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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크리스마스 연휴 시댁에서 먹은거

음.. 조회수 : 5,342
작성일 : 2015-12-28 21:23:08
24일 남편이 휴가를 내서 충청도 시댁으로 갔더니
배가 한참 고플 저녁 6시 도착


일단 생삼겹 통으로 된거 정육점에서 3키로 사서
한점 한점 썰어서 노릿노릿 구워서 봄인가 여름에 담근 간장 마늘쫑 짱아지에 콕~찍어서
배추잎에 싸서 먹으니까 
그것이 천국~~~
저혼자 돼지고기 1키로는 먹은거같아요.


배가 불러 터질꺼같은데도 어찌나 맛있던지
부른배를 잡고 잠들고 
아침에 눈을 뜨니
시어머님께서 진짜 부들부들 오~~래 끓여서 입에서 살살녹는 들깨소고기 미역국을 해놓으셨더라구요.
미역국에다가 집에서 만든 수제 두부 조림,나물들, 오삼불고기까지........
배불러서 아침 안먹으려다 또 한그릇 뚝딱해지고


시댁오면 꼭~~가는 대중목욕탕에서 
냉탕, 온탕, 사우나 왔다갔다하면서 설탕넣은 시원한 맥심커피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2~3시간 지나
시댁가니 어머님이 또 오징어 잘잘잘 썰어넣고 감자 채썰어 넣은 김치 부침개를 해놓으셨더라구요.
또 김치부침개 한장 뚝딱 먹고
저녁은 안먹어야지~~했더니
맛있는 고등어조림을 해놓으셨더라구요. ㅠㅠㅠㅠ
또 밥 한그릇 뚝딱먹고 부른 배를 부여잡고 자고 일어났더니


아침에는 맛있는 된장찌개에다가 코다리 조림에다가 각종 반찬들
ㅠㅠㅠㅠㅠㅠ 안먹을 수가 없어서 또 밥한그릇
점심 간식으로는 하얀 절편을 노릇노릇 구워주시더라구요.
진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쫄깃한데다 꿀을 찍어서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더라구요.
열심히 먹다보니
이에서 떼운 금니가 쏙 ~ 빠져서리...ㅠㅠㅠㅠㅠ


금니떼운거 빠져서 저녁은 안먹어야지~~했는데
어머님이 소고기 샤브샤브를 어머님 방식으로 육수를 내어서
소고기 넣고 배추넣고 버섯넣고 청경채 넣고 먹으니까
국물이 너무 시원하고 맛있더라구요.
마지막에 파넣고 계란넣어서 죽까지 만들어 먹고나니
또 배가 불러서 내일 아침은 안먹어야지~하고 자고 일어났더니


콩나물 해장국을 정말 시원하게 끓여주시더라구요.
한그릇 뚝딱먹고
거울을 보니까 
진짜 세수대야가 2배나 커져있더라구요.
배는 빵빵하고 중간중간 하루에 두번씩 걷기운동도 했지만
워낙 실하게 먹었더니 살이 ㅠㅠㅠㅠ


그런데 정말 이상한것이
서울 올라와서 하루밤 자고 일어나니까
얼굴이랑 배랑 원상복구 된거 있죠.


많이 먹는다고 다~~살찌는건 아닌가봐요.
맛있게 즐겁게 먹으면 소화가 잘되서
살이 안찌나봐요. ㅎㅎㅎ


하여간 3박4일 시댁에 가서 잘먹고 잘쉬었더니
정말 기분 째지게 좋아요. 


P.S
중간에 떡만두국도 먹었는데 세상이 떡이 너무 부들부들 쫄깃하고
수제만두는 만두피가 부드러워서 호로록~~입에 넣으니까 그냥 녹는거있죠
거기에 김가루 솔솔  깨소리 두번 척척 뿌려서 먹고 마무리로
남은 국물에 식은밥을 넣어서 비비듯 먹으면 밥알 한알한알이 껄죽한 계란떡국국물에 코팅이 되서
얼마나 부드러운지
아~~지금 생각해도 침이 넘어가요.

진짜 우리 시어머는 음식을 너무 맛있게 입에 촥촥 달아붙게 잘하세요~~ㅠㅠㅠㅠ



IP : 14.34.xxx.180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속없다
    '15.12.28 9:25 PM (118.220.xxx.166)

    시어머니는 연휴내내 뭔죄로 ....

