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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년차를 맞이하며 드는 생각들

결혼 3년 조회수 : 3,382
작성일 : 2016-01-18 20:32:51
 저는 결혼 연애 2년을 거쳐 3년차가 된, 해외 거주중인 아직 아기 없는 30대 중반이예요.

 장거리 연애를 거쳐 결혼을 하고 현재는 남편과 유럽에서 살고 있고요. 결혼기념일이 다가오다 보니 그간 결혼생활하면서 들었던 생각을 정리하게 되네요. 늦은 나이에 막차를 타서 결혼을 했는데, 결혼할 인연을 만나지 못해 마음고생도 하고, 엄한 사람 만나기도 하고 그러다 결혼을 했는데, 물론 더 빨리 좋은 인연을 만났으면 좋았겠지만... 이런 저런 시련을 통해 사람 보는 눈도 키우고, 내 자신이 성숙해지기도 했고... 인내하고, 노력하고, 베풀줄알고, 받으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해가는 내 모습을 보니, 결혼은 언제 하느냐가 중요한 점이 아니라 시기가 늦더라도 내 자신이 준비되고 성숙했을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생각이 드는거 보니 철이 들었나봐요. 

 남편은 3살 연하인데 성격이 참 진중하고, 책임감 있으면서도 진국인 그런 사람이예요. 
 근데 웬걸, 막상 결혼해 보니, 장거리 연애하면서 보지 못한 의외의 모습들이 많더라구요. 
 일단 장난을 많이 치고, 먹는데 돈쓰는걸 좋아하고 식탐도 있고(이건 저도 그래요 ㅋ), 그리고 옷을 아무데나 벗어둔다던지, 물이나 커피를 마시고 싱크대로 갖다놓아야 하는 게 아니라 침대 옆에 그냥 둔다던지 그런 모습이 있더라고요. 집안이 너저분해도 크게 신경을 안쓰고요...
 그리고 싸울때 대화로 풀어야 하는 저와 달리 감정기복도 많지 않고 일단 본인화를 혼자 가라앉히고 얘기를 하던 싸움을 하던 해야하는 그런 성격이라 저는 답답할 때가 있죠. 

 여기서부터 약간의 자랑 주의 ㅋ 
 그래도 기본적으로 화를 잘 내지 않고 다정한 성격인 점(다혈질인 저같은 사람이었음 많이 싸웠겠죠), 그리고 성격이 담백하면서 거짓말을 안하고(이건 굳이 거짓말을 안한다고 해야 맞을듯), 제가 샤워할때 제가 닦을 수건을 걸어둔다던가, 마지막 남은 음식은 저 먹으라고 꼭 말해주고, 가족들에게 무뚝뚝한 저와달리 한국에 있는 엄마아빠한테 먼저 전화를 한다던지 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장점도 많죠. 

 그리고 연하지만 인간적으로 배울점은 남의 욕을 하는 걸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는거... 저는 내 분에 못이겨 남 욕도 하고 그럴때도 있는데, 그럴땐 들어줄 뿐 같이 욕해주질 않아서 어쩔땐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찌 남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를 하는 법이 없을까 싶어 신기해요. 남편 인격이 훌륭하기도 하지만, 일단 둘이 유머 코드가 잘 맞고, 대화가 잘 통해서 잘 싸우질 않고 가족중심적 여기 문화에 맞춰 둘이서 재미있게 살고 있어요. 같이 운동하고, 여행하고, 같이 요리하고.. 

 남편 인성이 좋은건 시부모님의 영향인것 같아요. 특히 시어머님은 아들을 사랑하지만, 오냐오냐 키우시진 않으셨고, 지금도 잘못한 점이 있을 때 호되게 혼내요. (가령 도리를 챙기지 못하거나 하는 등..). 시댁이 사업을 하셔서 여유로우시지만 자식들 경제관념은 갖도록 하셨고, 아버님은 환갑 연세에도 지금도 매일 공부하시고요 (시댁가면 항상 책상에서 책보시고 공부하시는 모습만 보이세요). 어머님도 요즘 기준에선 쿨하신 편이라 제가 해외에 있기도 해서지만 오라가라.. 전화해라 이런 말씀 안하시고요. 제가 바빠서 못해도 서운해하시지 않으세요.  결혼하면서 남편 앞으로 신도시에 33평 새아파트를 대출없이 마련해주셨지만, 한번도 집해주신 것에 대해 도리? 유세? 이런 걸 보여주신적도 없고요. 너무 감사드리죠.
 
