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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외국생활 오래하신 분들 조언 부탁드려요..

.... 조회수 : 2,097
작성일 : 2016-01-09 21:29:35
처음 외국나올 때는 학위만 따고 한국에 갈 생각이었습니다. 원하던 과에 들어가서 순조롭게 학업을 마치고 같은업종의 이곳사람과 만나서 오랜연애 끝에 결혼한지도 2년이 넘었어요. 여기서는 너무나 다 좋은 상황입니다. 저의 일욕심 땜에 아직 아이를 안가지는것 외에는 다 순탄하고 남편은 더없이 좋은사람입니다. 

그런데 요즘 너무 한국이 그립네요. 인터넷에서는 수저타령에, 헬조선이란 신조어가 생기는 등 한국생활 힘든이야기만 나오지만, 저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부모님 모시고 식사도 하고싶고, 엄마랑 장도 보고, 같이 반찬해서 나눠먹고 이런 너무 평범한 (적어도 저희 엄마가 외할머니랑 나누던 일상들) 것들이 너무 하고싶어요..
 
직업상 한국에가면 저나 남편이나 바로 무직입니다. 한국 라이센스가 없으면 한국에서는 일할수 없는 분야라.. (저는 공부하면 한국자격증 따는거 가능하지만, 남편은 한국어로 국가고시를 쳐야하니..) 그래서 현실적으로 한국가는게 불가능해요. 사교육 많이 받고 경쟁과 스트레스속에 보낸 제 유년시절과 남편이 추억하는 그의 유년시절을 비교해봐도 사실 여기서 지내는게 언젠가 태어날 아이들을 생각해도 평온할 듯 하구요. 가끔 한국에 잠시 계획잡고 가도 삼사일 지나면 벌써 왠지모를 불편함들이 느껴지고 출국하는게 오히려 홀가분할만큼..제 정서도 많이 바뀐듯 하고.. 여러면에서 현실적으로 보면 너무나 여기에 머물러야 하는데.. 왜이럴까요..

남편은 제 이런 모습을 참 안타까워해요,,자긴 유명세, 큰 집, 큰 차 다 필요없고 제가 수시로 한국갈 수 있고, 저희 부모님 자주 초대할 형편이 되고, 그래서 제가 100프로 행복해지는게 자기 목표라고 할만큼 완전히 제 편이에요. 법 바뀌어서 한국에서도 일할수 있다면 아마 바로 한국으로 가자할꺼에요.. 그렇지만 저 자체가 여기선 한국인, 한국가면 반만 한국인..서른도 넘어서 아직도 자아정체성이 너무 흔들리고있고, 여기서 뭘하든 제 마음은 한국에 가있어요. 머리랑 몸이 따로 논다해야하나..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좀 안정이 될까요..
이런 위기 극복하신 분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IP : 188.97.xxx.10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끔씩
    '16.1.9 10:19 PM (59.9.xxx.6)

    한국이 그리울때가 있었어요. 일년에 한번 정도 향수병에 걸릴때면 한식도 해먹곤 했지요. 근데 막상 한국에 오면 시차적응부처 너무 모르니 힘들고 스트레스 바가지였어요.
    지금은 한국에 1년 예정으로 귀국해서 괜찮으면 완전귀국할지 결정하려고 하는데 벌써 여기가 싫어지네요. 물론 좋은점도 많지만 워낙 상황이 나빠서 그런지.
    외국인과 결혼하셔서 한국의 친정엄마와 너무 붙어 지내는거 안좋아요. 님의 남편은 착하시다지만 외국인 남편들에겐 (국제결혼 아니더라도) 장모님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고 해요. 그냥 잠깐식 휴가 내서 일주일쯤 항국 방문하는걸로 만족하세요. 달리 방법이 없네요. 저는 엄마와 별로 사이가 안좋아서 떨어져 있는게 편한 사람인지라...

  • 2. ^^제생각엔ᆢ
    '16.1.9 11:03 PM (125.134.xxx.138)


    잠시 귀국해서 행복하게 지내다가시면 좋겠어요

    저도 한때 외국서 살때 향수병?처럼 정말
    온갖 게 다 그립더군요

    님이 멀리,타국에 있으니
    여러가지 상념에 젖어 모두 다 그립기만 하겠지만
    실상~ 귀국해서 실생활한다면 부딪히게 되는
    어려움이 생각보다 훨씬 많을거라고 생각되어요

    외국서 사는 제 친언니도 나이들어가니
    영주귀국을 꿈꾸며 잠시 귀국해서 여러가지로
    타진해본 결과 한국서 노후의 삶
    보내는 것은 다 포기하고 도로 돌아갔어요.

    제말은 정말 쉽지 않다는 것.ᆢ
    잠시 귀국해서 한동안 지내시다 가셔요
    그리움이 깊어지면 마음의 병이 되어요
    위로 보냅니다~^^

  • 3. 풀룻
    '16.1.9 11:26 PM (202.136.xxx.15)

    10년 사니 외국생활이 진절머리 나게 싫어져서
    귀국했어요.

