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에 정서적인 짐을 느껴요

팬지 조회수 : 3,781
작성일 : 2016-01-11 21:25:41
82님들 친정부모님은 연세 드시면서 사이가 좋은 편이신지요? 제가 어렸을 때는 정말 화목하고 사랑 많은 가정이라고 느끼면서 자랐는데(물론 아닌 것 같다고 느낀 적도 간혹 있었지만요..) 70 넘으신 지금은 왜 그렇게 서로 못마땅해 하시고 받아주지를 못 하시는지 저도 이제 지치려고 해요. 커 가는 아이한테 보이기도 민망할 때가 많아요.
솔직히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에요. 남들이 보기엔 별로 모나거나 어떤 부분이 크게 모자라지 않으실 정도로 평범한 두 분인데 너무 안 맞는 결혼생활을 해오신 건지...? 친정을 가면 마음이 편해지고 포근해지고 소소한 일상 얘기로 하하호호 하는 시간을 꿈꾸는데, 현실은 두 분 눈치 살피며 각각의 하소연과 불만 들어드리고 맞장구 쳐드려야 하는 게 정말 괴롭네요. 가면 오래 앉아있지도 못 하겠어요. 모든 일에, 사소한 일에도 왜 그리 까다롭고 고집이 더 세지시는지..ㅠㅠ
착한 큰 딸 노릇도 정말 힘드네요. 부모님이 희생을 많이 하셨다고 느껴지니 심리적인 독립도 쉽지 않고.. 그냥 제 할 일, 제 가정 잘 건사하며 부모님도 늘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겠지 하고 자연스럽게 안심할 수 있는 생활이 제가 바라는 건데 무리한가요? 며칠만 통화, 방문 못 해도 뭔가 죄책감이나 불효하는 느낌, 직무유기? 그런 불편함 때문에 마음 한 켠이 무거워요.
저는 아이에게 그런 부모가 되지 말아야겠다 다짐하네요. 제 심정 이해되는 분 계실까요? 조언도 감사하겠구요...
IP : 223.33.xxx.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네..
    '16.1.11 9:37 PM (121.190.xxx.105) - 삭제된댓글

    제가 그럽니다.. 어릴때 부모님의 감정의 쓰레기통 노릇을 하면서 자라서 그럴지도 몰라요.
    그래서 늘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그들은 계속 감정의 쓰레기통을 요구하고..
    나는 그 감정의 쓰레기통을 안하면 되려 그것에 죄책감까지 가지면서 살지요.
    일단 부모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것이 방법이겠지요. 최대한 접촉을 줄이시고 나만 생각하면서 좀 이기적으로 사실 필요가 있습니다.

  • 2. 네..
    '16.1.11 9:37 PM (121.190.xxx.105)

    제가 그럽니다.. 어릴때 부모님의 감정의 쓰레기통 노릇을 하면서 자라서 그럴지도 몰라요.
    그래서 늘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그들은 계속 감정의 쓰레기통을 요구하고.. 그걸 해주지 않으면
    불평불만에 나를 비난하기까지 하죠. 내가 너한테 해준게 얼만데..하면서..
    나는 그 감정의 쓰레기통을 안하면 되려 그것에 죄책감까지 가지면서 살지요.
    일단 부모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것이 방법이겠지요. 최대한 접촉을 줄이시고 나만 생각하면서 좀 이기적으로 사실 필요가 있습니다.

  • 3. 팬지
    '16.1.11 9:43 PM (223.33.xxx.3)

    눈물이 다 나려고 하네요. 공감하시는 분이 계시다니.. 저도 마음의 짐 덜고자 예전에 비해선 일부러라도 이기적으로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편해지는 건 아니에요. 조금씩은 포기? 비슷하게 하시거나 어느 정도 예의와 선을 그어 대하시는 게 보이긴 하지만, 제 마음 한 켠에서는 그래도 서운해 하실 거야, 혹은 나를 비난하시겠지 등등 안절부절 못 하는 나 자신을 보게 돼요. 가끔은 엄마가 나를 대했던 신경질적이고 난폭한 언사를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하고 있는 걸 느끼고 복잡한 심경이 되기도 하죠. 새해에는 좀 나아지기를... 그럴 수 있는 방법 찾기가 고민입니다.

