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곧바로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을 틀어쥐기 시작했다. 정연주 KBS 전 사장 사퇴 압박이 신호탄이었다. 검찰이 배임 혐의로 기소했고 국세청 소송을 조정으로 합의했다는 이유로 감사원 특별감사 받기도 했다. 이를 근거로 그해 8월 KBS 이사회는 정 전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가결했고 이 대통령은 정 전 사장을 전격 해임한다. 공영방송 사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방송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결정이었다.
YTN에는 그해 7월 MBC 보도본부장 출신으로 이 전 대통령 대선 캠프 특보를 맡았던 구본홍씨가 사장으로 내려온다. 구 전 사장은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밀려 호텔을 전전하다가 밤늦게 몰래 회사에 잠입하거나 한 번 출근하면 며칠씩 사장실에서 먹고 자면서 파행적인 경영을 계속했다. 그해 11월 돌발영상 출신의 노종면 당시 노조 지부장을 비롯한 기자 6명이 해임됐다. 대법원은 2014년 11월에야 기자 6명 중 3명에게만 복직 판결을 내린다.
MBC도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김우룡 전 이사장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부터 ‘큰집(청와대)’에서 엄 전 사장의 사퇴를 종용했다. “엄 사장에게 문 걸어 잠그고 이사들 사표 받아오라고 시켰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 전 이사장에 따르면 후임인 김재철 사장은 “‘큰집’에 불려가 ‘쪼인트’를 까이고 매도 맞고” 한 뒤 “MBC 내부의 좌파 70~80%를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