    아이들 교육 때문에 힘들지만..내 나라 좋아요.. 친정엄마 김치도 좋구요

  • 4. 역이민
    '16.1.9 11:49 PM (216.58.xxx.45)

    여러 사정으로 인해 다시 역이민해서
    한국 들어가신 분들 중 다시 외국으로
    나오시는 분 종종 있어요.
    아이들 교육, 직업 이런 이슈들과 더이상
    큰 연관이 없는 어르신들 중에서도
    오랜 외국 생활 동안 변화된 정서가 한국 정서랑
    맞지 않아서 고심 끝에 돌아오신 분들 있어요.
    최근에 들었던 역이민 이유 중 재미있는 것 하나는
    부조금이었어요. 수십년 이민 생활로
    공백 기간이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돈의 팔촌까지 연락오는데
    어디서 끊어야 할 지 너무너무 스트레스였다고 해요.
    은퇴후 최소 경비로 미니멀 라이프로
    살아갈 각오로 한국에 다시 돌아갔다가
    사람들하고 어울리다 보니 돈 들어갈 곳이
    너무 많아(부조금도 그 중 하나)
    몇 년 못가서 은퇴자금 다 바닥 날 것 같아
    되돌아오셨다고 해요.

    원글님 지금은 멀리 떨어져 모든 것이 그리운
    상황이라 좋은 일들만 상상하지만
    한국 돌아와서 직면해야 할 다른 부정적인(?) 일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한번 고심해 보셔요.
    리스트를 적어보는 것도 좋겠어요.
    한국 돌아가서 좋을 일들을 한 열 가지 주욱 나열하고
    그 기쁨들을 1부터 10까지 점수 매기고
    반대로 나에게 부담스럽거나 힘든 일들을
    열 가지 적고 그로 인해 발생할 스트레스를
    점수화해 보세요.
    원글님 뿐만 아니라 남편님 것도 같이요.
    그렇게 구체적으로 적어보면
    어떤 선택이 더 현실적이고 장기적으로
    나에게 더 큰 행복과 만족을 줄 것인지
    나 스스로 설득되어져서
    지금 눈 앞의 안정과 행복을 깍아먹는
    향수병이 진정 될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냥 외국에 살면서
    휴가를 모아서 한번씩 길게 한국 방문하라고
    권하고 싶네요. 어머니를 가끔 초대하셔서
    현재 원글님이 누리고 있는 생활을 나눠기도
    하고요.

    내 마음이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지
    찬찬히 먼저 고민해보시고
    최선의 선택을 하길 기원합니다.

  • 5. 힘들땐
    '16.1.9 11:52 PM (50.191.xxx.246)

    참고 견디지말고 그때마다 휴가받을 수 있으면 휴가받아 가세요.
    원글님도 쓰셨지만 처음 며칠은 마냥 편하고 좋지만 며칠 지나면 웬지모를 불편함과 고단함이 느껴지고 출국하러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편안해지고 그럴거예요.
    제 경운 친정에 아직도 제 방이 있는데도 고국방문을 하면 할수록 처음의 그 편안한 며칠이 점점 짧아지더라고요.
    그러다보면 내가 살고 있는 나라가 내가 정착할 곳이구나 싶어져요.
    저는 1,3,5,10년이 주기였어요.
    부모님은 보고싶으면 부모님이 언제든지 오시면 되고 한국음식은 이곳 한국슈퍼마켓가면 웬만한건 다 있고 족발, 두부...도 이젠다 제가 만들어 먹으니까 가끔 싱싱한 회와 굴이 그립기는 한데 일본원전사고이후론 막상 한국가도 먹기에 주저되고...
    한국뉴스를보면 하루가 멀다하게 나오는 심한 황사, 제주도나 경주도 사람이 너무 많고 좋은 경치주변엔 어김없이 들어선 간판, 식당, 여관 그리고 평상들...
    그리고 무엇보다 옷, 신발, 휘발류값이 황당하게 너무 비싸고 식재료도 비싸서 다들 어떻게 사나 싶어요.
    교통비는 참 싸더군요.
    이젠 응답하라나 일박이일보면 한국이 그립기는한데 별로 가고싶은 생각은 안들어요.

  • 6. 저도요
    '16.1.10 12:42 AM (1.126.xxx.6)

    현지에서 너무 잘먹고 잘살아 한국생각 별로 안나요..
    호주인데요 날씨도 넘 좋고요, 지인 아내가 스코트랜드 사람인데 자꾸 고향생각 하니
    젤 추울 때 한달만 가서 지내라고 이후로 절대 안갔다네요

  • 7. 저도요
    '16.1.10 12:43 AM (1.126.xxx.6)

    일본 원전이후로 젓갈 들어간 김치도 끊었네요

  • 8. 00
    '16.1.10 1:16 AM (90.218.xxx.183)

    이십년째 살고있어요. 전 한 십여년은 일년에 한 번 들어가는 걸로 만족했는데
    지금은 거의 2번씩 들어가요. 돈도 많이 깨지고 장시간 비행이라 너무 힘들어요.
    그래도 돌아가 살 수 없는 처지라 (모든게 이곳이 유리해요. 제 향수병만이 문제지요)
    일년에 한 달 정도 한국에 지낼 수 있는 걸로 숨통이 트여요.
    은퇴하면 몇개월정도는 한국에서 지낼 목표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모은 기반이 여기 있어 한국에서 다시 시작해서 고생하고 싶지가 않더라구요.
    저보다 먼저 해외에 나와 정착한 친구는 가족이 모두 다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은퇴하면 한국에서 두달씩 살거라구 하더라구요.
    고향은 이렇게나 진하고 찐득한 곳이더라구요.

