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채칼에 손 썰려서 응급실 갔다고 토욜에 글 올렸었어요.
걱정들 해주셔서...후기?글 남겨요ㅠ
일단 사고는 난거고, 사고 난 후에 너무 바보 같았어요.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대학병원이 있는데...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그런지 119에 전화걸어서 지금 하는 병원 어디인지 물어봤어요.
행정구역상 동이 다른동이어서 그런지
대학병원이 아니라 같은동에 있는 중형병원을 알려주더라구요.
지혈은 안되고 수건이 다 젖을 정도로 피 나는 상황에서 알려준 병원을 갔더니
자기네는 못한다고 20분 거리에 있는 수부접합전문병원을 알려주더라구요.
그때라도 바로 근처에 있는 대학병원을 생각했어야 하는데...전문병원이라기에 그리로 차 몰고 갔어요.
채칼에 잘린 살점이 집에 있는데 그거 필요한지도 물어봤는데 응급실 의사가 필요없을거라 그러더라구요ㅜ
두번째 병원 갔더니 응급실 의사가 보더니 처치해주면서(이때까지도 피가 계속 나고 있었어요)
피부이식수술 해야 한다더라구요.
오늘 최대한 빨리 원장님 수술 잡아준다고.
그러면서 수술하면 2-3주 입원해야 한다더라구요.
그러고 원장의사가 와서 상처부위를 보더니
지혈이 안돼서 오늘 수술 못한다 하더라구요.월요일에 와서 수술하라구요;
지혈이 안되면 피가 계속 나는거냐고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으니
지금 피가 계속 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내일 안오고 월요일에 오냐고 물으니 짜증내면서 월요일에 오라고ㅜㅜ
피가 계속 나면 어떡하냐고 물어봤더니, 그럼 내일 오던지 하라고;;;
제 느낌에 뭔가 병원이 못미더워서 일단 데리고 나오고
친정집에 전화했더니 왜 집 뒤에 있는 대학병원을 안갔냐고.
그리고 썰린 살점 들고 가야 한다고-
아빠도 오래전에 비슷하게 손가락 다친 경험이 있는데 대학병원가서 수술했었다고...
다시 집으로 가서 살점 챙기고ㅜ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어요.
이미 사고때부터 2시간도 넘게 지난 상황이었구요.
응급실에 성형외과 의사가 오더니 일단 살점 붙이는 수술을 한대요.
붙을 확률은 10-15%정도밖에 안되지만 혹시 붙을수도 있고.
붙지 않더라도 제 살로 드레싱을하는건 의미가 있다구요.
한시간도 넘게 꼼꼼하게 잘린살점 테두리 정리도 하고...수술 해줬어요.
붙을지 괴사할지는 5일후에 알 수 있다고. 5일후에 예약잡았구요.
지혈이 안돼서 전 병원에서 그냥 나왔다, 수술하면 2-3주 입원해야 한다더라 했더니
의사가 피식 웃더라구요. '운이 좋으셨네요' 라고 말하면서요-
피부이식수술 해야할 확률이 높지만 입원은 일주일정도이고 기간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완치가 2주라고.
애초에 사고나자마자 대학병원으로 살점 들고 갔음 확률이 더 높았을텐데 너무 슬퍼요.
그래도 나중에라도 병원 옮긴걸 감사하게 생각하려구요.
전 의사가 아니고 의학적 지식이 없으니 두번째 병원 의사가 틀렸다고는 말 못하지만
일단 집 가까운 대학병원에서 살점 붙이는 시도도 해보고ㅜ
나중에 수술하더래도 집이 가까워서 제가 병수발하기 좋을 것 같아요ㅠㅠ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같이 걱정해주신 분들 감사드리구요.
1. 채칼은 꼭 장갑끼고 사용하세요.
2. 살점이 떨어져나가면(그게 아주 조금일지라도) 즉시 잘 챙겨서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가세요.
3군데 병원중에 대학병원이 제일 친절하고 설명도 잘해줬어요ㅠ
잔인한 내용이 많아서...글은 좀 있다가 날릴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