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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괴팍한 시아버지

ㅡㅡ 조회수 : 2,313
작성일 : 2016-01-03 12:57:10

결혼 직후에도 시아버지 성격이 괴팍하다는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요. 그래도 저에겐 안그러셔서 다행이다하고 지냈어요.
그런데 이제 결혼 2년 넘어가고 본모습이 저에게도 나오기 시작햇어요.
처음부터 시댁 가족들이 시아버님께 예의를 다하면서도 없는 사람처럼 별로 대화시도를 안하는게 너무 이상했고 가족들이 다모여도 아버님이 늘 안방에 혼자 계시는 것도 적응이 안됐었는데 이번에 모든 의문이 다 풀렸어요.

저희 부부가 해외사는데 이번에 한국들어와 시댁에 2주 정도 머물면서 식겁해서 정이 다 떨어졌어요.
가령 저희가 오면 나와서 인사하지 않으시고 저희가 안방으로 들어가서 다녀왔다고 인사드려야하는데(이건 결혼초부터 알던 룰) 원래는 인사하면 웃지는 않으셔도 고개라도 끄덕이셨는데 이제는 그냥 눈만 껌벅이며 무표정이세요. 전 너무 이상해서 내가 뭘 잘못했나? 긴장했어요.

저희가 몇개월만에 왔는데도 대화도 없이 안방에만 계시고 나오지도 않으세요. 그러다 밥먹을때 부엌에서 마주쳤는데 첫마디가 '선물 안사왔냐?'며 핀잔주시네요...저희가 꽤 자주 왔다갔다해서 선물 사올때가 더 많고 이번엔 과자 사려다가 남편이 몸에 안좋다고 나중에 용돈 드리자고 했거든요. 근데 저렇게 첫인사로 대놓고 선물없다고 핀잔주시는거 보고 식겁...

안방에만 콕 박혀있으시니 저희가 뭘하는지도 모르시고 저희는 그냥 나갈때랑 들어왔을때 안방문을 조금 열고 '저희왔습니다~'하는게 커뮤니케이션의 전부예요. 한번은 저희가 나갔다왔는데 집에 안계셨고 잠시후에 외출갔다 들어오시길래 '아버님 오셨어요~'하면 웃으며 맞으니 제얼굴을 5초정도 빤히 보시다가 갑자기 신발들을 발로 차면서 '언제들어오고 나가는지 제대로 말좀 라고다니라'며 역정을 내셨어요. 전 너무 놀랬고 시어머님이 저보고 방에 들어가있으라고 하시고 나중에 오셔서 괜히 저러는 거라며 놀라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밖에도 제 웃는 낯에 이유없이 버럭 화내시는게 몇번이나 반복됐어요. 원래 그런 성격이란거 감안하고라도 정말 기분이 나쁘고 우울해지더군요. 내가 무슨 감정노동자도 아니고...
이런일이 반복되다보니 아버님의 말에 리액션히던 유일한 사람인 저도 점점 무표정하게 되더군요. 인간적으로 대할 마음이 아예 사라지고 형식적으로만 대하게되는..

제 친정은 아버지가 자식이라면 껌벅죽고 뭔가 더 못해줘서 늘 마음 졸이시는 분이라 어릴때부터 사랑 듬뿍 받고 자랐거든요. 그런데 남편에게 이번에 얘기를 들어보니 아버지가 한번도 자랄때 그런 사랑과 관심을 주신적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늘 혼자 틀어박혀계시고 대화도 안되는 아버지...잘해드려도 돌아오는건 역정밖에없는 아버지..그래서 남편이 아직도 연장자를 보면 어려워하고 벽을 허물지 못하더군요.
저희 어머님 세상에서 제일 착하신 우리 어머님께도 평생을 괴팍하게 마음 내키는대로 버럭하시고 사셨나보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시아버지는 갈수록 건강해지시는데 어머님은 나이가 들수록 살이 빠지시고 여기저기 아픈데도 많으세요ㅠㅠ

이번에 정말 아버님의 민낯을 보고 경악하고 너무 싫어졌지만 그래도 속깊은 마음은 안그러시겠지 희망을 버리지않고 잘지내보려고 돌아와서 문자를 드렸어요. 저희때문에 불편하셨죠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 노력할께요 복많이 받으시라고요. 큰맘먹고 이모티콘도 넣어서 보냈는데 돌아오는건 니가 이제껏 나에게 무관심했다. 열흘에 한번 연락할 시간도 없냐는 핀잔 답장...
시어머니랑은 자주 연락하는데 시아버지는 불편하기도하고 이중으로 자주 연락드릴 필요없는거같아서 한달에 한번 연락드렸어요.
그마저도 아예 받지도 않으시거나 읽고 답장도 안하시거나 받아도 왜 전화했냐는식으로 대화하다 빨리 끊으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최근엔 연락이 뜸했던것도 사실이예요. 최근 보낸 카톡도 씹으셨으니까요. 그런데 이제와서 열흘에 한번 연락하라니 좀 어이가 없네요. 머무는 동안애도 저에게 그렇게 대해놓고..

