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외국살이 할때.
그때 희한하게 혼자만의 고독과 외로움을 즐겼었는데
그때 늘 빠지지 않았던게 맥주와 와인이었어요.
와인 한병을 나발 불고도 늘 부족했고..
맥주도 진짜 술고래처럼.
하루라도 술이 없으면 안되었었죠.
어느날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집에 술을 사올때 맥주 천짜리 딱 한병만 사왔었어요.
제가 있던 곳은 밤 9시면 마트고 뭐고 문을 다 닫고 그 이후에 술을 살 곳이 없었어요.
아주아주 드물게 24시간 하는 편의점이 있었지만 삼십분 이상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나가야 하는.
심지어 야외에서 술마시는게 불법인 곳이었죠.
그렇게 굳게 결심하고 술을 마셨는데 아니나다를까 술이 너무 모자르는데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온 찬장이며 여기저기 다 뒤져냈는데
제 눈에 딱 보이는게 미림.......,,,,,,,,,,이거 알콜 14프로인가 하는거 아세요?ㅎㅎ
아...차마 하다가 결국에 딱 마셨는데 소주에 미원탄 느낌...?ㅋㅋㅋ
아..그때 왜 그랬나몰라요.
또 어느날 겨울은 괜히 술 적게 사와 마시다가 마트 문닫기 30분전 부터 초조해지더군요.
기어이 문닫기 오분전에 슬리퍼발로 뛰쳐나와 눈길에 미끄러져 나동그라진적도 있구요.
저희 집 근처에 태국 주인이 하는 편의점 같은게 있었는데 거기에 빈병을 가져다 주는데
(거기도 빈병 가져다 주면 돈 줘요. 꽤 쏠쏠했다는..
우리나라 맥주 페트병이 거긴 병으로 되어있어서 무게가 꽤 나가거든요.)
두손 가득 봉지로 낑낑 거리며 가져다 주는데 절 어찌나 이상하게 쳐다보던지.
뭐..옛날 이야기예요. 이상하게 그때 정신적으로 허했어요.
한국 들어오기 6개월전부터 ymca에 운동 등록해서 운동하며
그 좋아하고 중독적으로 마시던 술 일주일에 딱 하루..대신 그때만큼은 코가 비뚤어지게..로..바꾸고
살 10키로 빼고 한국들어왔네요. 들어왔더니 다 깜짝 놀랬어요. 예뻐졌다고.ㅋㅋ
지금도 술을 즐기긴 하는데 저때처럼은 아니죠 절대로.
암튼 요즘도 요리할때 미림 자주 쓰는데 쓸때마다 생각나요.
미친듯이 술뒤지다 기어이 미림을 마셨던 제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