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자들 수다에 끼어들지 못해요.
우선 여자들 대화 템포를 못 맞춰요.
제가 학교때 글도 잘 쓰고, 공부도 잘 하고,
친구들한테 인기도 많은데도.
여자들 모여서 떠는 수다에서는 찬밥이에요.
내가 얘기하면 말이 맥이 딱 끊겨요.
같은 얘기도 재미없게 하구요.
너는 왜 같은 말도 그렇게 재미가 없게 하냐. 이렇게 말하는 친구가 있었네요.
그 친구가 고맙기까지 했어요. 어찌나 내가 말만 하면 끊기는지, 왜 그러나 싶은 터라.
그러다보니 수다떠는 자리에 끼지 않게 돼요.
사실 그런 자리에서 오가는 대화가 별로 흥미롭지 않기도 하구요.
차라리 문학작품을 읽거나 신문을 읽는 게 더 생산적이어 보이거든요.
근데, 나이가 들어가니 수다에도 끼고 싶어요.
저도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저는 수다라는 것이 나를 소외시키는 괴물 같아서, 멀게만 느껴졋는데요.
제가 82를 1년 조금 넘게 하다보니,
수다의 템포, 분위기를 조금 알게 됐습니다.
분석까지는 안 되네요.
미용실, 사우나, 시댁 여자들 대화에서
소외되다가
오늘은 미용실에서 가장 말을 재미있게 잘 한다는 아줌마가 오셨는데
4명이서 하는 대화에서 .. 그 중 두 명은 말을 아주 잘 하는 아줌마..
나머지 한분도 안 밀리는 분, 그리고 저..
제가 안 밀리고 말을 잘 하는 겁니다.ㅎㅎ
이게 다 82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