  • 9. ....
    '16.1.10 2:00 AM (188.97.xxx.103)

    마음에 너무 와닿는 따뜻한 댓글들 너무 감사합니다. 특히 장문에 구체적인 조언주신 역이민님, 좋은아이디어 감사해요. 꼭 리스트적어서 점수 매겨볼께요. 그렇게 장단점을 시각화하면 마음을 다잡는데 정말 도움이 될듯합니다. 여튼 저보다 훨씬 오래 타지생활 하시면서도 긍정적인 분들 말씀 들이니 마음이 좀 안정되는것 같아요. 다들 너무 감사합니다.

  • 10. ....
    '16.1.10 2:05 AM (188.97.xxx.103)

    그리고 첫댓글 주신님, 중요한거 알려주셨네요, 감사해요. 지금이야 안그럴듯하지만 막상 한국가서 가족하고 붙어살면 남편이 힘들어할 수도 있다는것, 생각 못했네요. 저도 부활절, 성탄연휴에 시댁가면 놀고먹으면서도 힘들어서 빨리 탈출하고 싶어하면서 다른편 생각은 못했어요..

  • 11. 외국생활 20년
    '16.1.10 3:49 AM (62.178.xxx.171)

    한국회사에서 근무하게되면 휴가나 근무시간, fringe benefits에 있어 차이가 많이 날거에요.

    한때 늙어가시는 부모님곁에 있고싶다는 생각에 한국 지사로 발령지원을 고려한적도 있었는데 같은 (외국)회사임에도 한국기업문화가 강한 곳에서 이미 외국에서 오래 산 저에겐 불편하게 여겨지는 문화와 부딪치며 살기보다는 계속 외국에서 살며, 일하며 부모님이 살아계신동안은 휴가는 한국에서 보내는것으로 결정했읍니다.
    잠시 2-3주 방문해서 경험하는것과 3개월을 살며, 일상을 보내며 경험하는것엔 차이가 크더군요. ( 다른 공중도덕 관념, 타인에대한 배려, 공기, 의료시설-특히 입원문화 등등). 제 경우엔 그랬읍니다.

  • 12.
    '16.1.10 7:01 AM (74.111.xxx.121)

    3개월 정도 휴가 모으거나 휴직을 하고 한국에서 살아보세요. 일단 한국에서 살면서 부딪혀 보면서 정말 그립고 가고 싶었던 곳이 여기가 맞는지 확인해 보고 결정하시면 아마 답이 나올거예요. 한국에서 정말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보통 너무 좋아하구요, 한국에 적성이 안맞는 사람들은 한 3개월이면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해요. 미련을 끊어내거나, 아니면 과감하게 원하는대로 살거나, 경험을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 제일 정확해요.

    한 3개월이라고 한 것은, 그 때쯤 되면 만날 친구 다 만나고, 가족친지 다 만나고, 멀리서 왔다고 환대하던 시간이 지나고 진짜 삶을 조금 경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거든요. 여유만 되면 한 6개월, 혹은 일년 살아보면 더 좋죠. 원글님 전문직 같은데, 그럼 다시 돌아와서도 취직하는게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최대한 장기로 머물수 있는 방안을 궁리해서 실현해 보세요. 저는 3번째 방문 이후로는 모든 애정이 다 사라졌어요.

  • 13. ㅎㅎ
    '16.1.10 2:44 PM (101.181.xxx.89)

    한국이라는 나라를 못이룬 첫사랑처럼 가슴속에 간직하고 사는것도 좋습니다.

    저도 그리워하고 살았는데 작년에 7주 나가있다가 학을 띄고 들어왓네요.

    집에서 한발자욱만 띄어도 돈, 돈, 도대체 뭐에 그리 쓰고 다녔는지 생각도 안나니 이상해요.

    그리고 편하게 살다가 갑자기 체면치레 하느라고 힘들고, 서열문화를 깜박 잊고 있다가 결국엔 이모, 엄마랑 싸우고 들어왓어요.

    남편하고 한국 들어가느니 다른 나라 가서 실컷 놀다 오자고 햇네요.

    게다가 경조사비, 체면치례하느라고 쓰는돈, 지겹습니다.

  • 14. 영국사위
    '16.2.13 8:30 AM (122.62.xxx.132) - 삭제된댓글

    https://www.youtube.com/watch?v=T_LHTSPhlYM&list=PLED0A9EAA0BB4C5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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