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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 메뉴걱정을 안해요

ㅇㅇ 조회수 : 7,217
작성일 : 2016-01-23 12:31:04
밥과 된장찌개요.








독립 처음 했을 때는 손크고 음식솜씨 좋은 엄마처럼, 고기는 여기, 과일은 여기, 채소는 여기 등등

장보러 다니고 반찬도 다채롭게 해먹고 각종 국 찌개 요리 등등 해먹으려고 했는데요.





이게 공부하고 직장다니는 저에게는 정말 고되고 힘들더라구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보고 자란게 그래서 당연히 그래야하는 줄 알았어요.





그 후로 또 결혼하고 아무래도 남편 밥을 해줘야하고 주부로서의 책임감? 으로 몇 년 흐르고..

어느 날, 식생활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깨달았어요.

그래서 그 후로는 그냥 집의 주식을 평일에는 된장찌개로 정했어요.

대신에 밥에 현미, 콩, 보리, 기장 등등 원하는 잡곡 그때그때 섞는게 그나마 다양함에 신경쓴거구요.

아, 밥도 과도한 잡곡밥 안먹어요. 씹을 때 포근한 정도로만 조금 섞어먹어요. 

제 혀 즐거우라구요. 





된장도 채소를 너무 여러개를 넣으면 제 입에는 왠지 별로라, 두 가지 이상 안넣어요.

어느날은 감자냄새 퐁신 나게 감자 두껍게 깍둑썰어서 감자된장, 

양파랑 애호박 말랑~한 된장, 

쫄깃한 오뎅사다가 청량고추 좀 넣고 오뎅된장(낯설겠지만 은근 맛있어요) 등등 을 돌려먹고요.

질좋은 솔치랑 다시마로 꼭 육수내서 해요. 





저희 친정어머니는 밥도 얼만큼 먹을건지 가족들에게 일일이 다 물어보고 딱 먹을만큼만 끼니마다 새로ㅜ하셨고

가족에게 찬 밥 먹이면 큰일나는 줄 아셨던 분인데,

전 이것도 스스로 깼어요. ㅠㅜ

걍 배고플 때 밥솥에 밥이 그득히 있으면 그 풍요로움이 너무 좋아요. 

밥해야한다는 스트레스도 줄고요. 

저는 일하는 사람이라는 핑계로 친정엄마의 좋은 가르침을 깨버렸어요. 

한 번 밥할 때 2-3끼 먹을 수 있게 하고, 집안 가전 전기코드 다 뽑고 다니는데 대신 밥통은 그 밥 다 먹을 때까지 켜놔요. 





밥솥에 밥, 맛있는 김치와 된장찌개만 있으면 사실 밥 먹는거 어렵지 않자나요? 

여기에 가끔 김이나 풋고추, 더덕, 오이 등을 고추장 찍어 먹기도 하고요. 

여유가 나면 제철나물을 무치거나 생선 한마리 구워요.

그러면 밥상은 꽤 풍성해지더라구요. 





주말에는 밥다운 밥 먹기 힘든 남편을 위해서 다른거 준비하긴 해요.

빨간 돼지불고기, 소불고기, 닭조림, 돼지목살이나 채끝살 구워먹거나 

강남에 스시집, 호탤 부페도 어쩌다 가고요.

이탈리안이나 동남아음식점도 가기도 하고요.

그런데 남편도 저도 마흔이 넘어가니 이제 외식이 시들해요.

특별히 먹고 싶은게 없고요,

제가 '먹을 만큼 먹은 것 같다'고 했더니 남편이 급 공감을 하네요.





과일은 먹고 싶은거 잘 먹어요, 딸기나 애플망고처럼 조금 값나가는 아이도 사먹고요.

그래도 이런 식생활을 하니, 식비가 무척 줄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필요한 양념이 별로 없더라구요. 

온갖 파스타 재료와 외국 양념들을 치우니 냉장고도 깨끗하고,

음식쓰레기도 깨끗해요. 





가끔씩은 왠지 김치도 혐오스러운(?) 때도 있어요. 

너무 많은 양념에 발효까지...

제가 이러다 절로 가는 건 아닐까 싶어요.

