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환경이나 성향이 비슷한 수준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걸 많이 들었지만.... 진짜 실감해요.
익명의 자게니까 하소연좀 할께요.
결혼한 시누만 둘 있고, 동서는 없어요.
시누들은 시댁과 가까이 살고, 저희는 대중교통으로는 4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삽니다.
시부모님이 아직 일하십니다. 명절에도 바쁘시구요.
주로 명절에 저 혼자 음식을 해야 합니다.
남편은 다른 집안일은 잘 도와주는데 주방일 (음식과 설겆이)는 전혀 돕지 않습니다.
밥에 김치만 먹고 사는 식성이시라 집에 기본적인 양념도 별로 없어요.
제가 뭔가 사다두면 그냥 두십니다.
아무리 이건 어떻게 저건 어떻게 드셔라 이야기 해도 어디 있는지도 모르시고 해서 결국 다 버립니다.
그래서 명절 전부터 메뉴구상, 대략 밑준비 해서 명절 전날쯤 시댁에 갑니다.
전업아니고.. 야근 많은 직장인이에요.
도착하면서 밤까지 동동거리며 음식준비, 그걸로 시부모님 모시고 저녁식사 하구요.
명절 당일 아침먹고 치우고 나면 시누들이 가족들과 옵니다.
그럼 그사람들 식사준비, 간식준비 모두 제 몫이구요.
가끔 시어머니가 시누들에게 설겆이 해라 과일 깎아라 시키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냥 앉아서 먹고 그자리에 그대~~~로 둡니다.
초등생 아이들과 함께 와서는 집에 갈때까지, TV만 주구장창 보고 있구요.
결혼 초에 윳놀이라도 하자 했다가 분위기 싸~ 다들 어찌나 귀찮아하는지...
정말 다 그자리에 앉아서 꼼짝들을 안합니다.
좋아요. 여기까지는 며느리니까... 그렇다고 치고.
이제 나도 음식도 다 했고, 정리도 다 했으니 친정엘 간다면 시부모고 시누고 합심해서 눈치줍니다.
특히 시누들... 뭐 나랑 얼마나 친하다고 왜 벌써 가냐고... 같이 놀자고.
TV만 보고 앉았으면서 놀긴 뭘 놀아요.
다행히 남편이 미리 약속한 시간 되면 왠만하면 자리털고 일어나서 친정에 가줍니다만...
그 떠나는 뒤꼭지에 대고 언제 올래, 자주와라, 전화해라 어쩌구저쩌구도 듣기 싫습니다.
어떤때는 장을 보러 가야 한다는 둥, 뭐 살게 있다는 둥 해서 저희를 끌고 외출을 하기도 합니다.
차가 없는것도 아니면서 꼭 그렇게 아들 차로 가고 싶으신건지....
간다는 곳도 꼭 친정이나 저희 집이랑 반대방향.... 명절에 차량 정체를 뚫고 거의 한시간 이상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게 가서 사오는게 간장, 밀가루, 식용유면 말 다했죠.
남편은 처가에 가는걸 좋아합니다. 가면 대접받고
거하게 저녁차려 먹이고, 잠깐 쉬고, 윳놀이나 카드놀이, 보드게임 등 좀 하고 나면
(조카들까지 같이 놀 수 있는 놀이를 주로 합니다.)
피곤할테니 얼른 집에 가라며 좋아하는 음식 바리바리 싸주시는 장인장모 계시니까요.
요즘 독감이 유행이라는데....
독감걸렸다 뻥치고 집에 있고 싶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