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응팔을 빙자한 옛날 연애 이야기 (택이는 왜 그렇게 변했을까)

...... 조회수 : 2,598
작성일 : 2016-01-20 13:29:09

응팔 재미있게 봤고, 결과에 상처받으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마음이 아프지만

어제 문득 남편을 보면서 든 생각에 글 씁니다.

 

응팔 세대랑 비슷한 나이지만

닭장같은 아파트에 살고 여고 다니느라

대학갈 때까지 남자친구 또는 연애는 저랑 관계 없는 말이었어요.

그런데 대학을 남녀공학으로 가고 어쩌다 보니 남학우 비율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누리고 살았었던..  나름 화려한 생활을 했지요 ㅎㅎㅎㅎㅎㅎㅎㅎ

- 화려하대봤자 희소성에 대한 대우 좀 받은 정도지만 그것도 너무 좋았던 어린 저로서는 ㅎㅎ

 

남자인 친구들이 많다보니 다들 개성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환이같은 친구도 있었네요.

말은 툭툭 던지는데 왠지 챙겨주는 느낌.

군대 가서도 편지를 여러장씩 보내오구요.

나한테 관심이 많아서 기억도 잘 해주고...

생긴 것도 눈 찢어지고 입술 나온 게 닮았다는 ㅎㅎ

그 친구랑 있으면 서로 농담하고 대화하는 재미는 있는데 남자로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여자로서 대접받는 느낌이 없었거든요.

 

결국 사귀게 된 친구는 택이같은 남자였어요.

눈 동그랗고 선하게 생겨서 저한테 퉁수주는 말은 전혀 안 하고 항상 웃어주고 받아주고..

결정적인 타이밍에 뽀뽀하게 되서 사귀게 되었는데

순하게 보이는 인상과 달리 열정적인 면도 있었고, 사귀는 동안 나쁜 남자 모습도.. 쯧.

암튼 장기간 연애끝에 결혼하고 애도 낳고 살아요.

덕선이처럼 나이들어가며..

 

정환이 닮은 친구는 나에 대한 감정이 어땠는지는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니

확신은 못하고 내가 좀 중요한 사람이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택이 닮은 친구는 슬쩍 손도 잡고 사람들 앞에서 예쁘다고 해주고

언제나 나만 보고 있고 주변에서도 알 정도로 티를 많이 냈구요.  

 

그런데 이 남자..

나이드니까 예전 순둥순둥한 모습은 없어지고

잔소리도 많고 농담을 빙자해서 구박도 하고.....

딱 김주혁같은 모습이네요.

체형이나 얼굴도 바뀌었지만 예전엔 내가 뭐라 하면 대답도 못하고 웃기만 하더니

이젠 오히려 말로는 제가 못 당합니다.

그래서.. 택이가 너무 중간과정 없이 김주혁이 됐지만

충분히 그렇게 바뀔 수 있다는 거 저는 이해해요.

오히려 하는 짓은 동룡이 같기도 하고......... (왠지 슬픔 ㅠ)

 

정환이 닮은 친구도 예쁜 신부랑 결혼해서 잘 사는데

요즘 만날 일이 없어서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르겠네요.

아뭏든 응팔 덕분에 추억도 떠올리고 좋았어요.

응팔보면서 남편이 택이라는 결과를 이해 못하는 남편한테

여자는 정환이보다 택이같은 남자가 더 좋다고 했지만 여전히 이해 못하네요. ㅎㅎ

IP : 210.105.xxx.2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1.20 1:32 PM (220.75.xxx.29)

    바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ㅋㅋ
    이창호가 응팔 김주혁이랑 아주 똑같답니다.
    느물느물하게 변했다던데 그래서 바둑계에서는 처음부터 어남택으로 믿었었다고...

  • 2. 보통사람도
    '16.1.20 1:37 PM (1.217.xxx.251)

    나이먹으면 변하죠
    감정 꾹꾹 눌러담고 예민하던 시기가 지나고
    덕선이 만나 맘이 편해지니 사람이 유들유들 해지는거
    충분히 이해되지 않나요 ㅎㅎ

  • 3. 표나게 나만 보던 남편은
    '16.1.20 1:43 PM (118.32.xxx.51) - 삭제된댓글

    이젠 늙어가는 아저씨가 됐네요.
    어제 산책길에 추위에 아무도 없길레
    더~러븐 키스씬 찍고 왔어요.
    우리는 이러다 잡혀간다면서...

  • 4. ㅎㅎㅎㅎㅎ
    '16.1.20 1:55 PM (210.105.xxx.253)

    바둑계 얘기는 처음 들었어요 ㅎㅎㅎㅎㅎㅎ
    그 누구도 40대 넘어가면 다 느물느물해지는 건가요.. 슬퍼요.. ㅠㅠㅠ ㅎㅎㅎ

    위에 키스씬 찍으신 분 부럽습니다.
    저희는 한 명이 입술 내밀면 다른 쪽이 도망가요. ㅠㅠㅠ

  • 5. ...
    '16.1.20 1:56 PM (110.70.xxx.217) - 삭제된댓글

    사슴같은 택이가
    나이가 들면 변한다니
    너무 슬프네요

    판타지 파괴네요 ㅠ

  • 6. ㅎㅎ
    '16.1.20 2:20 PM (103.28.xxx.75)

