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살면서 겪는 어려움.. 가치관이랑 성격도 변하게 만드네요.

fkgm 조회수 : 1,393
작성일 : 2016-01-29 01:18:52
저는 심리검사 받았을 때 굉장히 의존적이고 내성적이라고 나왔어요.
구시대적인 여성의 모습을 생각하시면 딱 그게 저에요..
내 인생은 평범하니 별 다른 일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고요.


부모님이 능력이 있으시니 알아서 챙겨주시겠지 하며.. 세월이 흘렀는데..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기도 당하고 결국 파산까지..
그 과정에서 저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부모님에 비할 건 못되지만요.

저는 무척 의존적인 사람이라.. 주변인들한테 항상 의존했거든요.
특히 감정적으로는 더더욱..
그런데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들과 말할 수 없었고..
정신적으로나 뭘로 절 도와줄 사람은 없는 거였죠.
저만 세상에 덩그러니 발가벗겨진 채로 내동댕이 쳐진 기분이었어요.
전 추위에 대비할 힘도 기르지 못한 나약한 상태였거든요.

저만 힘들고 제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같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게만 보였죠...
그들이 고민 걱정거리가 있더라도 내 삶에 비할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저의 삶은 죽지못해 사는 삶이겠구나 싶어 더 우울했어요.


비슷한 시기에.. 나이먹고 한 첫 연애에 실패해서 유리멘탈에 멘붕이 왔습니다.
부모님, 남친, 친구에게 정신적으로 많이 의존하던 삶이 기댈 곳이 없어지니
미칠 것 같이 불안했고.. 그걸 표면화시키서 친구에게 징징대고 하소연하니
좋은 소리도 한 두번이죠. 위로해주던 친구들도 절 멀리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직장에서도 짤릴 뻔 했고요.. 나가라고 그럽디다..
특별히 제가 뭘 잘못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제가 맘에 안든다는 거죠..


이전까지 안일하게 평범하게 살아온 저에게 이러한 일들이 큰 불행이었죠.
생각해보지도 못한 엄청난 불행이라고 느껴졌거든요..
아 이건 극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요.
저 중에 하나만 와도 멘붕이잖아요.



우울에 늪에 빠져있다가 상담을 받았고 해결은 못했지만
기분은 많이 정상적으로? 컨트롤되는 상태로 돌아오더라고요.
꾸미고 예능보며 웃고 운동하고 몇 달을 보내니 기분이 차츰 좋아지더라고요.
그런데 깊이있는 깨달음은 얻지 못하고 상담료가 부담이 되어 그만 뒀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여러 사람들 겪으면서 역지사지하는 마음이 생겨나
날 버렸던 첫 남친이 어떤 마음이었겠구나... 이해가 되더라고요.
더이상 밉지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런 마음을 가질 자유가 있는 것이고
제가 그걸 속박하는 게 말이 안되는 일이잖아요...
내가 좋아해도 상대가 날 싫어할 때 온전히 인정할 수 있게되었어요.
그 사람 마음은 그 사람 것이니까요.. ㅎㅎ
아니면 마는 거죠. 인생은 어차피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거잖아요...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다...
남한테 너무 의지하지 말고.. 나 혼자 잘 견뎌보도록 노력해보자.
위로는 말뿐이고 실제로 견뎌야하는 것은 나 혼자이니까..


그리고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남들 인생이 행복해보이는 것은 그게 내 인생처럼 가까이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 인생의 고통의 총량은 비슷할 것이다.. 하며 남들과 비교도 안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막둥이 혹은 외동처럼 보였다는데..
지금은 장녀같은 마음가짐으로 살고있어요.
어차피 제 인생은 제가 사는 거니까 되도록 자립심을 가지려고요..





넘 주저리 썼나요. ㅎㅎ
우울감 좌절감이 남긴 제 얼굴의 푸석함은 원상복구가 안되었지만요..
뮌가 성취감이 커져 제 삶에 확신이 생기면 표정도 달라지겠죠??
IP : 180.70.xxx.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런글들볼때마다
    '16.1.29 1:30 AM (103.51.xxx.60) - 삭제된댓글

    제얘기를 보는것같아 같이맘이울컥해지고
    자기연민을 느낍니다
    고통총량제라...
    사람들의 고통은 비슷하지않고 태어날때부터 출발선이 다른것같아요. 저도 살면서 남들이겪지않아도될모진일들을 많이겪어서 살기싫단생각 많이했고 뭐..지금도 하고있지만
    본인이 극복해야하는것같아요.
    (하지만 지금 시대는 혼자 맨몸으로 극복하기에는 각박하고 힘겨운 시대같습니다..)
    우리같이힘내요~

  • 2. 잘 견디고 계시네요
    '16.1.29 1:44 AM (100.37.xxx.20) - 삭제된댓글

    의외로 강하게 크신거죠.
    의존적이고 내성적인 성향이라고 해도,
    힘들지만 바꾸려는 의지를 가지셨나봐요.

