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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를 입양 보내고...너무 슬퍼요

길냥이집사 조회수 : 1,930
작성일 : 2016-01-28 14:05:10
작년 초 가을 즈음에 박스들 사이에서 고양이 소리가 나서 봤더니, 완전 애기 고양이가 울고 있었어요.
처음엔 경계를 하더니, 아이 컨텍 몇 번 하고, 참치 캔 주니, 주위를 살피면서 와서 먹다가 도망 가고.
그러기를 여러날..손에도 잡히는 고양이가 돼서, 우리집 고양이라고 생각하고 밥 주면서 돌봤어요.
주윗분이 키운다고 데리고 가셨는데, 우리 딸래미가 가서 찾아오고..
말이 길 고양이지 우리 집과 가게를 왔다갔다 하면서 키운 것이 6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제가 출근하려고 나오면 제 발보다 한발 앞서 가서, 가게 앞에서 기다리다 문이 열리면 바로 들어가고, 
자기 의자 찾아서, 자다가 깨면 저한테 와서 얼굴 부부고 손을 핥고, 쭉쭉이도 잘 해줬던 귀여운 놈이었는데.
가게에서 늘어지게 자다가 똥 싸고 오라고 내 보내면,우리 집 현관, 자기 집(스티로폼 박스)에 들어가서 기다리다가, 
부르면 가게로 들어와서 놀고...이러기를 6개월 가까이 했는데...

다른 분께 입양 보냈습니다. 제가 가게를 이번달 까지만 해서, 고양이를 계속 봐줄 수가 없어서, 정말 쓰레기통 뒤지는 길고양이가 될까봐 주인 찾아서 보냈습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바로 현관문 열면 기다렸다는 듯이 현관으로 들어와서 밥과 물을 먹고, 출근 준비가 끝나면 나와 발 맞춰서 같이 출근하고 그랬는데..

오늘도 일어나 현관 문을 여는데, 지 집위에 앉아서 내가 일어나서 부르기를 기다리던 녀석은 없고, 집과 먹이통만 있네요.
눈물이 나더군요. 지금도 눈물이 나네요. 보고 싶어요ㅠㅠ
혹시나 찾아서 올까봐 가게 문도 열어 놓고 있는데, 안 오겠지만..못 오겠지만, 그래도 기다려지네요.
다시 데리고 올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네요.
고양이가 차로 5-10분 거리를 찾아올 수 있을까요?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그냥 길고양이로라도 제가 돌봐줄 껄 그랬나봐요. 

집에는 4년 된 강아지가 있습니다. 같이 키울 생각도 했는데, 우리 강아지가 고양이를 보면 너무 겁을 먹고, 고양이는 강아지를 할퀴고 그랬어요.
남편이 동물 한마리를 키우는 것은 양보하겠다, 하지만 고양이도 데리고 들어오면 자기가 집을 나가겠다고 진지하게 얘기를 해서 포기를 했구요. 

제 손으로 잡아서 케이지에 넣는데, 나를 쳐다보던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네요.
혹시 찾아올까봐 먹이통도 간식도 좋아하던 박스들도 그대로 뒀는데, 밖에서 문 열어달라고 야옹거리면서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 계속 현관만 보고 있네요. 눈물을 왜 이리 흐르는지..
같은 동네지만, 차로 5-10분 거리를 고양이가 찾아 오지는 못 하겠죠?
IP : 115.86.xxx.7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궁.
    '16.1.28 2:09 PM (42.82.xxx.51)

    얼마나 정이 들었을까요..ㅠ

    그 냥이도 님을 잊지 못할텐데 ㅠㅠ

    님이 댁에서 키울 방법은 없을까나 ...ㅠ

  • 2. ..
    '16.1.28 2:12 PM (108.29.xxx.104)

    너무 영리하고 귀여운 고양이였네요.
    원글님 마음이 그 정도면 남편한테 이야기 한 다음에 데려오세요.
    병 나실 거 같아요.
    강아지하고는 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요.
    훈련을 시키면 안 될까요?

  • 3. 입양한분
    '16.1.28 2:12 PM (61.102.xxx.238)

    엄선해서 선택하셨으면 믿고 잘살길 바래야지요
    키울형편안되서 보냈는데 어쩌겠어요

  • 4. 찾아옵니다
    '16.1.28 2:14 PM (121.148.xxx.175)

    우리 옆가게에서 살던 놈,
    주인이 가게 치우고 집으로 데리고 갔는데
    딱 그 정도 거리,큰 찻길을 건너야 하는데
    집나오면 우리가게로 찾아오네요
    그 집에서도 집나가면 우리 가게에 찾아왔겠거니 하네요.

  • 5. .........
    '16.1.28 2:26 PM (211.210.xxx.30)

    한 번 찾아 가면 되지 않을까요?
    스스로 찾아 오기엔 먼 거리지만 가려고 마음 먹으면 사람쪽에서는 충분히 갈 거리쟎아요.

  • 6.
    '16.1.28 2:28 PM (223.62.xxx.37) - 삭제된댓글

    입양해기신분이 믿을만한분인가요 ㅠ 요즘 이상한 사람많아서요 ㅠ
    그런데 다른대안이 없으시잖아요 ㅠ 길고양이로 사는건 더 가혹할거같고요. 혹시 다른대안이있을까요

  • 7. 유기동물보호소 구조센터 이런데는
    '16.1.28 2:39 PM (1.215.xxx.166)

    절~~대 보내지 마세요
    건강원과 결탁해서 강아지 고양이 다 넘겨요
    차라리 길거리에서 살면서 먹이나 좀 챙겨주시고 놔두세요

  • 8. 어휴...
    '16.1.28 2:41 PM (211.253.xxx.34)

    눈물이 나네요.
    남편분이 그 정도면 ㅠㅠ
    잘 지낼 거예요.

