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계신 많은 분들은 아마 저와 같은 상황을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고
그 과정을 견뎌 본 일이 있는 분들이라 제 마음을 이해해주실지도요
지금껏 저보다 저를 더 많이 좋아해 주는 남자분들만 운좋게 만나왔고
그래서 어느 정도의 표현을 하면 그 배 이상으로 피드백을 받는 충만한 사랑을 해왔어요
얼마 전 헤어진 남자친구는 제가 첫눈에 반한 유일한 사람이었는데요
정말 어렸을 적부터 꿈꾸던 완벽한 이상형이었어요
체형 목소리 얼굴 피부 웃음소리 키 활발한 성격.. 제가 만나온 남자들과 정반대였고
보자마자 한번에 끌렸던 거 같아요.... 알고보니 그 남자도 제게 관심이 있었고요..
그래서 객관적으로 저보다 떨어지는 학벌 배경 직장 연봉 등의 스펙들도 따지지 않게 되더라구요
이전 남자친구들에겐 항상 자기한테 관심없어 보인다, 심드렁하고 도도해보인다 라는 소릴 듣곤 했었는데
이 남자친구에겐 제가 안달하게 되고 집착하게 되더라구요..
외모도 잘난 친구다 보니 항상 주변에 여자도 많았고 제 곁을 떠날까봐 항상 걱정했었네요
시간과 돈을 내가 더 많이 들이게 되고 모든 데이트도 무조건 그 남자 위주....
남자친구도 물론 저에게 잘하려 노력했지만 제가 거의 맞추다시피 해왔네요
남자친구가 어느새부턴가 변했다는 건 제가 제일 먼저 눈치챘어요
다정하던 남자가 어느새부턴가 짜증내고 제게 상처주는 말을 툭툭 던지고 내가 슬퍼 울면 외면했죠..
언제부턴가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싶다고 내가 구걸해도 억지로라도 해주지 않았는데
술 먹고 자기 기분 좋을 때만 사랑하는거 알지? 한마디 해주면 전 또 사르르 녹고..
어느새부턴가 오지 않는 연락을 기다리는 건 저였죠.. 그 사람은 내가 연락 하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은데...
이 남자는 늘상 맞춰주고 자기 한마디 한마디에 눈치보는 나를 언제부턴가 아래로 봤나봐요
이기적으로 상처주고 못되게 굴어도 꾹 참고 달래주는 제가
엄마같이 무한한 사랑을 주는 편한 존재였던거죠
어느 날 연락문제로 다투다가 제가 자기에게 의존하는게 징글맞고 싫다고
솔직히 자기도 힘들고 정 때문에 만나는 거 같으니 그만하자고 이별통보를 하더라구요
제가 다시 생각해보라 매달리니 우린 너무 안맞고 다시 만나도 반복이라고 너무나 냉정하게 돌아섰어요
전에도 종종 남친이 홧김에 헤어지자고 말하고, 제가 냅두면 며칠 뒤에 스르르 연락오곤 햇었는데
이번엔 다르네요.. 한달이 되어가는데 아무 연락이 없어요
이번에도 전 더 잡을 용기도 없고요 힘도 없네요
사귀면서 다 퍼줬는데 이젠 감정의 우물마저 다 말라버린 느낌이예요
지금 마음은.... 허탈함.. 그리움... 미움.. 미련....
이렇게 좋아하던 사람과 깨지고 나니 데미지가 이렇게나 크네요
어떻게 한달이 지나니 정상생활은 할 수 있게 되었지만 하루가 지날수록 더 보고싶어요
그저 여느때처럼 헤어지고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집앞에 찾아와서
생각나서 사왔다면서 제가 좋아하는 과자 내밀 거 같은데요
퇴근 길에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아 자꾸 기대하게 되고요..
연락하면 안되겠죠?
몇몇번의 연애를 통해 이렇게 끝나버리는 건 인연이 아니기 때문이란 걸 너무나도 잘 아는데
연휴에도 종일 그 사람 생각만 하게되는 날 그 사람은 모를텐데
연락하고 싶어져요 자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