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춘기 아이를 못 받아들이는 조부모님들

.. 조회수 : 4,716
작성일 : 2016-01-17 14:18:22

아이가 양가의 첫아이였어요. 그 이후로도 7년이나 지나 동생이 한명 태어났으니, 그동안 양가 조부모님들의 사랑을

온통 독차지하고 살았죠.

제가 맞벌이여서,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동생태어날때까지 할머니들이 봐주셨어요. 주 양육자는 외할머니였지만,

일이 있거나, 주말에는 거의 친가에 가서 지내곤 했죠.

그후 초등학생부터는 제가 키우긴 했지만, 양가가 가까이 살아서 자주 뵙고 아이에 대해서라면 끔찍하게 모든걸 아끼지 않고 다 해주셨죠. 첫정이라 더 그랬는지도 몰라요. 아이도 할머니들이라면 솔직히 엄마보다 더 좋아하기도 했구요.

그 이후에 태어난 사촌들이나 동생들에게는 그만큼 애틋하게 해주지 않으셨거든요. 양가에서 전부다요.


작년부터, 사춘기가 급속히 오기 시작하더라구요. 많이 힘들었었죠.

반항이 아니라 우울증 비슷하게 오면서, 거의 사람들이랑 왕래를 않고 말문을 닫더군요. 상담도받으면서,한 1년동안 저도 아이도 많이 힘들어하면서 지냈어요. 저는 이제 그냥 아이를 받아들이고 있어요. 저 아이는 이제 내 품을 떠날준비를 하는구나 라는걸 받아들이는거죠.

그래도 아직 아이니까, 내 도움이 필요할때는 기꺼이 해주지만, 많이 아이를 놓아주고 반항을 해도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할머니들이 그걸 못 받아들이시네요.

할머니댁에도 일년에 딱 두번 명절에만 따라가고, 생신에 식당에서 밥 먹을때도 시무룩하게 폰이나 하면서 있죠.

그런데 할머니는 그 분노를 아이에게 표출을 하네요. '내가 너를 어릴때 어떻게 키웠는데~" 하면서 펑펑 울고,

아이가 예전처럼 살갑게 다가오지 않는걸 받아들이질 못해요.

제가 '사춘기'라고 수십번 말을해도 ' 다른집 손자 손녀들은 안 그런다, 엄마가 교육을 잘못 시켜서 그렇다 '면서

아이가 예전처럼 살갑게 다가와 주기를 바라십니다.

아이만 보면 자꾸 옛날처럼 하기를 바라는데, 아이는 만사가 귀찮으니 할머니 전화도 안 받고 하니 두분다 이제는 분노

를 저에게 푸십니다. 왜 아이를 그딴식으로 교육 시켜서 할머니를 싫어하게 하느냐죠.


오늘 아침에도 아이가 전화를 안 받으니, 저에게 전화하셔서 울면서 '나는 이제 xx 가 싫다~' 면서 난리를 치시는데

저도 짜증이 나서 '이제  그애도 컸으니 좀  놔두라고' 하니 '손녀 키워봤자 소용없다' 면서 울며 불며 난리가 났습니다.


그 심정이 이해가 안가는 바도 아니지만, 저도 중간에서 버겁네요. 그냥 여기다가 한풀이나 하고 갑니다.






IP : 211.202.xxx.81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6.1.17 2:22 PM (211.237.xxx.105)

    노인분들이 당신들도 자식 키워봤으면 알텐데 참.. 그걸 이해를 못하시네요.
    아이마다 달라요. 저희딸은 저희친정어머니한테는 데면데면 하고 (사춘기이후)
    저는 예전에 저희 외할머니에게 사춘기든 언제든 늘 할머니 할머니 하면서 따랐죠.
    그게 뭐 엄마가 잘못키워서가 아니라 아이별로 다르더라고요.
    원글님도 당분간 부모님 전화 받지 마세요. 저희 엄마도 하도 그러시던데
    제가 그랬어요. 몇번 설득 시키다가 엄마 그러시면 저 엄마전화도 안받겠다고..