(댓글 좀 받아보려고 제목 고쳐봤습니다)





IP : 115.139.xxx.20
3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1.23 1:03 PM (110.70.xxx.48)

    합리적인 식생활 하시는게 부럽네요
    남편만 따라주면 저도 그런방법 하고싶지만
    국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ㅜㅜ
    여러가지 국 끓이네요.

  • 2. ..
    '16.1.23 1:07 PM (59.6.xxx.224) - 삭제된댓글

    그러게요..간단히 먹어야하는데.
    혼자사는 미혼싱글인데 왜이리 먹고싶은것도 많고 하고싶은것도 많은지 냉장고 두개가 미어터지네요ㅡ.ㅡ

  • 3. 후아
    '16.1.23 1:09 PM (210.179.xxx.194) - 삭제된댓글

    아이도 사먹고요.....

    이 부분 읽을때 소름 끼쳤어요.

  • 4. 합리적인
    '16.1.23 1:19 PM (123.199.xxx.216)

    식생활인데요.

  • 5. ..,
    '16.1.23 1:19 PM (125.177.xxx.179) - 삭제된댓글

    아이는 없으신가요?
    저도 식생활에 쏟는 에너지와 시간과 돈을 줄이고 싶은데
    아이가 있으니...
    성장기 아이는 매끼 반찬을 만들어줘야 하고 과일도 매일 먹어야 하니 장보고 음식하느라 하루가 다 가네요 ㅜㅜ

  • 6. 결과적으로 먹고싶은거 먹어주고
    '16.1.23 1:34 PM (58.143.xxx.78)

    다 해볼 건 해봐야 미련도 집착도 없어지고
    심플한 자기방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생각됩니다.

  • 7. .....
    '16.1.23 1:35 PM (211.255.xxx.88) - 삭제된댓글

    내용적으로는 성실한 식생활인 것 같아요 .. 근데 된장찌개도 매일 먹다 보면 지루할테니.. 주말에 소고기미역국 무국 같은 것 끓여서 냉장고에 넣고 번갈아 드시는 것도 괜찮을 듯..

  • 8. ...
    '16.1.23 1:37 PM (124.5.xxx.41) - 삭제된댓글

    한수 배워가네요
    저는 요리는 아직 잘 못하지만
    언제나 부담이 있어요
    잘해야하는데 못하고 있다는..
    저도 참고해서 저만의 방법을 만들어야겠어요
    집밥은 간단히
    먹고싶은건 주말에 외식으로

  • 9. 아이가
    '16.1.23 1:37 PM (125.186.xxx.121)

    없으신것 같은데 아이가 없으니 가능.
    뭐 어른들 뿐이라면 대강 먹어도 사는데 큰 지장 없죠.

  • 10. happy
    '16.1.23 1:42 PM (223.62.xxx.25)

    그래요~~ 딱 맞는 말입니다
    밥과 된장찌개 최고지요~
    기분나면 다른 맛있는거 한번씩 하고
    평소에는 고민없이 된장찌개~~
    김이나 계란이나 멸치나 생선이나
    햄이나 등등 하나만 곁들이면
    식구들 아무 불만 없어요~

  • 11. ...
    '16.1.23 1:49 PM (121.157.xxx.75) - 삭제된댓글

    전 하루한끼만 풍성하게 먹자~가 철칙입니다
    뭐 아이가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너무 잘들 먹고살아요 안그런가요?
    점심이야 뭐 다 밖에서 먹는거고 아침은 꼭 먹되 손 안가는걸로
    떡이나 고구마나 등등 왜 아침을 꼭 밥으로 먹어야하는지 이해 못하는 사람입니다
    저녁이야 혼자사는거 아니니까 서로 의견을 나눠 제대로 챙기려 노력하고

  • 12. 탱고레슨
    '16.1.23 1:50 PM (1.11.xxx.104)

    굿 아이디어! 저도 당분간 그리좀 해야겠어요
    머리아파요 끼니때메

  • 13. ㅣ ㅣ
    '16.1.23 1:53 PM (180.92.xxx.185) - 삭제된댓글

    아이있는 집은 좀 애매한 메뉴네요

  • 14. 건강
    '16.1.23 2:01 PM (125.182.xxx.27)