 제 입장에서 그런 부담이 없으니, 제가 먼저 적당한 선에서 먼저 전화하고, 카톡으로 대화도 하고.... 시부모님께 더 잘하게 되네요.
 작년 봄 시어머님과 시이모님께서 여행 겸 겸사 오셨는데, 워낙 편하게 해주시는 시댁이지만 나름 제 입장에선 부담이 될 상황이었죠. 그래도 신랑 회사 가있는 동안 저 혼자 두분 모시고 쇼핑에 여행에 다니고, 식사 차려서 드리고 노력했더니 신랑도 느끼는 점이 있었는지, 그 후 제 부모님 오셨을때 여름휴가 아껴두었다가 10일동안 같이 긴여행 다니고, 용돈도 드리고 하더라구요. 
 시댁도 친정도 경제적으론 여유로우신 편이기도 하지만, 시어머님은 외국에서 빠듯하게 살림하는게 안쓰럽다고 부담주고 싶지 않다고 저희 여행경비며, 갖고 싶은 거 사라고 용돈까지 주시. 제가 드린 용돈은 하나도 쓰시질 않으시고 가시는 길에 편지와 함께 남은 경비를 몰래 두고가시고.. 부모의 마음은 이런것일까? 하는 걸 느꼈네요.
 물론 경제적으로 지원 해주셔서 감사하단 뜻은 아니고, 저도 잘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그 노력을 고마와해주시고 알아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더라구요. 

 쓰고 보니 자랑글 같아, 뭐라고 하실 분들 계실것 같아 걱정이 되긴 하네요. 아무튼, 아직 아기가 없지만, 저도 자식을 낳게 되면, 저희 부모님같이 잘 교육을 시켜야 겠단 생각이 드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IP : 46.47.xxx.15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1.18 8:37 PM (223.62.xxx.168)

    다소 늦은나이에 연하랑 결혼한 친구들이 만족도가 더 높은거같아요

  • 2. ^^
    '16.1.18 8:38 PM (110.70.xxx.200)

    정말 좋은 분들이네요.결혼 진짜 진국과 하셨어요.

  • 3. 롱디
    '16.1.18 8:58 PM (121.160.xxx.228)

    시차까지 나는 롱디는 힘들던데
    한국에서 얼마나 사귀고 멀리 떨어지셨나요?
    지나간 인연이 문득 생각나네요.

  • 4. 인간2
    '16.1.18 9:07 PM (112.152.xxx.109)

    원글님이 그만큼 훌륭한 분이라는 반증이예요. 쭉 행복하게 잘 사시길 바랍니다 ^^

  • 5. 원글이
    '16.1.18 9:32 PM (46.47.xxx.150)

    한국에서 사귄건 5개월, 그것도 친구에서 연인으로 갈까 하는 단계였고요, 떨어지고 나서 본격적으로 연애했다고 하는게 맞을거예요. 롱디님 말씀대로 시차까지 나서, 어렵긴 했는데, 다행히 스마트폰이 구세주였죠.
    인연이 될라 그랬는지, 그 전까지는 전 결혼에 스트레스받고 전전긍긍하던 사람이었는데요, 남편이랑 장거리하면서는 이상하게 불안하거나 그런게 없었어요. 불안하던 20대 후반 30대 초반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면서 남편한테 결혼얘기 꺼내거나 하지 않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결혼하게 되었어요. 아마 제가 전전긍긍 불안해했으면 결혼까지 못갔을거 같아요.
    중간에 강하게 대쉬하던 사람이 우연히 나타났는데, 제가 솔로였다면 100% 사귀고 결혼하고 싶은 그런 조건의 사람이었는데, 고민없이 멀리 있는 남편을 택했죠.

    그리고 저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랍니다. 감정에 잘 휘둘리기도 하고... 감정기복 큰 변화 없는 남편과 살면서 안정적인 사람이 되었어요. 그 점이 제일 고맙네요 ^^

  • 6. ...
    '16.1.18 10:56 PM (180.226.xxx.92)

    결혼 잘하셨네요~
    여유로운 시댁...시어머니의 성품..감정기복 없는 남편...
    너무 부럽네요^^

  • 7. 두분 다
    '16.1.19 11:44 AM (121.141.xxx.8)

    결혼 잘 하셨어요.
    행복하게 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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