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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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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칼 응급실 후기(끔찍한거싫어하심패스요)

후기 조회수 : 9,066
작성일 : 2016-01-04 12:21:11

남편이 채칼에 손 썰려서 응급실 갔다고 토욜에 글 올렸었어요.

걱정들 해주셔서...후기?글 남겨요ㅠ


일단 사고는 난거고, 사고 난 후에 너무 바보 같았어요.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대학병원이 있는데...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그런지 119에 전화걸어서 지금 하는 병원 어디인지 물어봤어요.

행정구역상 동이 다른동이어서 그런지

대학병원이 아니라 같은동에 있는 중형병원을 알려주더라구요.

지혈은 안되고 수건이 다 젖을 정도로 피 나는 상황에서 알려준 병원을 갔더니

자기네는 못한다고 20분 거리에 있는 수부접합전문병원을 알려주더라구요.

그때라도 바로 근처에 있는 대학병원을 생각했어야 하는데...전문병원이라기에 그리로 차 몰고 갔어요.

채칼에 잘린 살점이 집에 있는데 그거 필요한지도 물어봤는데 응급실 의사가 필요없을거라 그러더라구요ㅜ


두번째 병원 갔더니 응급실 의사가 보더니 처치해주면서(이때까지도 피가 계속 나고 있었어요)

피부이식수술 해야 한다더라구요.

오늘 최대한 빨리 원장님 수술 잡아준다고.

그러면서 수술하면 2-3주 입원해야 한다더라구요.

그러고 원장의사가 와서 상처부위를 보더니

지혈이 안돼서 오늘 수술 못한다 하더라구요.월요일에 와서 수술하라구요;

지혈이 안되면 피가 계속 나는거냐고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으니

지금 피가 계속 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내일 안오고 월요일에 오냐고 물으니 짜증내면서 월요일에 오라고ㅜㅜ

피가 계속 나면 어떡하냐고 물어봤더니, 그럼 내일 오던지 하라고;;;


제 느낌에 뭔가 병원이 못미더워서 일단 데리고 나오고

친정집에 전화했더니 왜 집 뒤에 있는 대학병원을 안갔냐고.

그리고 썰린 살점 들고 가야 한다고-

아빠도 오래전에 비슷하게 손가락 다친 경험이 있는데 대학병원가서 수술했었다고...


다시 집으로 가서 살점 챙기고ㅜ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어요.

이미 사고때부터 2시간도 넘게 지난 상황이었구요.


응급실에 성형외과 의사가 오더니 일단 살점 붙이는 수술을 한대요.

붙을 확률은 10-15%정도밖에 안되지만 혹시 붙을수도 있고.

붙지 않더라도 제 살로 드레싱을하는건 의미가 있다구요.

한시간도 넘게 꼼꼼하게 잘린살점 테두리 정리도 하고...수술 해줬어요.

붙을지 괴사할지는 5일후에 알 수 있다고. 5일후에 예약잡았구요.


지혈이 안돼서 전 병원에서 그냥 나왔다, 수술하면 2-3주 입원해야 한다더라 했더니

의사가 피식 웃더라구요. '운이 좋으셨네요' 라고 말하면서요-

피부이식수술 해야할 확률이 높지만 입원은 일주일정도이고 기간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완치가 2주라고.


애초에 사고나자마자 대학병원으로 살점 들고 갔음 확률이 더 높았을텐데 너무 슬퍼요.

그래도 나중에라도 병원 옮긴걸 감사하게 생각하려구요.

전 의사가 아니고 의학적 지식이 없으니 두번째 병원 의사가 틀렸다고는 말 못하지만

일단 집 가까운 대학병원에서 살점 붙이는 시도도 해보고ㅜ

나중에 수술하더래도 집이 가까워서 제가 병수발하기 좋을 것 같아요ㅠㅠ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같이 걱정해주신 분들 감사드리구요.


1. 채칼은 꼭 장갑끼고 사용하세요.

2. 살점이 떨어져나가면(그게 아주 조금일지라도) 즉시 잘 챙겨서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가세요.