  • 4. 일단..
    '16.1.11 9:46 PM (121.190.xxx.105)

    아이가 첫째니까.. 아이에게 좋은 것은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내어서 나 자신에 대한 긍정심을 심는 것이예요. 물론 부모님이 팬지님을 100% 잘 키우셨다고 볼수 없을지라도 내가 그분들을 미워하면 미워하는 만큼 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되거든요. 먼저 나를 인정해야 해요. 그분들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알고 감사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하는 것이 님을 위해서도 아이를 위해서도 좋습니다. 엄마 마음에 늘 불안과 비난 받을 것에 대한 긴장이 자리잡고 있다면 님의 아이도 님을 볼 때 그렇게 자랄 것이니까요. 자기 긍정성을 찾길 바랍니다. 최근에 읽은 책인데.. 타라 브랙의 '자기돌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220354

  • 5.
    '16.1.11 9:49 PM (121.182.xxx.56)

    제가 딱 원글님상황이에요ㅡㅡ

  • 6. 아줌마
    '16.1.11 10:01 PM (122.37.xxx.213)

    첨부터 끝까지 제가 쓴 글인줄ㅜㅜ두분이 오순도순 잘살면 맘이 편할텐데 70노인들이 투닥투닥. 그걸보고 무거운 맘으로 돌아온적 많아요.아버지가 예민하고 깐깐해서 엄마가 힘들어해요.그래도 엄마아버지 두분덕에 잘컸으니 고맙게 생각하고요.어찌 생각하연 불쌍해서 외면하지는 못하겠고.그래서 일주일에 한번은 가서 뵈려고 노럭해요.

  • 7. 법륜스님이..
    '16.1.11 10:05 PM (121.190.xxx.105)

    그런 거 보고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아무리 부모님이라도 독립했으면 남의 인생이예요. 신경 끄세요..

  • 8.
    '16.1.11 10:08 PM (121.166.xxx.118) - 삭제된댓글

    여기도 한명 추가요^^
    나한테 뭘 바라시지도 않는데 그냥 내자신이 좀더 출세하지못한거 더 해드릴수 없는 그런 마음이 절 불편하게 해요.
    아마도 기대 한몸에 받았고 그 기대 다 채우지 못해서 그런가봐요.
    부양하라고 한적 없는데 그냥 무거워요.

    제 아이에게 저는 의지되는 부모로 남고 싶어요.
    살다가 어려운일 만나면 엄마 나 이런이런 일이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저는 모두 제가 알아서 해결해야 했어요
    물론 자립심도 중요한 재산이지만 한고비 넘기던 그순간을 생각할때마다 혼자서 해결하던 고독감만 기억에 남아 있어요.
    행여 부모님이 알고 걱정하실까봐 말도 안하고..
    제 아이에게는 그런 부모 되고 싶지 않아요.

    쓰고보니 제부모가 그러라고 그런건 아닌데 죄송하네요.

  • 9. ㅋㅋ
    '16.1.11 10:17 PM (218.54.xxx.98)

    저도 딸 셋에 맏딸
    그리고 부모님이 잘해주신거도 맞아요
    화목하시고 근데 아부지73세 엄마68센데요
    늘 다투십니다
    똑같아요
    다들 그래요
    전 그래서 시댁 욕안해요
    우리부모도 같아서요

    어쩌겠어요
    내부몬걸
    그런데 희안하게 둘째여동생 막내여동생은 훨씬 덜하다 느껴요
    맏이의 부담이지요
    뭐 저의 희생이 부모님 사후에
    덜 제가 가책 느끼려고 ~~~
    내 오늘 이런다합니다
    맏딸 화이팅

  • 10. ㅋㅋ
    '16.1.11 10:18 PM (218.54.xxx.98)

    제가 쓴줄
    안그래도 어제 쇼로 반은 분노로
    친정엄마에게 아파랑 싸우고 미워서 밖에 나돌고 집꼴 계속 그리 청소도 안하고 그러면 친정 발걸음 안할거다 폭탄선언했어요

  • 11. .....
    '16.1.11 10:32 PM (121.133.xxx.12)