  • 2. 할머니들이
    '16.1.17 2:23 PM (123.199.xxx.216)

    손녀가 독립하는걸 용서하실수 없다면
    당분간 연락하지 마세요

    그나마도 못봐야 인정하실껍니다.
    아이가 날아가려고 할때 날개를 꺽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보호해주세요.

  • 3.
    '16.1.17 2:27 PM (175.203.xxx.195)

    할머니의 아이에 대한 집착이 평범하지는 않으시군요. 그런 할머니에게서 자랐으니 아이의 유난스런 사춘기가 이해도 되네요.

  • 4. 힘드시겠어요
    '16.1.17 2:35 PM (125.152.xxx.219)

    저도 비슷한 경험...
    저희 애도 키워주셨어요 근데 고학년이 될 수록 너무 쫓아다니시니 아이가 힘들어하더라구요 학원 끝나면 좀 놀다가 30분 늦을 수도 있는거고 그런데 끝나자마자 안오면 계속 전화... 나중엔 애가 힘드니 아예 전화를 안 받고 안받으면 받을때까지 계속.... 제가 학교 행사에 다 참여할 수 없으니 가끔 대신 가시기도 했는데 애가 싫다고 말씀드리지 말라고 가정통신문 숨겨놓고 그랬어요 학교오시면 그냥 보고 가시면 되는데 담임선생님뿐만아니라 교장선생님도 찾아가서 인사하고 ...하여간 학교에서 다 알았어요. 저희애는 평범한 아이라 그런거 원치 않았는데
    나중엔 할머니가 왜그러느냐고 내가 싫으냐 그러셨는데 애가 울면서 할머니가 싫은게 아니라 자기한테 그렇게 전화하는거 학교와서 인사하고 다니는거 큰소리로 이름부르는거 그런거 싫다고 창피하다고 안했으면 좋겠다고...
    그다음부턴 좀 덜하시네요 마음의 상처는 크게 받으셨겠지만

  • 5. 어렵네요
    '16.1.17 2:37 PM (121.166.xxx.153)

    저도 비슷하지만 반대의 상황이었는데
    엄마인 제가 아이의 사춘기에 적응을 못해서 울고불고 하고
    아이는 이기때 주로 양육해주셨던 친할머니께 위로를 많이 받았거든요. 할머니들께서 좀 대범하셔야 하는데 공 많이 들이신만큼
    쉽지 않으신 모양이네요.

  • 6. ...
    '16.1.17 2:41 PM (211.202.xxx.81) - 삭제된댓글

    예..할머니가 보통 집착이 아니셨지요. 두분다요. 보통 극성(?)이 아니셨구요. 유치원에서도 온갖 행사 다 따라다니셔서 소문 났었어요.
    반면에 저희 부부와 아이는 모두 조용하고, 나서는걸 극도로 싫어하는 스타일 이구요.
    아마 제가 회사를 그만둔게 조부모님들과의 육아 스타일이 맞지 않아서 인것도 이유의 하나였구요.

    아직까지는 제가 최대한으로 나서서, 아이와 할머니들과의 관계를 막아주는데, 저도 중간에서 지치네요.
    두분다 70이 넘으셔도 어디서 그런 분노와 열정이 나오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 7. ...
    '16.1.17 2:42 PM (121.166.xxx.239)

    그 만큼 사랑했으니까요. 손자가 자신에게 아주 소중하고 큰 존재였는데, 이제는 그게 다 부정된 기분이니까요.

  • 8. 멍키
    '16.1.17 2:48 PM (211.202.xxx.81)

    예..윗분들 말씀대로 두분다 엄청 자녀에 대한집착이 심하셨어요. 소위 말하는 극성(?) 부모였었고, 극성할머니셨죠. 유치원에서도 대단한 할머니들이라고 소문이 자자했었죠. ㅠㅠ
    반면에 저희 부부와 아이는 모두 나서는걸 극도로 싫어하는 조용한 성격이구요.
    제가 회사를 그만둔 이유중의 하나도 조부모님들과의 육아 방식이 너무 안맞아서인것도 있었어요.