  • 9. dd
    '16.1.28 2:43 PM (165.225.xxx.85)

    입양 보내셨다면서 혹시 찾아올까 기다리신다니..?
    혹시 입양 시킨 집에서 외출냥이나 마당냥이로 키우는 건가요?
    저도 제 손으로 두 놈이나 길거리서 데려와서 키우는 입장이라
    아깽이의 치명적 유혹을 알지요..
    그래도 기왕이면 외출 안 되고 집안에서만 키워줬음 좋겠어요..ㅠ
    우리나라 냥이들한테 넘 위험한 환경이라..

  • 10. ...
    '16.1.28 2:59 PM (39.121.xxx.103)

    아..그 기분알아요 ㅠㅠ
    전 아파트 주차장에 있는 길냥이를 계속 챙겨왔거든요.
    제가 주차장쪽으로 가면 알아서 반겨주며 다가오고..
    근데 어느날..안보이더라구요.
    기다려도 안오고..안오고..
    정말 엉엉 울었어요.
    저도 강아지 키우고있고 울 강아지 보통 별난게 아니라 집에 조카들도 못오거든요.
    질투가 너무 심해서..
    세상 모든 동물이 행복했음 좋겠어요...

  • 11. 길냥이집사
    '16.1.28 3:06 PM (115.86.xxx.72)

    어디로 갔는 지는 알아요.
    어차피 저도 길냥이를 데리고 있었으니까 사례비는 필요없다고 했는데도, 굳이 조금이지만 주고 가시더군요.
    사례비라도 받아야 돈 주고 얻은 고양이라 생각하고, 더 잘 키울것 같아서, 받았어요.
    고양이 사려도 시장에도 가 봤는데, 없어서 못 샀대요. 집안에서 키울 것이라고 했어요.
    잔반 먹이지 말고 꼭 사료 먹이고, 물 좋아하니까 물은 자주 갈아서 챙겨주라고 했어요.
    그런데 가서 볼 자신이 없네요. 가서 보면 제가 데리고 올 것 같아서요.
    마당냥이로 키우지는 않을꺼예요. 제가 사는 곳이 시골이라서, 길고양이들은 많거든요.
    그런데, 굳이 우리 고양이를 돈 주면서 데리고 간 것은 집에서 키우려고 하신 것이겠죠.
    계속 울어서 그런지 눈이 따갑네요. 아, 또 눈물나요.

  • 12. 저도 얼마 전에 입양 보냈어요
    '16.1.28 3:14 PM (211.37.xxx.17)

    그래서 집에 돌아올 게 걱정이었어요..

    반겨주던 그 녀석 아른거려서 어쩔까..그래도

    좋은 집으로 가니 안심이 돼서 마음이 잡혔어요.

    밖에서 온갖 일이 다 일어나는 건 아시죠?

    귀여운 것만 취하고, 내가 보호해주지 못하는 건

    무책임한 짓이에요..저는 그 감사함에

    15년 안 나가던 성당을 다시 나갔네요..

    님도 그 아이 안전과 행복만 생각하세요.

  • 13. 바이타민
    '16.1.28 4:29 PM (59.187.xxx.165)

    저 그런 경험 있어요.
    유기묘 탁묘하면서 주인 찾아 보냈는데.. 보내고 나서 너무 힘들더라구요.
    같은 동네였구요.
    그래서 일주일 후에 받은 돈으로 사료랑 과일 들고 찾아갔는데..
    한겨울에 털 미용을 해놓고 옷을 입혀놨더라구요..
    페르시안이라 병원에 건강검진하러 갔더니 속 털이 엉쿼서 미용하라고 했다고...
    그집에서 이뻐하는거 눈에 보이고, 그 아이도 잘지내는거 같아 마음 잘 털고 일어났어요.

  • 14. ...........
    '16.1.28 4:36 PM (180.68.xxx.107)

    저도 버려버리라는 고양이 데려와 집사 된지 1년 가까이 됩니다.
    고양이 관심 없었고 갈에서 보이면 보이나보다 했어요.
    냥이 기르다 보니 길냥이들 삶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에 맘이 많이 아픕니다. 원글님처럼 좋은 분들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예요.
    좋은 집사님도 정해 보내 주셨으니 그 냥이에겐 은인이네요.
    너무 맘 아파 마시고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세요~
    냥이도 따뜻한 원글님 보살핌 기억 할겁니다..

  • 15. ㅓㅏㅣ
    '16.1.29 1:01 AM (182.224.xxx.44)

    일단 내손에서 떠나 입양보내면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몰라요. 잘 키우는다고 데려가서는 잃어버리거나 잘 키우지못해 안좋은일 생기는경우도 많구요.
    저도 예전 제가 어릴때 예뻐하던 고양이 다른집 보냈던거 물론 어른들이 결정한거였지만 몇십년 지난 지금도 가끔 생각나고 미안하고 죄책감 느껴지고 그래요.
    계속 생각나시면 입양하신분께 사정 얘기하시고 꼭 데려오세요. 남편분께도 님의 힘든마음 얘기하시고 간절히 부탁해보세요.
    강아지 고양이 처음엔 당연히 경계하지만 시간 지나면 잘 어울려 지내는집 많아요.
    저도 나이 들수록 맘이 약해지는지 내가 온전히 지켜주지못했던 동물들 생각나고 미안해지고 그땐 내가 왜그랬을까하고.... 후회되고 그러더군요.
    꼭 다시 데려오셔서 함께 하셨으면 좋겠네요. 님보다 그 고양이가 지금 몇십배 더 무섭고 낯설고 힘들어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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