    저도 맏딸~ 공감해요.ㅠ

  • 12.
    '16.1.11 10:45 PM (61.48.xxx.134) - 삭제된댓글

    외조부모님 80.90대이고 제 친정엄마 60대 후반.
    맏이인 엄마가 제게 하소연 하는거 듣다 보면 엄마는 평생 큰딸로 마음 고생 하는구나 싶어요.
    그런데 마흔에 맏딸이 저는 내 부모에게서 조부모님 모습이 보이네요. ㅎㅎ
    해서 엄마만 자식 아니니 돈으로 할 수 있는건 돈으로 해결하시고 엄마도 부모때문에 맘상하지 말고
    적당히 신경끊고 마음 다스리며 사시라고 했어요.
    이래놓고 정작 저는 며칠전 친정가서 설거지 상태가 불량하다며 엄마에게 잔소리 하고 주방 헤집고 왔죠.
    이삽십년 후에 저도 엄마처럼 외할머니집 빨래 삶고 대청소 하고는 몸살나서 딸에게 앓는 소리 할까봐 걱정되네요.

  • 13.
    '16.1.11 10:46 PM (61.48.xxx.134) - 삭제된댓글

    외조부모님 80.90대이고 제 친정엄마 60대 후반.
    맏이인 엄마가 제게 하소연 하는거 듣다 보면 엄마는 평생 큰딸로 마음 고생 하는구나 싶어요.
    그런데 마흔에 맏딸인 저는 내 부모에게서 조부모님 모습이 보이네요. ㅎㅎ
    해서 엄마만 자식 아니니 돈으로 할 수 있는건 돈으로 해결하시고 엄마도 부모때문에 맘상하지 말고
    적당히 신경끊고 마음 다스리며 사시라고 했어요.
    이래놓고 정작 저는 며칠전 친정가서 설거지 상태가 불량하다며 엄마에게 잔소리 하고 주방 헤집고 왔죠.
    이삽십년 후에 저도 엄마처럼 외할머니집 빨래 삶고 대청소 하고는 몸살나서 딸에게 앓는 소리 할까봐 걱정되네요.

  • 14. 팬지
    '16.1.11 11:02 PM (223.33.xxx.3)

    다들 특히나 맏딸이신 분들은 힘든 부분이 있군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에 힘이 나네요. 오순도순 서로 의지하고 이해해주고 너그럽게 봐주는 정다운 노부부. 저는 꼭 그렇게 되고 말 거에요 ㅎ 제 친정어머니는 오히려 지금도 너무 살림 깔끔하시고 사리분별 까다로우시고 남들 평가하는 기준도 엄격해서.. 건강하고 똑똑하신 건 좋은 일인데 힘이 좀 빠지시면 너그럽고 무던해지시려나 기대 아닌 기대가.. ㅋ
    제가 나서서 사이 좋아지시도록 뭘 어떻게 해드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심했는데 그건 이제 자연스레 포기가 됐구요. 그저 각자의 입장을 비판 없이 들어드리고 힘드시겠다 공감해드리는 것 밖엔.. 근데 제가 박쥐가 되는 것 같은 찜찜함이 남아요~~ 에휴. 추천해주신 책도 꼭 읽어볼게요.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 마음이 좀 가벼워지네요.

  • 15. 저요
    '16.1.12 1:25 AM (1.229.xxx.47)

    속썩이는 자식보다 속썩이는 부모 싫어요
    언제까지 부모때문에 속썩어야하는지
    요즘은 제가 마구마구 엄마한테 퍼부어요
    나이든 부모한테 그러는거 아니지만
    엄마도 나이값 좀 했으면 싶고
    자식에게 염치가 좀 있었으면 싶고 그렇네요
    저도 그런 꼴 우리아이들이나 남편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친정에 혼자가는게 맘 편해요
    데려가기 싫어요

  • 16.
    '16.1.12 4:15 AM (175.223.xxx.157)

    장녀도 아닌데도 원글님과 비슷....
    오순도순은 개나 준듯....친정가면 불편해요
    그래서 남편에게 좀 창피해요....
    입에 칼 문듯 날카로운 친정엄마보다 전 시댁이 더 편하고 좋아요.그