    하여간, 그렇게 열정을 다해 키운 손녀가 본인들의 생각에 배신(?)을 하니 분노는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70된분들께서 어디서 그런 열정과 분노가 남아있나 궁금합니다.
    제가 아직은 최대한 중간에서 막아주고 있는데, 저도 지칩니다.

  • 9. ...
    '16.1.17 2:56 PM (124.49.xxx.100)

    저는 모든건 값을 치룬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를 낳았는데 원글님이 직접 기르신 건 아니었잖아요.
    그리고 아이가 사춘기가 온거죠.
    이상하게 들리실 수 있겠지만.. 원글님의 상실감은 직접 키운 조부모님만큼은 아닌거에요.
    어떤 집 아이들은 맞벌이 한 엄마에 대한 서운함을 직접적으로 풀지만
    원글님 자녀분은 원글님께 그렇게 안하는거 같아요. (내지는 원글님께서 조금
    부디셔서 스트레스 받아하시지 않거나) 대신 아이를 대신 봐주셨던 조부모님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으시네요. 어쩔 수 없는 거에요. 그 분들이 키워주셨으니..

    원글님 글에 재차 등장하는 건 변한 아이에 당황하는 할머니들에 대한 당황스러움이 아니라
    왜 그런 감정을 나에게 푸느냐 하는 하소연이네요.

    아이를 키우는데 이 정도 수고는 하셔도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 10. 손주를 키워주고 있는 조부모로써
    '16.1.17 3:11 PM (180.67.xxx.84)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네요..
    지금 제 손주는 아직 영유아지만
    저도 첫 손주라 그런지 제 에너지의 대부분을
    아기한테 쏟고 있는데 미래의 제 모습을 보는것 같네요..

  • 11. ..
    '16.1.17 3:19 PM (211.202.xxx.81)

    저도 아이를 직접 못 키운 죄책감으로 솔직히 윗분이 하신 말씀처럼 이 정도는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사람인 만큼 그냥 가끔 하소연이 하고 싶어서 쓰고 싶은 글이었지요.

    그런데, 두 할머니가 그냥 저에게 쏟아내는 거면 제가 당하고 말겠는데, 아이에게 직접 화를 내시려 합니다.
    '왜 너는 할머니 전화를 안 받느냐?' , '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 다른 애들은 너처럼 사춘기를 별나게 겪지 않는다' 하면서 엉엉울면서 아이에게 얘기하니, 아이는 더 할머니를 피하는거죠.
    정말 어렵네요..

  • 12. 글쎄
    '16.1.17 3:20 PM (125.152.xxx.219)

    아무리 조부모가 손자를 사랑한다해도 부모만 할까요
    사춘기 아이에 대한 상실감이 덜한게 직접 키우지 않아서일까요? 저는 성격이 더 클거라고 봅니다 사랑하는 방식이 다른거지요....

  • 13. ...
    '16.1.17 3:51 PM (220.94.xxx.214)

    조부모들이 유난하단 생각이 드네요.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아닌가요? 애가 엄마외에 집착강한 엄마가 둘이나 더 있어 힘들겠어요. 원글님이 잘 막아주세요.

  • 14. 유난스럽네요
    '16.1.17 3:59 PM (114.204.xxx.212) - 삭제된댓글

    부모 조부모도 변해야지..

  • 15. ㅇㅇㅇ
    '16.1.17 4:16 PM (24.16.xxx.99)

    상실감이든 뭐든 70세 된 어른들이 그렇게까지 이해심없고 비이성적으로 감정 표출을 하는게 정상으로 보이진 않네요. 스스로 포기하시던가.. 답이 없어 보여요.

    그런데 아이는.. 사춘기가 손님처럼 와서 아이 정신을 잠시 가출시키는 게 아니라요.
    혼란스러워하고 감정적이 되는 원인이 아이의 이제까지의 인생 안에 다 있어요. 그 억눌러왔던 것들이 증폭되어 나타나는 것 뿐.
    아이가 예를 들면 할머니들과 엄마의 삼각관계 속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성장했을 수도 있고요.
    아이 편이 되어 대화를 많이 하고 그 마음을 이해해 보세요.
    그래야 나중에 돌아 옵니다.
    아니면 돌아오지 않는 애들도 있어요.