  • 2. ㅋㅋ
    '15.12.28 9:26 PM (39.118.xxx.39)

    이글왜이리귀엽죠

  • 3. ㅇㅇㅇ
    '15.12.28 9:27 PM (211.237.xxx.105)

    이야!~~~~ 대박 재밌게 잘읽었어요. 글을 엄청 재미있게 잘쓰시네요 ㅋㅋ
    원글님 시어머님 요샛말로 금손에 킹왕짱이심 ㅋㅋ

  • 4. ..
    '15.12.28 9:27 PM (125.177.xxx.193)

    ㅎㅎㅎ 한끼정도는 하시거나 사드리지..

  • 5. ...
    '15.12.28 9:28 PM (1.241.xxx.162)

    크리스마스 연휴에 시댁에 가는것만으로도 난리 나는 사람들이 많은데
    님 마음이 좋아서 시어머니께 대접 받는것 같아요~
    기분좋게 드셔서~살도 안찌구요
    시어머니가 맛있는거 해주시는 이유가 있네요
    기분좋게 드시니 자꾸 해주고 싶은 맘~

  • 6.
    '15.12.28 9:29 PM (116.120.xxx.2)

    우리 시댁은 며느리는 노예인데,,,,,
    좋겠어요 ㅜㅠ

  • 7. ㅁㅁㅁㅁ
    '15.12.28 9:35 PM (112.149.xxx.88)

    시어머니 능력자이시네요~~~~

  • 8. 하하하
    '15.12.28 9:36 PM (121.161.xxx.26)

    시어머니가 정말 부지런하고 음식솜씨가 좋으신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복 받으셨네요~

  • 9. 님은
    '15.12.28 9:38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행복바이러스같네요
    맛있게 먹는 님은 귀엽고 음식을 그렇게 맛깔나게 하시는 시어머님은 장금이신가요
    담에 시댁가실때 저도 낑겨주시면 안되나요
    다 먹고싶어요 삼겹살 오삼불고기 김치전 수제두부조림은 또 뭔가요 츄릅 침딱는소리들리나요ㅠㅠㅠ

  • 10. 원글이
    '15.12.28 9:40 PM (14.34.xxx.180)

    어머님이 맥주를 엄청 좋아하셔가지고
    전세계 맥주를 골고~~구 40캔을 사고 아버님은 맥심커피믹스 엄청 사랑하셔서
    무려 310개 들어있는거 한박스 사들고
    고기 사들고 갔더니
    너무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여름휴가때 여행가면 어머님이 잘못하는 음식
    (외국음식, 일식) 제가 만들어 드릴려구요.

  • 11. ...
    '15.12.28 9:42 PM (220.75.xxx.29)

    어머니 집 가면 어머니가 음식 하시고 원글님네 집에 어머니 오시면 원글님이 음식 하시겠죠.
    저는 어머니 부엌에 참견 안하고 방문시 그냥 얻어먹고 뒷정리만 돕고 어머니가 우리집 오시면 냉장고도 안 열어보세요. 며느리 싫어한다고...
    원글님네도 왠지 우리집 같을 듯^^

  • 12. ...
    '15.12.28 9:44 PM (1.241.xxx.162)

    원글님~~복 많이 받으실거에요~
    이렇게 마음이 해피한데.....저라도 맛난거 이쁜거 다 해주고 싶은
    사람이네요
    요즘 하도 시댁 욕하는일만 올라와서 간만에 ㅎㅎ 좋네요~

  • 13. 니즈
    '15.12.28 9:45 PM (118.221.xxx.161)

    며느리를 이뻐라 하시나봐요 시댁에 자주 가고싶을듯.. 내자식처럼 챙기시니 또 친정엄마처럼 편하고 더 잘해드리고 실겠어요 부러운 고부간이네요

  • 14. 한 때더라구요
    '15.12.28 9:47 PM (121.182.xxx.126)

    저희 시어머니도 그러셨는데 이제 연세드시니 벅차시대요.
    그렇다고 며느리 와서 내 주방에서 일하라 그러는것도 싫고 그래서 요즘은 저희집에 모셔서 식사하는데
    솜씨 좋은 어머님 음식을 못 먹어서 아쉬워요.
    세월이 뭔지 요즘들어 되게 야속해요.
    시부모님도 그렇고 친정 부모님도 그렇고 자꾸 연세 드시고 힘 빠지시니 속 상하네요.
    원글님 그 때를 즐기세요 ~~ ^^

