경이에요. 저 수다 듣자고 먼길 데려 왔나 싶어서.
그 새언니 남들 표정이라도 좀 살펴보지. 하긴 남편인 우리 오빠가 좋다고 호응해주니 뭐.
진짜 일년에 한 두번, 오빠 집에 모일 때 술상 한번 봐주는 게 다예요.
그마저도 안주는 우리가 고기도 재워가고, 전 가져오고, 회 떠가고, 정작 자기는 마른 안주랑 잔 몇개 내오는 건데
청소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청소한다고 몇시간씩 우리 부모님 집에서 기다리라 하는데
막상 가면 마루만 휑하고 화장실은 가자마자 살짝 지린내 풍기고 50평 넘는 집 청소 힘들다고 하소연하는데
우리 가면 발딛는 공간이라고는 애들 노는 방하나, 거실, 화장실 뿐이거든요.
설거지도 거들고, 근데도 오빠는 한 5분 자리뜨면 와서 앉아라. 즤 마누라 혼자서만 일한다 쌩난리;;
그럴 정도 아니구만 보는 내가 다 민망.
하여간 목소리 크고 남 얘기를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이 가까운 가족이란 게 이렇게 싫은 줄 몰랐네요.
가족중에 저런 스타일이 별로 없어서.
질투는 또 얼마나 많은지. 더 공부 잘하는 우리 아들은 아예 성적 얘기 말도 못꺼내게 원천봉쇄.
엄마한테 그랬다네요. 형 칭찬하면 조카가 서운해한다고.
순진한 우리 엄마, 우리 아이 칭찬은 딱 우리끼리 있을때만. 자기는 사람들 다 모인데서 초딩 아이 백점,반장 자랑 하고 싶은대로 떠들고
명절 부모님 생신 딱 일년에 두세번 보는데도 참 싫으네요.
그냥 원가족끼리만 만나는 문화로 좀 바뀌면 좋겠어요.
접때 무슨 일로 삐져서 가족 행사 안 오니, 우리끼리 조용하고 평화롭게 조근조근 오랜만에 못하던 이야기도 나누고
참 좋더구만. 성품좋고 지혜롭고 똑똑한 여자들도 널리고 널렸구만, 울 오빠 그 화상은 참 사람보는 눈도 없지. 지보다 훨씬 조건 쳐지는 우리 시아버주버님도 착하고 경우바른 울 형님 어디서 잘도 만나왔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