  • 16. 지겹다
    '16.1.17 5:08 PM (39.118.xxx.147)

    딸애가 어쩌면 과도한 할머니들의 사랑에 질려서
    속으로만 수그러들려고 하는 수도 있어요.
    어머니가 잘 막아주셔야 해요.
    전화는 되도록 받지 마세요.

    조부모님들은 또래 친구분들과 지내셨으면 좋겠더군요.
    저희도 왜 그리 손주들과 놀고(?) 싶어하시는지...
    다 큰 손주들은 사실 귀찮아 하거든요..
    제발 또래분들끼리 지내시길...ㅠㅠ

  • 17. 그런
    '16.1.17 7:42 PM (223.62.xxx.87) - 삭제된댓글

    보통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부모로부터만 독립하면 되지만 이 아이는 부모에다가 외가에 친가 3팀한테서 독립을 해야하니;; 이건 저 대학 다닐 때 심리학 공부도 하신 교수님이 하셨던 얘기예요. 이런 이론쪽으로도 준비하셔서 아이도 죄책감 갖지 않도록 유도하시고 할머니들도 설득하셔야겠네요. 그래도 덕분에 듬뿍 사랑 받게 하고 수월하게 키우신 것 너무 부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9766 진상 목사님집 우리 윗집 5 우앙 2016/01/18 2,639
519765 명절에 여행 비싸지 않게 갈 방법? 3 게을러 2016/01/18 1,623
519764 잠실 장미아파트 매매 고민중이에요~ 14 워킹맘 홧팅.. 2016/01/18 10,634
519763 층간소음슬리퍼 레오젠이나 스티코 아세요? 층간소음 2016/01/18 947
519762 불짬뽕을 국물한방울까지 다 먹었네요 8 왠일 2016/01/18 2,152
519761 엄마는 몰랐다네요 6 ㅇㅇ 2016/01/18 2,602
519760 잠실로 이사갑니다. 신천역 주변? 5 궁금 2016/01/18 2,442
519759 뇌물 먹고 감방 다녀온 새누리 출신 전 국회의원이 1 얼리버드 2016/01/18 650
519758 이번주 제주도 여행~ 8 ^^ 2016/01/18 1,902
519757 화장품 유통기한이요. 살빼자^^ 2016/01/18 405
519756 탱자씨 이건어뗘? 10 .. 2016/01/18 769
519755 결혼 3년차를 맞이하며 드는 생각들 7 결혼 3년 2016/01/18 3,347
519754 유통기한 지난 꿀 먹어도 되나요? 2 긍정모드 2016/01/18 4,510
519753 횟집 수족관에서 경매받은 상어가 새끼 낳았대요 13 아름다워 2016/01/18 5,500
519752 정말 유유상종인가봐요. 제 주변은 거의 집값 반반이예요. 63 고스트캣 2016/01/18 16,498
519751 남자도 갱년기가 있나요? 1 ? 2016/01/18 1,039
519750 경제공부 하라는 분들께 추천 받고 싶어요 3 제가 2016/01/18 1,344
519749 40대 중반 알바를 찾아보고있어요.. 3 겨울.. 2016/01/18 3,140
519748 장영실 사극 드라마 또 한다면 장영실역 누가 했으면 좋겠나요?.. 13 ..... 2016/01/18 2,288
519747 시부모님의 있는척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까요? 22 2016/01/18 5,040
519746 아들래미 머리 비듬 우째요?ㅜㅜ 6 .. 2016/01/18 1,848
519745 연봉 1000정도 차이나는 맞벌이 부부 연말정산은 2 어떻게 해야.. 2016/01/18 1,510
519744 위대한 탄생에 나왔던 한동근의 근황이 궁금해요 8 위탄 2016/01/18 2,384
519743 대만 여행 도와 주세요~♡ 21 감사감사 .. 2016/01/18 3,542
519742 퇴사 문제..조언좀 부탁 드려요 10 ,,, 2016/01/18 3,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