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그 아이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겠네요
유치원 선생할 때 한 7살짜리 남자아이 이야기인데
키와 체격이 커서 초2.3쯤으로 보였어요
뭐라 말할 길 없이 폭력적이었어요
만약 누가 약을 올려 화가 나서 폭력을 쓴다면 이해라도 할텐데
얘는 이유가 없어요 그냥 주먹 발 등을 휘둘러요
그리고 커터칼 같은 걸 순식간에 잡아 다른 아이 눈 바로 앞에
휘이이익 전힘으로 휘둘러봐요
왜 그러냐고 칼 뺏고 원장이 물어보면
눈동자가 칼에 잘리는 느낌이 궁금하대요
보기에도 그 폭력이 정말 온힘을 다 쓰는데
저도 맞아봤거든요 전 발로 제 허리를 걷어찼는데
뭐 조금 피나고 다쳐도 툭툭 털고 엄살이란 거 모르는 전데
거짓말을 안 보태고 허리를 사나흘 못 써서
양치질 하고 뱉을 때 비명지르고 그랬어요
왜 때리냐고 물어보면 때릴 때 느낌이 너무 좋대요
걔 소름끼친다고 동료교사도 그랬었어요
게다가 아이가 매우 똑똑했어요
뭘 하나 가르치면 바로 흡수해서 자기 나름 응용하는 애였고
좁은 동네라 소식을 2학년 때까진 들었는데
올백은 기본이라고 하더라고요
가끔 문제가 나서 엄마가 학교에 불려다닌다고
유치원 때도 아무 이유없이 여자애 뺨을 도구로 후려쳐서
애가 빰이 패여 난리가 난 적이 있어요
저희가 사설이다보니 원장이 고민 끝에 그 아이 부모를 불러
우리에게 버거운 아이다 다른 곳을 알아보셔라 한 적이 있어요
엄마아빠가 아무 이상없는 부부로 보였고
외조부모랑 같이 사는 사이였어요
아직도 전 가끔 씩 웃으면서 커터칼 커다란 걸
다른 여자애 눈앞에 휘이이익 휘두르던 그 애가 생각나요
그 아이는 매우 똑똑했기에 정말 걔를 사랑해주는 선생들 만나
훌륭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런 애가 공부 잘 해 의사되고 검사되고 건축가되고 그런다면
너무나도 끔찍한 결과를 낳지 않을까 그런 걱정도 듭니다
부디 제 걱정이 기우로 끝나고
그 아이가 제대로 된 남자애로 자라길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잊을 수 없는 아이
교사할 때 조회수 : 2,694
작성일 : 2016-01-08 08:01:46
IP : 211.36.xxx.2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드라마
'16.1.8 8:09 AM (125.187.xxx.93)리멤버에 나오는 남규만이 오버랩되네요
2. ㅡㅡ3
'16.1.8 8:15 AM (77.99.xxx.126)문제가 아주 많은 아이네요
똑똑한게 무슨 소용인지.3. 으...
'16.1.8 8:30 AM (101.181.xxx.89)소름끼쳐요...
아이가 미래에 어찌될지...그리고 우리 소중한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고 생각하니 더 소름끼쳐요...4. 나는나
'16.1.8 8:38 AM (218.55.xxx.83)저도 비슷한 애 본 적이 있어요. 나이 먹어가면서 그 좋은 머리로 악행을 진화시키더라구요. 무섭죠.
5. ㅁㅁ
'16.1.8 9:20 AM (175.116.xxx.216)무섭네요..분명 타고나는게있어요. 양육방식과 상관없이..
6. jipol
'16.1.8 10:32 AM (216.40.xxx.149)싸이코패스.
7. 왜들
'16.1.8 12:10 PM (223.62.xxx.103) - 삭제된댓글그러세요? 잘 클 겁니다.
정 걱정되면 부모가 잘 하기를이라고 하세요.8. 어우
'16.1.8 2:12 PM (121.167.xxx.219)그런아이가 동생인 여자분이 판에 글올린 적 있어요
고치는 건 불가능하고 가족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폭력 행사를 하지 않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교정했다고 했어요
똑똑하기 때문에 가르치면 공감은 안되지만 반복주입으로 학습이 가능하대요
전문가의 도움도 받고요
혹시 연락 가능하시면 꼭 그 가족에게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