3군데 병원중에 대학병원이 제일 친절하고 설명도 잘해줬어요ㅠ



잔인한 내용이 많아서...글은 좀 있다가 날릴게요ㅠㅠ


 



IP : 1.235.xxx.67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1.4 12:24 PM (183.98.xxx.95)

    다행이네요
    역시 대학병원가야하는군요
    저도 채칼에 살점 날라간 경험이 있어서..많이 다칠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병원갈 수준은 아니었지만 오래 고생했고 채칼은 그날로 버렸어요

  • 2. ...
    '16.1.4 12:26 PM (175.194.xxx.89) - 삭제된댓글

    이렇게 유익한 글을 왜 날리시게요?
    그 글 읽고 걱정 많이 했는데 후기 고마워요.
    언젠가 누구에게라도 생길 수 있는 일이에요.
    남편 꼭 별일 없이 나으시길요.
    액땜 크게 하셔서 올해는 좋은 일만 있을 겁니다.
    놀란 가슴 진정은 좀 되셨어요?^^

  • 3. 김흥임
    '16.1.4 12:27 PM (175.252.xxx.116) - 삭제된댓글

    많이 궁금했습니다
    고생하셨네요

    사람이 고생을하려면 참 사고도 눈깜빡할상
    벌어져버리죠
    빠른회복 빌어드립니다

  • 4.
    '16.1.4 12:31 PM (223.62.xxx.101)

    주말에 채칼사서 잘썼는데 조심해야겠네요ㅜ
    누르는것도 주던데 어쩌다 다치셨어요;;
    잘 완쾌되시길바래요.

  • 5. 원글
    '16.1.4 12:34 PM (1.235.xxx.67)

    채칼도 잘 쓰면 문제 없는건데..
    옆에서 그렇게 하지 마라하고 장갑 끼라 했는데 남편이 까불거리다가ㅠㅠ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가 한달에 3-4건 채칼로 응급실 온대요.
    다들 조심해서 사용하시거나 아예 사용안하시는 것도 좋을 듯 해요-
    채칼에 손이 썰리면...꿰매는게 안되는게 문제인 듯 해요.
    못 꿰매니 피부이식수술처럼 복잡하게 나가는거구요...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 6. ㅇㅇㅇ
    '16.1.4 1:01 PM (49.142.xxx.181)

    저도 며칠전에 가위질 하다가 검지손가락살점을 잘랐어요 ㅋㅋ
    뭐 많이는 아니고 약간이라서 들고가서 접합할 수준은 아니였고요.
    동네 정형외과 가서 일단꿰맸다가 일주일후에 실밥 풀렀는데

    살이 모자라서 결국 벌어지긴 하더라고요. 지금 한 2주 됐는데
    아직도 덜 아물고 (물 닿아도 될정도로 마르긴 했음)
    손가락을 굽힐때마다 살짝씩 아파요.

    원글님네도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겁니다. 남편분 빨리 완쾌하시길..

  • 7. ㄱㄱ
    '16.1.4 1:08 PM (223.62.xxx.12)

    채칼은 안전장갑 끼고도 몇겹의 장갑 필요함 아니면 아예 버려야함 여태 다친적 없단 사람들도 미래를 속단할 수 없음

  • 8. 경험자...
    '16.1.4 1:23 PM (121.140.xxx.3)

    감자썰다 새끼손가락 끄트머리 곰돌이 채칼에 날렸어요...
    진짜 지혈이 안되요... 피가 퐁퐁퐁퐁...
    수건 다 적시고 2시간 동안 피흘리고 안되어서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가서
    전 안붙이고 그냥 지혈용 제재로 드레싱하고
    파상풍 주사에 항생제 주사에... 그후로 한 6번 정도 드레싱했는데
    그때마다 다시 지혈제 뜯어내고 다시 드레싱하고...
    40~50만원 들었네요... 아물고 두달 지났는데 지금까지 시큰시큰 해요...

  • 9. 경험자...
    '16.1.4 1:23 PM (121.140.xxx.3)

    아 그날 손가락때문에 갔는데 저처럼 손가락 잘린 사람 3명이더군요...T.T

  • 10. 점점
    '16.1.4 1:30 PM (116.127.xxx.20) - 삭제된댓글

    다행이네요. 안그래도 궁금했었어요.
    참, 그런데 살점은 어떻게 들고가야 하나요?
    식염수에 넣는다거나, 얼음에 넣는다거나.. 등등이요..