    토닥토닥.
    모퉁이 돌면 더 커버린 자신이 서 있을 거예요.

  • 3. 바람보다 나무
    '16.1.29 3:10 AM (24.114.xxx.244) - 삭제된댓글

    제가 좋아하는 글인데...어리석은 사람은 화살을 두번 맞아요. 어려운 일을 당했을때 남을 미워하거나 자기 자신을 학대하면 결국 내 자신에게 두 번째 화살을 향해 쏜 것이나 마찬가지더라고요. 누구나 힘든일을 겪을 수 있지만 그 다음에 어떻게 반응하고 일어나는가에 따라서 운명은 달라져요. 저도 최근에 힘든일을 겪었는데 보란듯이 그 사람한테 잘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요. 능력이 없는데 욕심을 내는게 아니라 과거처럼 잘나가던 모습만 보여주려고요. 조금은 후회하길 바래요. 님도 힘내세요. 웃는 표정도 연습하세요 ㅎㅎ 웃는 사람에게 복이 옵니다.

  • 4. ...
    '16.1.29 5:11 AM (14.36.xxx.143)

    외부할동을 늘려보세요. 집에 계시면 혼자 생각만 많아지죠. 그럼 우울증도 심해지고 편협해지는것 같더라구요. 뭐든 일단 부딪혀봐야하지 않을까요? 마치 상처받고 욕먹을까봐 생각은 많은데 너무 움츠러드신것같아요.

  • 5. 엄선생
    '16.1.29 8:21 AM (59.11.xxx.237)

    글을 잘 쓰시네요.

    님의 마음에 공감이 가요.^^

    저도 큰 시련을 겪고 많이 변했거든요.

    살면서 정말 중요한건 시련의 유무가 아니라 시련이 닥쳤을 때 대처하는 자세라는 걸 배웠어요.

    역지사지 마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해한다고 착각하는 자신을 저는 계속 타일렀어요.

    본인이 아닌 이상 그 사람을 이해할 순 없다.

    그러므로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다고해서 타인을 원망하지 말자.

    그 것이 가족일지라도 삶은 결국 혼자서 꾸려 나가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우리 같이 힘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0429 임산부는 어떤 비타민을 복용해야 할까? 1 주의할점 2016/02/23 416
530428 이대 법대생 하지혜양 어머니 17 명복을 빕니.. 2016/02/23 5,061
530427 동룡이는.. 9 꽃청춘 2016/02/23 2,055
530426 유모차 끌고 뷔페 식당 갈 수 있을까요? 12 .... 2016/02/23 1,558
530425 백팔배 운동요. 무릎 안다치나요? 10 ... 2016/02/23 3,202
530424 이 옷 살지 고민중이네요 10 2016/02/23 1,588
530423 강아지 사료 사면 유통기한이 보통 몇 개월 남나요 2 .. 2016/02/23 814
530422 KT 내부고발자, 복직 2주만에 또 징계하나 1 샬랄라 2016/02/23 531
530421 아줌마가 되면 왜 목소리가 커질까요? 19 목소리 2016/02/23 3,340
530420 다과상.. 영어로 뭐라고 해야할까요? 7 쑥스 2016/02/23 1,612
530419 초등2학년, 4학년있는 가족 선물 뭐가 좋을까요? 4 리플리 2016/02/23 420
530418 전기세 폭탄~ 도와주세요. 31 아이러브커피.. 2016/02/23 8,773
530417 오늘 날씨에 아우터 뭐 입으면 좋을까요 7 40대 2016/02/23 1,554
530416 통화무제한 밴드요금제 쓰시는분들.. 2 sk* 2016/02/23 837
530415 순수순진한 아들 2 아들맘 2016/02/23 1,020
530414 "음식 늦는다" 식당 난동 교수, 알고보니 야.. 29 .. 2016/02/23 15,484
530413 휘슬러 부품구입처(강남구) 2 ㄱㄴ 2016/02/23 764
530412 저도 예비중등 사소한 질문입니다. 11 교과서 2016/02/23 1,247
530411 집나와라뚝딱 재밌게 보는데, 넓은미국집들 관리 어케하나요? 21 2016/02/23 5,042
530410 그림 잘 그릴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7 ... 2016/02/23 1,246
530409 골프와 스킨십 5 초보 2016/02/23 5,487
530408 사업하시는 남편두신분들요...요즘 어떠세요? 5 러시안블루 2016/02/23 2,560
530407 여자 서른일곱인데요.. 2 ui 2016/02/23 1,704
530406 [펌] 영화 동주를 또 보고 싶은 사람이 궁금한 다섯 가지 이야.. 2 zzz 2016/02/23 896
530405 라섹 후 언제쯤 눈화장 가능할까요? say785.. 2016/02/23 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