    그렇게드시고도 건강하시면 괜찮으실듯요
    저도 간소하게하려고는하는데 매끼똑같으면안되고해서서늘장을보는듯해요

  • 15. ...
    '16.1.23 2:05 PM (58.228.xxx.173) - 삭제된댓글

    아이 없는 맞벌이 부부는
    하루 1끼는 직장에서 먹으니 괜찮겠지만
    저희집처럼 집에서 하루 3끼 먹는 집은
    5일을 된장찌개 아이가 문제 아니라
    저부터 질려서 못먹어요
    하루 2끼 밥 차리는 집이 부럽네요

  • 16. 솔치는
    '16.1.23 2:12 PM (112.153.xxx.100)

    저도 된장찌게 주 메뉴로 하고 싶어요.^^ 다시마 넣으니까 조미료 안넣어도 비슷한 맛이 나더라구요.

  • 17. 솔치는
    '16.1.23 2:13 PM (112.153.xxx.100)

    어떤건가요? 위에 솔치 질문한다고 쓰려다가 고만 ^^;; 멸치의 다른 이름은 아니겠죠?

  • 18.
    '16.1.23 2:15 PM (121.177.xxx.40)

    심플한 밥상 좋네요 굿입니다. 댓글두 좋네요

  • 19. happy
    '16.1.23 2:23 PM (223.62.xxx.25)

    한 일주일 해 드셔보세요~
    아이들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나중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된장찌개 됩니다~

  • 20. 음..
    '16.1.23 2:29 PM (14.34.xxx.180) - 삭제된댓글

    저랑 언니랑 자취할때 정말 된장찌개랑 오이무침, 콩나물 무침 , 오징어채볶음 딱 이 4가지로
    일녀내내 먹었어요.
    김치는 싫어해서 안먹구요.

    식비가 어마어마하게 줄어들어서
    줄어든 식비로 어마어마하게 빵이랑 과자랑을 사먹었다는 ㅎㅎㅎ

  • 21. ..
    '16.1.23 2:34 PM (125.180.xxx.190)

    게으른 주부네요

  • 22. ...
    '16.1.23 2:35 PM (211.172.xxx.248)

    일본 된장국이 미역, 버섯, 두부 넣고 끓이잖아요. 그리고 어디가도 그 된장국 나오잖아요.
    그게 참 몸에 좋은거 골고루 넣었으면서도 맨날 그거만 만드니까 편하겠다 싶더라구요.

  • 23. .....
    '16.1.23 2:42 PM (203.226.xxx.64)

    자연주의 소박한 밥상이 좋아요 너무많은 음식들을 먹어도 몸에 안좋다잖아요

  • 24. 식성 부럽
    '16.1.23 2:42 PM (1.238.xxx.210)

    전 제가 못 견뎌요.
    오늘 밥 먹었음 내일은 파스타도 먹고 싶고, 샌드위치도 핫,콜드 번갈아 땡기고
    손말이초밥도 먹고 싶고 월날쌈도 먹고 싶고...
    매일 매일 된장찌개에 밥 먹는다면 질려서 된장통도 보기 싫을듯...

  • 25. ㅇㅇ
    '16.1.23 2:43 PM (1.231.xxx.84)

    솔치 한 번 드셔보세요. 전 멸치보다 덜 바리고 더 감칠맛이 나서 몇 년전부터 계속 솔치를 써요.
    식구가 많지않아 가정용도 아니고 특 선물용으로 좋은 걸로 사먹어요.
    아, 그리고 된장찌개 종류 중에 제철 버섯 된장도 있고요, 차돌된장도 있고요, 황태랑 신선한 대파를 잔뜩 넣고 해먹을때도 있어요. 하지만 평소에는 파, 마늘은 안넣어요. 된장 향을 제대로 즐기고 싶어서요.

  • 26. 매일
    '16.1.23 2:46 PM (39.7.xxx.41) - 삭제된댓글

    된장찌게 끓이면 편하고 좋죠.
    근데 식구들이 안먹어요.
    같은 메뉴 하루에 한번만 먹는 입맛들이라
    솔직히 저도 같은 메뉴 두번은 질리는데 어떻게 매일 된장찌게를...