  • 11. ++
    '16.1.4 1:35 PM (119.18.xxx.70)

    뭐든지 웬만하면 대학병원이예요...
    꼭 접합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건투를 빕니다...

  • 12. 남편
    '16.1.4 1:40 PM (112.173.xxx.196)

    이번 기회에 마눌 말 잘듣는 사람으로 변신하면 좋겠네요.
    얼릉 나으시길 기도합니다.

  • 13.
    '16.1.4 1:43 PM (14.47.xxx.73)

    파썰다 손톱이랑 손가락 끝쪽 살 날려먹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못찾겠더라구요.
    다행히 많이는 아니었는지 정형외과가서 처치받고 아무는데 2주넘게 걸렸는데~~
    손가락 모양대로 둥글게 아무는게 신기하더라구요.
    완전 아문것은 아니어서 아직도 끝쪽은 뭐가 닿으면 아파요....

  • 14. 이 와중에
    '16.1.4 2:43 PM (112.162.xxx.3)

    상세히 후기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부님들 많이 오는곳인데
    모두 조심할수 있도록 내용 지우지 마세요

    수술경과가 좋길 기도합니다
    채칼에 새끼손가락 날려본 경험이 있어서
    남일 같지 않고 후기도 궁금했답니다
    원글님 액땜한셈 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5. ...
    '16.1.4 2:50 PM (121.140.xxx.3)

    아 진짜 평면으로 잘라진 손가락 끝이 동그랗게 생겨나는데 신기했어요...
    분명히 비스듬이 어슷썬 파처럼 평평하게 잘렸는데 동그랗게 손가락 끝이 되더군요...
    내가 도마뱀이 된 느낌...

  • 16. 원글
    '16.1.4 3:58 PM (1.235.xxx.67)

    121.140님
    손가락이 동그랗게 생겨났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남편 손가락도 좀 살아났으면 좋겠는데ㅎㅎㅎ

    잘린 살점은 식염수에 잠궈가면 좋은데 집에 없으면
    그냥 지퍼백 이런데 담아가도 상관없어요.
    얼음에 할거면 직접적으로 살점이 닿으면 안되구요.
    밀봉한채로 얼음에 넣어서요-
    그런데 얼음찾고 뭐하고 할 시간에 빨리 들고 대학병원으로 가는게 좋을듯해요.

    남편이 까불어서 미안하다고...앞으로 말 잘 듣는다는데
    얼마나 갈까요?하하하ㅠㅠ

  • 17. 그게
    '16.1.4 5:23 PM (175.196.xxx.37)

    순간 일어나는 사고더라구요. 저희 남편도 칼 좀 갈아달랬다가 하는게 영 불안하길래 말렸더니 남편 별거 아니라고 억지 부리다가 결국 손 다쳐서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더니 바로 수술해야 한다고...다행히 수지접합 전문이라 주말인데 바로 수술들어가 며칠 입원했었네요. 저희집에도 살벌한 채칼 있는데 그냥 창고에 넣어버렸어요. 저도 얼마전 음식하다 칼에 크게 베여서 병원 다니고 고생했는데 정말 칼 사고는 순식간이에요.

  • 18. ㅇ휴
    '16.1.4 6:49 PM (119.194.xxx.182)

    고생하셨어요 ㅜㅜ 의사가 다같은 의사가 아니에요.
    잘 상처가 아무르길 기원합니다

  • 19. 푸른하늘
    '16.1.4 7:28 PM (115.136.xxx.116) - 삭제된댓글

    고생 많으셨는데 후기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어느 대학병원이신지 이름 알려 주시면 기억했다가 가고 싶어요.

  • 20.
    '16.1.4 8:10 PM (110.8.xxx.42) - 삭제된댓글

    감사해요
    채칼 사용할때 장갑 꼭 착용할게요
    저도 채칼 볼때마다 무서워요 ㅠㅠㅠㅠㅠ

  • 21. ㅇㅇ
    '16.1.4 9:44 PM (1.253.xxx.108)

    고생하셨네요~~채칼은 아예 구입안해야겠어요~~다치시는 분 많으셔서...얼른 회복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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