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잊을 수 없는 아이

교사할 때 조회수 : 2,789
작성일 : 2016-01-08 08:01:46
어느덧 그 아이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겠네요
유치원 선생할 때 한 7살짜리 남자아이 이야기인데
키와 체격이 커서 초2.3쯤으로 보였어요
뭐라 말할 길 없이 폭력적이었어요
만약 누가 약을 올려 화가 나서 폭력을 쓴다면 이해라도 할텐데
얘는 이유가 없어요 그냥 주먹 발 등을 휘둘러요
그리고 커터칼 같은 걸 순식간에 잡아 다른 아이 눈 바로 앞에
휘이이익 전힘으로 휘둘러봐요
왜 그러냐고 칼 뺏고 원장이 물어보면
눈동자가 칼에 잘리는 느낌이 궁금하대요

보기에도 그 폭력이 정말 온힘을 다 쓰는데
저도 맞아봤거든요 전 발로 제 허리를 걷어찼는데
뭐 조금 피나고 다쳐도 툭툭 털고 엄살이란 거 모르는 전데
거짓말을 안 보태고 허리를 사나흘 못 써서
양치질 하고 뱉을 때 비명지르고 그랬어요

왜 때리냐고 물어보면 때릴 때 느낌이 너무 좋대요
걔 소름끼친다고 동료교사도 그랬었어요
게다가 아이가 매우 똑똑했어요
뭘 하나 가르치면 바로 흡수해서 자기 나름 응용하는 애였고
좁은 동네라 소식을 2학년 때까진 들었는데
올백은 기본이라고 하더라고요
가끔 문제가 나서 엄마가 학교에 불려다닌다고
유치원 때도 아무 이유없이 여자애 뺨을 도구로 후려쳐서
애가 빰이 패여 난리가 난 적이 있어요

저희가 사설이다보니 원장이 고민 끝에 그 아이 부모를 불러
우리에게 버거운 아이다 다른 곳을 알아보셔라 한 적이 있어요
엄마아빠가 아무 이상없는 부부로 보였고
외조부모랑 같이 사는 사이였어요


아직도 전 가끔 씩 웃으면서 커터칼 커다란 걸
다른 여자애 눈앞에 휘이이익 휘두르던 그 애가 생각나요
그 아이는 매우 똑똑했기에 정말 걔를 사랑해주는 선생들 만나
훌륭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런 애가 공부 잘 해 의사되고 검사되고 건축가되고 그런다면
너무나도 끔찍한 결과를 낳지 않을까 그런 걱정도 듭니다

부디 제 걱정이 기우로 끝나고
그 아이가 제대로 된 남자애로 자라길
IP : 211.36.xxx.2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드라마
    '16.1.8 8:09 AM (125.187.xxx.93)

    리멤버에 나오는 남규만이 오버랩되네요

  • 2. ㅡㅡ3
    '16.1.8 8:15 AM (77.99.xxx.126)

    문제가 아주 많은 아이네요
    똑똑한게 무슨 소용인지.

  • 3. 으...
    '16.1.8 8:30 AM (101.181.xxx.89)

    소름끼쳐요...

    아이가 미래에 어찌될지...그리고 우리 소중한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고 생각하니 더 소름끼쳐요...

  • 4. 나는나
    '16.1.8 8:38 AM (218.55.xxx.83)

    저도 비슷한 애 본 적이 있어요. 나이 먹어가면서 그 좋은 머리로 악행을 진화시키더라구요. 무섭죠.

  • 5. ㅁㅁ
    '16.1.8 9:20 AM (175.116.xxx.216)

    무섭네요..분명 타고나는게있어요. 양육방식과 상관없이..

  • 6. jipol
    '16.1.8 10:32 AM (216.40.xxx.149)

    싸이코패스.

  • 7. 왜들
    '16.1.8 12:10 PM (223.62.xxx.103) - 삭제된댓글

    그러세요? 잘 클 겁니다.
    정 걱정되면 부모가 잘 하기를이라고 하세요.

  • 8. 어우
    '16.1.8 2:12 PM (121.167.xxx.219)

    그런아이가 동생인 여자분이 판에 글올린 적 있어요
    고치는 건 불가능하고 가족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폭력 행사를 하지 않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교정했다고 했어요
    똑똑하기 때문에 가르치면 공감은 안되지만 반복주입으로 학습이 가능하대요
    전문가의 도움도 받고요

    혹시 연락 가능하시면 꼭 그 가족에게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3867 지방시골은 학교 관련된 감투나 지역유지들 깡패들 많아요. 3 지금 2016/06/04 1,560
563866 미자언니는 섬마을선생님을 애타게 불렀지만... 4 언니 2016/06/04 2,274
563865 류승완 감독부인 멋지네요 8 호감 2016/06/04 5,613
563864 땡볕에 걸어 다니며 일하는 직업인 분 있으세요? 3 여름 2016/06/04 1,470
563863 단체 카톡 내용을 복원해보셨는지요? .. 2016/06/04 833
563862 실전이 약하다는 아이에게 무슨 말이 약이 될까요 2 ... 2016/06/04 933
563861 절교 당한 사람들은 당할만한 짓을 했다? 10 인생 2016/06/04 3,925
563860 직업을 바꾸려고 컴이라도 배우려는데 관심이안가요.. 4 미혼녀 2016/06/04 1,142
563859 감사합니다.. 글 내립니다.. 53 나나 2016/06/04 18,470
563858 패디큐어라는거 처음으로 해보려고하는데요 1 ... 2016/06/04 1,370
563857 디마프는 노배우들만 5 4567 2016/06/04 3,645
563856 독일서 부엌가구 7 먼산 2016/06/04 2,375
563855 뮤지컬 넌센스 2 보신 분 계신가요~~ 6 흐음 2016/06/04 759
563854 저혈압인데 운동하려면 밤에만 시간나네요. 1 저혈압 2016/06/04 1,169
563853 비행기때문에 두근거리고 잠도 안오네요 ㅜㅜ 4 엉엉 2016/06/04 2,855
563852 이혼 후 후회는 안할까요? 9 ... 2016/06/04 4,362
563851 개밥주는 남자.. 대중소 이야기 나왔나요? 4 .... 2016/06/04 2,519
563850 어떻게 조진웅님이 무관의 제왕? 2 ## 2016/06/04 2,209
563849 전업주부 제도권 안에서 평등? 8 전업주부 2016/06/03 1,416
563848 25평 작은방에 10자 장농 퀸침대 들어가나요? 5 ... 2016/06/03 2,807
563847 투미 서류가방 저렴하게 살수있을까요? 1 이쁜각시 2016/06/03 1,595
563846 여자도 첫사랑 충격이 강렬하나요? 4 ㅇㅇ 2016/06/03 2,921
563845 부모님이랑 같이가서 선글라스사려는대 남대문이 좋을까요? 1 궁금 2016/06/03 1,076
563844 시그널이 작품상 탔네요. 10 우왕 2016/06/03 4,836
563843 김혜수씨 그리고 시그널 3 우와 2016/06/03 4,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