    저는 님과반대로 미화하자면 택이와 사귀다 정환이와 결혼했는데요. 정환이는 사십넘어도 비슷하네요 ㅎ

  • 7. 여자택이
    '16.1.20 3:30 PM (58.140.xxx.105) - 삭제된댓글

    여자지만 택이과인 저는 원글님처럼 저도 정환이같은 남사친 있었고 서로 연애 내용까지 공유하는 불알친구였는데
    어느날 이 친구가 저를 여자로 좋아한다는 고백 듣고 어색해지고 결국 친구사이 깨졌어요.
    저는 그 때 이미 다른 사람과 연애 중이라서 받아들일 수가 없었죠.
    나중에 사귀던 사람과 깨진후 소식을 들은 남사친에게 연락 왔지만 제가 철벽을 치고 말았죠.
    그 친구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연락한 듯 했지만 저는 다시 그 친구 무리에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아서요.
    그 후 저는 다른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저나 남편이나 둘다 택이라서 둘다 내숭 못 떨고 직진해서 결혼했지요.
    둘다 쭈볏쭈볏하면서 연애한 게 상상되시나요? ㅋㅋ
    지금은 50 동갑인데요,, 느물느물해요 둘다 ㅎㅎ

  • 8. 결혼은 생활인데
    '16.1.20 5:58 PM (218.50.xxx.146)

    처음으로 응팔이야기 댓글달아보는데 전 성인이 된 택이 모습에서 언뜻언뜻 김주혁의 모습을 발견했어요.
    고등학생나이의 택이는 마냥 소년같고 그랬는데 점프해서 성인이 된 택이가 덕선이를 안으면 덕선이가 쏘옥 품안에 들어갈정도로 가슴이 넉넉한 사람이었다는것에도 잠깐 놀랐었죠.
    그리고 덕선이가 욕도 가르쳤었잖아요.
    외모야 담배피운 영향도 있고 덕선이랑 북경에서 두번째로 키스한날 처음으로 수면제를 먹지않고도 잠들었듯이 택이는 그렇게 느물느물 속물아저씨로 변해간거죠.
    김주혁이 초반에는 아마도 먼저 찍었었기에 택이의 모습을 예상하지못하고 대본대로 했지만 좀 정환이스러운 모습이 있었을거예요.
    그러다 점점 택이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택이의 장년의 틀을 잡아가다보니 마지막쯔음엔 조금 십대의 택이 모습이 나오지않았나싶어요.
    공항패션 사진보니 택이를 킬러같은 매서운 역을 시켜도 괜찮겠다싶네요.
    이렇게 열심히 연구하며 연기할려고 노력하는 연기자들도 많은데 투실투실 살찐 모습으로 장영실을 연기하는 중년아저씨라든가 누워있는 연기로 상받은 모씨나 반성좀 하고 진지하게 연기하는 모습들좀 보게되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8898 라면두개 가뿐히 먹어보신분..? 32 폭식하고싶당.. 2016/05/20 5,927
558897 퇴근하는 길에 노상방뇨 하는 남자들 5명 봤어요 11 ㅡㅡ 2016/05/20 2,074
558896 손발 저림 1 걱정 2016/05/20 1,404
558895 오해영처럼 내보내고 싶은데 6 고민 2016/05/20 3,108
558894 안경쓰면 화장은 어떻게 하는게 좋나요 5 ㅇㅇ 2016/05/20 2,436
558893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는 남자애들, 왜 지나가는 강아지나 사람에게.. 7 ?? 2016/05/20 2,145
558892 오늘 어떤남자가 지하철에서 위험하게 딸기체리망고.. 2016/05/20 1,348
558891 썰전에서 전원책이랑 김구라 너무 안 맞네요 21 000 2016/05/20 6,669
558890 대입설명회 1 얼라리오 2016/05/20 949
558889 곡성 아이맥스로 보니 훨씬.. 3 .. 2016/05/20 1,945
558888 이밤에 햄스터 3 .... 2016/05/20 814
558887 태권도 도장에서 사진 찍은거요 1 .. 2016/05/20 990
558886 오해영 엄마요.. 11 2016/05/20 5,091
558885 노래하는 노무현 2 잘한다 2016/05/20 928
558884 조은희 서초구청장, 묻지마 살인 현장 찾아 눈물 흘려 .... 2016/05/20 1,253
558883 질좋은 이불 어디서 사죠? 14 깡텅 2016/05/20 5,969
558882 세월호 침몰시 근처에서 6일이나 머물렀던 3천명 미군특수해병.... 18 아마 2016/05/20 5,146
558881 아이까지 때리는 남편 ㅠㅠ 15 폭력 2016/05/20 6,733
558880 천연샴푸가 다 좋은게 아니에요 9 딸기체리망고.. 2016/05/20 5,661
558879 오랜만에 썰전 보는데요 3 ㅇㅇ 2016/05/19 1,620
558878 조수미씨는 왜 앨범에 이상한 가수들 끼워넣을까요? 5 ..... 2016/05/19 3,412
558877 미국 서부 팔로알토 근처 아울렛 문의 드립니다. 4 여행자 2016/05/19 1,115
558876 수술흉터 티나지않게 하는법... 7 속상 2016/05/19 2,090
558875 쓸데없이 챙겨줬다 마음만 상했어요 10 괜한 호의 2016/05/19 3,544
558874 수학관련 선생님 계시면.. 조언 좀 부탁드려요 13 ㅠㅠ 2016/05/19 2,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