  • 17. 장남인 남편
    '16.1.12 6:02 PM (121.218.xxx.71)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읽으며 제 남편은 그 비슷한 감정을 느낄까? 생각해요.
    시부모님 특별히 사이가 나쁘신건 아니지만 시어머니는 모든 시시콜콜한 문제를 장남인 남편에게 이야기하세요. 아버님에게 못마땅한거 동생 누나에 대해 서운한거..어릴때부터 듣고 자라서인지 아버지에대한 마음이 상대적으로 차갑고 불만이있는것같아요.
    먼저시집온 동서 제가보면 정말 많이 참고 시댁에 잘하는데 늘 부정적으로 얘기할때보면 듣다보면 부정적인마음이 싹트는것같아요.
    어머니는 뒤돌아서 아무일없는듯하시는데 늘 마음의 짐은 제 남편이 지고있는것같아요. 결혼하고 독립해도 마음은 늘 어머니 곁에 있어요. 매일전화드리는데도 자주 가보는거보면 아마도 죄책감이있는거겠죠 원글님글보니 남편도 그렇겠구나싶네요 ㅠㅠ

  • 18. 팬지
    '16.1.15 11:30 AM (223.62.xxx.9)

    그냥 어떤 날은 좀 나은 것 같아서, 그래, 내가 예민한 거지, 우리 집은 여전히 행복한 우리집이야, 하며 마음 편안해졌다가 또 다음에 방문하고 오면 휴~~ 소리 절로 나오게 심란합니다. 최근 들렀더니 드라마 예고편 하나 갖고, 지난 여행 갖고, 우리 아이에 관한 얘기 한 마디 갖고도 서로 아웅다웅 왈가왈부.. 전부 농담 비슷하지만 부정적인 말들이 오가는데 저는 정말정말 살얼음판 걷는 듯 불안하고 불편했어요.
    그렇다고 뭐라 한 마디 하지도 못해요. 다들 얼마나 자존심 세고 예민한지.. 한 마디 했다가는 삐치고 꽁~해서는 제 마름고생이 더 심해질 거에요 ㅠㅠ 같이 안 산 지 오래 돼서 그런가.. 흑.
    내 집이 천국이고 내 식구가 새삼 너무 편안하고 소중해지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7502 4억5천-5억사이로 서울에 30평대 아파트살만한데 추천해주세요 35 이사가야함 2016/01/12 5,365
517501 대학병원 다른 과 진료시 1 2016/01/12 723
517500 배송대행 어디 이용하시나요? 장단점은 무엇인지... 1 추천요망 2016/01/12 439
517499 철저히 남자편이(남편) 되는 방법 혹시 아세요? 5 ㄹㅎㅇ 2016/01/12 1,450
517498 [팩트TV]사명-항일은 끝나지 않았다 1화 - 혈서지원 2 대하다큐 2016/01/12 307
517497 외국사람들은 샌드위치로 한끼돼죠? 32 신기 2016/01/12 10,182
517496 2016년 1월 12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6/01/12 390
517495 저도 받은 너무 쿨한 시 고모님의 문화적 충격~~? 40 ㅡㅡ 2016/01/12 22,125
517494 필름 카메라 어떻게 처분하세요? 5 .. 2016/01/12 1,064
517493 넥스트로 강용석 변호사님 어제 고생하셨어요. 15 스마일저지 2016/01/12 4,889
517492 참여연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공개 질의서 보내 3 공개질의 2016/01/12 610
517491 건강검진후 시티촬영해보라는데요 6 고나 2016/01/12 2,236
517490 돈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하는데...사고싶은게 3 888 2016/01/12 2,385
517489 영화 페인티드베일 다운 어디서 받으셨어요? 영이 2016/01/12 541
517488 에효 우리만 이십평대 ...ㅠ 6 .. 2016/01/12 3,840
517487 임대료 폭등에 상가 텅텅 5 건물주역풍 2016/01/12 3,624
517486 감기로 밤새 기침하다 병원 다녀왔어요 1 고생한 2016/01/12 1,408
517485 일본유학에 대한 조언 구합니다. 요리학교. 3 요리사 2016/01/12 1,163
517484 익산 할랄단지 반대 이유 22 기적이여 2016/01/12 4,436
517483 해외 단체 배낭여행과 에어텔은 무엇인가요? 5 여행 2016/01/12 1,076
517482 결혼결정할때 남자의외모 17 ㄴㄴ 2016/01/12 4,484
517481 우리나라 일부일처제... 언제까지? 16 생각 좀 해.. 2016/01/12 3,681
517480 시어머니께서 자꾸 너네엄마 이러는데. 24 d 2016/01/12 6,666
517479 조건보는 나..눈을낮춰야하나요 15 ㅇㅇㅇ 2016/01/12 3,512
517478 이슬람교의 폭력적인 교리들 28 2016/01/12 2,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