남편은 제 마음을 백번이해하면서도 본인은 이미 30년넘게 그런 아버지에게 너무 무뎌져서 제가 눈물흘리고 그런거까지는 깊이 이해못하는거 같아요. 제가 좀 예민한거고 더 무뎌져서 적응하라는 식..제가 다음부터 시댁에 최대한 짧게 머물자는것도 말로는 알겠다하면서 섭섭해하는 것 같고요.
그리고 저런 분에게 열흘에 한번 연락하다가 저 암생길거같은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어차피 잘하나 못하나 핀잔듣기는 마찬가진데 그냥 하던대로 하면될까요.

IP : 61.244.xxx.1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6.1.3 1:08 PM (121.165.xxx.158)

    시어머니한테 연락할때 옆에 계시면 바꿔달라고 하고 따로 연락하지 말아요.
    그런 사람 비위맞춰주려면 한도 끝도 없어요

  • 2. ...
    '16.1.3 1:30 PM (175.208.xxx.203) - 삭제된댓글

    님은 에너지가 넘치는 분인가요? 아님 하지않아도 되는 일을 만들어서 하는 분이신가요?

    시아버지 맘대로 살게 놔두세요. 괜히 인간관계에서 착한여자 코스프레 하다가 막판에 눈물흘리며 신파극 연출하는 사람한테 평생 당하고살아서 그런지 님의 모습이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 3. .....
    '16.1.3 1:39 PM (175.208.xxx.203)

    세상물정 모르는 사춘기소녀가 쓴 글 같아요. 성인여성스럽지 않은 정신세계를 가지신 분?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안에서 상처한번 받지 않은채 평탄한 길만 걸어오시다가 결혼하신거 같네요

  • 4. 좋은 분
    '16.1.3 2:11 PM (220.118.xxx.68)

    들이 더 많지만 안타깝게도 괴팍하고 성격이상한 어른들 많아요 저도 결혼전에 몰랐다가 시부모님과 일가친척 겪으면서 깨달았어요 그냥 그런분이구나 하고 내인생 열심히 살면 되는듯해요 그런분들 안변해요

  • 5. ㅎㅎ
    '16.1.3 2:38 PM (110.9.xxx.73)

    제가 쓴글인줄요.
    울시부랑 똑같은데요.
    진짜 정떨어져요,.잘하려고 마세요.
    시댁가면 혼자 외골수고 같이 대화하는것
    못봤어요.걍 노인네그릇이 그만큼인거예요.

  • 6. 약간
    '16.1.3 2:48 PM (218.237.xxx.135)

    치매끼 시작일수도 있어요.
    뭘해도 좋은소리 못들으니
    남편방패삼아 뒤로 숨으세요.
    아마 시어머니 마음은 만신창이일거에요.

  • 7. 반사회적인
    '16.1.3 3:23 PM (125.178.xxx.133)

    성격 아닌가요?
    소통도 안되고..저런 성격으로 사회생활을
    했다는게의아스럽네요.

  • 8. ㅇㅇ
    '16.1.3 4:05 PM (223.62.xxx.115) - 삭제된댓글

    힘드시겠어요... 힘내시길 ㅎㅎ^^

  • 9. 장애
    '16.1.3 4:12 PM (180.224.xxx.91) - 삭제된댓글

    멘탈에 장애가 있구나..생각하시는게 좋을듯해요. 그런 사람 많아요. 상처받을 일은 아니고... 상호작용을 피하시고 그런갑다..하는수밖에요.

  • 10. ㅡㅡ
    '16.1.3 5:14 PM (61.244.xxx.10)

    젊어서 사업아이템 잘 잡으셔서 자수성가하셨어요.
    사업도 사람 접촉이 적은 일이에요.
    친구도 없고 잘 나가지도 않고 평생 어머님만 들들볶고 계신거 같아요.
    어쩐지 처음봤을때 유복한 집이 아버님 도련님 어머님 표정이 다 어두워서 의아했거든요.
    그나마 식사할때 가족들이 대화하는데 대화랑 전혀 다른 얘기(주로 자기 자랑)만 불쑥 하십니다..
    어머님이 좋은 말씀하시면 그걸 꼬거나 전혀 반대로 해석해서 비아냥거리고 반박하세요.
    어머님 사리 엄청 나오실듯...
    장애 맞는거 같아요.
    남편도 20대때 많이 부딪히다가 이제 포기했대요.
    저도 그냥 비위 안맞추는게 답일듯 싶습니다.

  • 11.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특징
    '16.1.3 6:04 PM (222.232.xxx.113)

    내 말이 곧 법이다.
    독불장군형 많습니다.
    인생에 어느 부분 성공했기에
    자만심이 다들 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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