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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러시아산 명태를 구입한다면, 방사능에 오염됐을 확률이 다른 수산물보다 높으니 유념해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수산물을 대상으로 방사능 오염 여부를 분석한 결과 '명태>고등어>대구=다시마' 순으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의 검출 빈도가 높았다.
2일 광주환경운동연합과 (사)환경과자치연구소, 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유통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과 부산, 광주 지역의 대형마트 및 시장에서 구입한 명태와 고등어, 대구, 미역, 오징어, 꽁치 등 11개 종류 총 150개 시료를 대상으로, '고순도 게르마늄 감마핵종분석기'를 이용해 방사능 오염 여부를 분석했다.
세슘-137, 대형마트 러시아산 명태서 검출 확률 높아
그 결과, 시료 150개 시료 중 10개의 시료(검출률 6.7%)에서 세슘-137이 검출됐다. 평균 검출농도는 0.41㏃/kg(최대 0.77㏃/kg)로 국내의 식품내 세슘 허용 기준치 100㏃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세슘-137'은 반감기가 30년인 방사성 물질로 인체 내에 다량 축적될 경우 골수암과 폐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주로 원전의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오염된 주변 지하수 및 토양, 바닷물 등에서 검출된다.
시료별로 살펴보면, 명태가 4건으로 검출률 13.3%를 기록했으며, 명태부산물(맹태곤, 명태알) 2건(14.3%), 고등어 2건(6.7%), 대구와 다시마가 각각 1건(3.4%, 7.7%) 등이다.
원산지는 러시아산이 6건(전체 13%)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데 이어 국내산 2건(2.7%), 미국산과 노르웨이산이 각각 1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수입산이 차지하는 검출 비율은 전체 10.7%로 국내산에 비해 약 4개 정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판매장소별로는 대형마트에 구입한 91개 시료 중 11개에서 평균 0.41%의 세슘-137이 검출된 반면, 시장에서 판매되는 시료에서는 단 한 건도 검출되지 않았다.
주목할 것은 수산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 된 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지난 4월 환경운동연합, 한살림연합, 시민방사능감시센터가 발표한 '국내유통식품 및 공산품의 방사능 분석결과 보고서'에서도 국내는 물론, 러시아와 일본 등의 수산물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
다만, 해외에서 수입한 수산물이 국내산에 비해 약 4배 정도 세슘 검출 빈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산 74개 시료 중 명태 7개, 가리비 2개, 임연수 1개 등 총 10개(검출률 13.7%) 시료에서 세슘이 검출된 반면, 국내산 수산물 178개 시료에서는 꽁치와 대구, 명태 등에서 각각 1개 씩 총 3개(검출률 1.7%) 시료에서 세슘이 검출됐다.
또, 일본산 녹차 3~4개 품목 중 한 개 제품에서 검사시료 중 가장 높은 수치인 4.9㏃/kg의 세슘이 검출됐다.
유통식품 방사능 오염 올해만 53건 확인... "섭취 제한 가이드 만들어야"
수산물 이외 제품의 방사능 오염은 정부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가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14년 유통식품 방사능 검사결과 현황'에 의하면 현재(11월 24일 기준)까지 누적된 농수축산물 및 가공식품의 세슘과 요오드 검출 건수는 모두 53건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농산물이 30건으로 가장 높고 뒤를 이어 수산물과 가공식품 등이 11건을 기록했다. 축산물에서는 1건이 검출됐다.
세슘이 검출된 농산물은 국내산 건표고버섯(세슘농도 1~4㏃/kg)과 표고버섯(1~10㏃/kg), 중국산 건고사리(1~8㏃/kg), 건능이버섯 등이다. 이외에도 러시아산 건목이버섯(13~22㏃/kg)과 프랑스산 냉동블루베리(11㏃/kg)에서도 세슘이 검출됐다.
수산물은 국산 다시마에서 6~20㏃/kg의 요오드가 확인됐으며, 파래와 미역에서도 각각 1-2㏃/kg의 방사능 물질이 분석됐다. 요오드의 허용기준치는 300㏃/kg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만산 꽁치(1㏃/kg/)와 러시아산 대구(16㏃/kg) 원양산 청상아리(1㏃/kg) 등에서도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
축산물에서는 뉴질랜드산 쇠고기에서 세슘 3㏃/kg이 분석결과 나타났으며, 가공식품의 경우는 국내산 녹차와 과채음료(2~3㏃/kg), 중국산 황태채(3~5㏃/kg), 일본산 맥주(1㏃/kg), 인도네시아 및 케냐 등에서 수입된 홍차(1~2㏃/kg)가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시료분석을 맡은 이윤관 박사(시민방사능감시센터 소장)는 "방사능 오염농도가 기준치에 못미치는 미량이지만 취약계층인 임산부와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며 "정부가 시중에 유통 중인 식품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공개해 국민들이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혜정 시민방사능센터 운영위원장은 "일본산 식품 수입시 중국과 러시아, 대만 등 주변국가 수준으로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일본산 외 식품 전반에 대한 방사능검사 확대는 물론 시중 유통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방사능오염 우려가 높은 식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섭취 제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