    원글님도 남편도 입맛이 무던한가보네요.

  • 27.
    '16.1.23 2:49 PM (1.231.xxx.84)

    그리고 된장이 지겨우면 미역국주간도 있어요 ㅋㅋ
    제가 건새우 넣은 미역국에 말아서 맛있는 김장김치하고만 밥을 일주일 정도 먹고
    소변이 엄청 나오고 하더니 붓기가 엄청 빠진 적이 있다고 글 올린 적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식생활을 하려면 재료 하나하나를 좀 좋은 걸 쓰시는게 좋아요.
    전 결혼하고 시어머니가 엄청나게 맛있는 집간장을 직접 담그시고, 액젓도 직접 내려서 맑고 깨끗하고 향긋하고..
    참기름도 중국산이긴 해도 좋은 중국산으로 직접 짜서 주셔서 그 다음부터는 시어머니 참기름 말고는 못 먹어요.
    생들기름도 친정어머니가 지방 어디 아는 분이 직접 짜주시는 데서 내려 오시고..
    복받았죠. 미역은 오뚜기 미역 이런거보다는 코스트코에 판매자 이름 걸고 파는 거 좋더라구요.

  • 28. ㅇㅇ
    '16.1.23 2:52 PM (1.231.xxx.84)

    그러게요. 저도 제가 입맛이 소탈한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나이들수록 부페같이 여러 음식 섞어먹는데, 몸에 영양이 오히려 안들어오는 것 같아요.
    소화효율이 떨어진다고 할까요?
    그냥 좋은 쌀로 지은 밥에 반찬 하나로 때우고 싶다 할 때가 많아요.
    현대사회에 살다보니 ㅇ찌어찌 많은 걸 먹고 살지만, 천성적으로는 베지테리안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해요.
    입맛이 소박하기도 하고요.

  • 29. ...
    '16.1.23 2:54 PM (223.62.xxx.80) - 삭제된댓글

    원글님 미역국 예전글 링크좀 해주실수 있나요?
    저도 잘 부어서요 궁금하네요!

  • 30. 근데
    '16.1.23 2:57 PM (115.137.xxx.109)

    좋은 중국산도 있나요?
    중국산은 다 거기가 거기라고 들어서....

  • 31. 부럽습니다~
    '16.1.23 3:27 PM (110.12.xxx.92)

    저희남편은 같은국이나 찌개 2번째부터는 투덜거리고 3번 올라오면 밥안먹어요 집이 지저분해도 별말안하고 옷도 제가 사주는데로 아무거나 막입는데 식성이 너무 예민해서 끼니때마다 새반찬해야하고 외식도 그닥 안좋아해서 너무 힘들어요 ㅜㅜ

  • 32. 오..
    '16.1.23 4:10 PM (182.221.xxx.31)

    좋으네요..우리집에 꼭 필요한 글입니다..
    식자재에 치어사네요..ㅜ
    반성함다

  • 33. 좋네요
    '16.1.23 4:49 PM (211.46.xxx.253)

    간소하고 소박한 밥상..
    지금은 먹성 좋은 아이들 때문에 힘들지만
    나중에 더 나이들어 남편과 둘이 살 때는
    저도 이런 식단으로 살고 싶네요.
    사실 좋은 쌀로 갓 지은 밥만 있으면 여러 반찬 필요 없거든요.,
    괜히 식탁에 올라갔다 내려왔다 다시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는
    양념 많은 밑반찬은 일절 없애 버리고
    담백한 된장찌개 하나에 김, 달걀만 있어도 훌륭한 밥상이예요.
    생야채 돌아가며 같이 먹고..

  • 34. 일하면서는
    '16.1.23 7:32 PM (223.62.xxx.130)

    저정도 해먹는것도 너무 힘든일인데
    저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라
    밥이고 된장찌개에 제철 나물에 갖가지 과일에 주말특식요리..저는 못해요
    남편과 번갈아서라면 몰라도
    벅차요

  • 35. 굿주부!
    '16.1.25 12:44 AM (175.123.xxx.108)

    진짜진짜 좋은 아이디어에요! 많이 배워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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