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민간인학살기록-어린놈 머리에 빨갱이 물 들면...사형

한국전쟁 조회수 : 396
작성일 : 2015-12-29 00:02:42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2037&src=sns&ref=twit

"임방규 이하 29명 사형!"


재판장의 사형 언도와 함께 법정 안 양옆으로 늘어선 헌병들이 '찰카닥' 장탄을 했다. 행여 있을지 모를 난동에 대비한 실탄 장착이었다. 이어 기세등등한 군인들이 '빨갱이 사형수'를 서둘러 재판장에서 끌어냈다.


재판은 하루 만에 끝났다. 취조 뒤 검사가 몇 장의 서류를 넘기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죄상을 읊어내자, 소령 계급장을 단 재판장은 아무런 감흥 없이 사형을 언도했다. 방청객도, 변론도 필요 없는 군사재판이 순식간에 마무리됐다.


죽음은 이내 현실로 돌아왔다. 재판이 끝난 뒤 광주교도소로 이감된 사형수들은 말없이 집행을 기다렸다. 곧이어 이들이 감금된 구치소에 다부진 표정의 군인들이 마룻장을 '쿵쾅'거리며 들어왔다.


집행관의 지시가 공간을 가득 메웠고, 또 한 번 '찰카닥' 장탄소리가 심장을 파고들었다. 고요한 정적 속에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왠지 모를 자유로움도 함께 느꼈다. 꽃 같은 청춘, 몹시도 고단했다. 마른 침을 겨우 삼켜낸 그 순간, 날카로운 총성이 허공을 갈랐다. 


"어린 놈 머리통에 빨갱이 물이 들면…" 


임방규를 취조한 중위가 서류에 뭐라 끄적이더니 옆 사람에게 속삭이듯 건넸다.

"장개석 총통이 말한 바와 같이 명주 베에 붉은 물이 들면 빨아도 빠지지 않는 것처럼, 어린 놈 머리통에 빨갱이 물이 들면 별수 없이 그냥 죽여야 해" 


그렇게 취조가 끝났고, 다음날 오전 검찰 구형과 함께 이날 오후 재판이 이뤄졌다. 그리고 광주교도소로 옮겨진 사형수들은 곧 있을 죽음을 기다렸다. 그렇게 수백 명이 소, 돼지마냥 죽어나갔다.

군인들은 어쩌면 이들을 짐승보다 못한 존재로 여겼을 테다. 임방규를 취조한 중위의 말처럼 개선의 여지없이 그냥 죽여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빨갱이는 그런 존재였다. 죽여도 되는, 아니 죽어 없어져야 하는…. 

IP : 222.233.xxx.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2774 무궁화 때비누 정말 좋긴좋네요 22 무궁화우리나.. 2015/12/28 19,680
512773 외대소수어과 잘아시는분 7 소수어과 2015/12/28 2,423
512772 관리사무실에 안정기 교체 요청 괜찮나요? 33 혹시 2015/12/28 24,501
512771 부모님께 유산 받아보신분 1 000 2015/12/28 1,475
512770 요즘 본 영화 이야기입니다. 16 지나가다 2015/12/28 5,276
512769 아이 치과치료. 웃음가스 써야할까요? 13 치과 2015/12/28 6,739
512768 닭볶음탕 쏘스 어떤 것이 좋나요? ........ 2015/12/28 423
512767 저녁에 배추찜 해먹었는데;; 5 ㄴㄴ 2015/12/28 2,816
512766 내신1등급이여도 수능 3,4등급 나오는 지역이 정말 있나요? 11 ㄹㅇㄹㄴ 2015/12/28 4,452
512765 문형표 기용, 국민연금, 금융시장 부양에 동원하나 1 연금에눈독들.. 2015/12/28 563
512764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여쭙니다. 3 2015/12/28 773
512763 오늘부터 휴가네요 1 남편 2015/12/28 756
512762 영등포에 놀만한데..추천좀~~^^* 7 하늘 2015/12/28 958
512761 KIST, `박정희 동상` 세운다 3 2015/12/28 917
512760 추워도 너무 추워요~ 8 .. 2015/12/28 2,353
512759 왜안철수랑 문재인이랑 결별한건지 설명좀 부탁드립니다? 40 설명 2015/12/28 2,842
512758 직장다니며공부하는게 보통일이 아.. 2015/12/28 511
512757 저렴한 여행상품 예약했는데 취소하래요 4 아이둘 2015/12/28 2,010
512756 전세집을 기한은 다가오고, 매매 내놨다는데, 거래는 없네요. 11 궁금이 2015/12/28 2,650
512755 "일본, 소녀상 제거 등 다 얻었다" 18 샬랄라 2015/12/28 2,310
512754 소라넷 ,, 티비가 다가 아니었네요 17 ,,, 2015/12/28 6,251
512753 냉부...박진희씨 냉장고 18 반성하자 2015/12/28 16,467
512752 남자는 길 묻는걸 싫어한다더니 울 남편도 그렇네요 3 ... 2015/12/28 870
512751 응팔 선우엄마 요리솜씨요 14 ㅇㅇ 2015/12/28 6,356
512750 응팔 제일 지루한 부분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42 ... 2015/12/28 4,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