  • 15. 치즈생쥐
    '15.12.28 9:50 PM (59.31.xxx.238)

    아래 산후조리 시모랑 비교 되네요

  • 16.
    '15.12.28 9:53 PM (221.148.xxx.112) - 삭제된댓글

    제 시어머니도 갈 때마다 맛있는 경상도 요리 해주셔서 너무 좋아요 ㅜㅡㅜ 전 그래서 시댁 가는거 좋아해요! 이 글이랑 저 밑에 산후조리 시어머니 글 읽고 울 시어머니 생각나서 방금 안부전화 드렸네요.

    아 물론! 맛있게 얻어먹었으니 뒷정리는 저랑 남편이 합니다 ㅎㅎ

  • 17. .....
    '15.12.28 9:56 PM (183.99.xxx.161)

    그래도 님 입맛에 너무 맛있으셔서 다행이네요
    저도 시댁가는거 좋아하는데요
    힘든게 먹는거예요 시댁엔 시할머니랑 시아버지만 계시는데.. 시아버지고 입이 엄청 짧으셔서 뭘 해 드려도 시큰둥 하시고 할머니가 혼자 잘 안드시니 저희만 가면 아주 진수성찬이예요 계속 이거 먹어봐라 저거먹어봐라.. 전 입맛에 안맞아서 힘들어요 할머니 안쓰러워 맛있다 하며 억지로 먹어요 한 삼일은 그렇게 먹구요.. 불편해서 화장실도 못가요....ㅠㅠㅠㅠㅠ

  • 18. 며느리
    '15.12.28 9:58 PM (220.118.xxx.68)

    손님대접해주니 며느리도 잘 놀고 오고 평소에 잘하겠지요 요즘 며느리에게 간섭안하고 예의지키고 잘 지내는 시부모가 더 많아요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남이라 평등관계로 서로 존중배려해줘야 잘 지낼수 있어요 아랫사람이라고 여기고 상하관계 함부로 하면 탈나요

  • 19. ...
    '15.12.28 9:58 PM (180.229.xxx.175)

    울 시어머니가 한 밥은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안나요...오늘은 뭐 사줄거니? 이컨셉 3년째...

  • 20. .....
    '15.12.28 10:02 PM (122.208.xxx.2)

    남편이 눈치없이 연휴에 시댁가잔글인가하고 들어왔는데..
    글이..너무..맛있어요ㅠㅠㅠ내가 저음식들 다먹은기분이랄까
    행복해지는 글이네요ㅠㅠ

  • 21. 부러워죽겠어요.
    '15.12.28 10:23 PM (182.230.xxx.159)

    저는 시댁에서는요.
    십년내내 김치찌개와.. 함께합니다.
    저는 손도 안대고 계란후라이랑 햄궈서 애들 먹이고 와요. 진짜 욕나와요. 못한다 모른다 이러면서 반찬은 십년내내 김치찌개. 애들 보고싶다고 매주오래요. 애들 굶기니? 우리집에 오면 애들이 환장하고 밥을먹는구나.
    네 햄은 시댁에서만 먹으니까요.

  • 22. 원래
    '15.12.28 10:36 PM (112.121.xxx.166)

    이래야 맞죠.
    자기 집에 초대한 집주인이 음식하는 겁니다.
    노예도 아니고 와서 밥해라가 말이 되나요. 사위들도 그러나요?

  • 23. 오징어 잘잘잘
    '15.12.28 11:13 PM (203.229.xxx.4)

    오나전 실감나네요. 비주얼이 그냥..;;;

  • 24. 이 밤에
    '15.12.29 12:05 AM (121.172.xxx.113)

    혼자 푸하하 웃어 가며 읽었네요.
    원글님과 시부모님.
    모두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5. 부러워요
    '15.12.29 1:41 AM (222.239.xxx.241)

    시어머니 음식솜씨 부럽네요~
    근데 솔직히 진짜 많이도 드셨네요. 전 나이가 있어서그런지 원글님 적은대로 먹음 바로 삼사키로쯤 찌고 원상복귀도 안되든데...우찌 바로 원상복귀하셨는지...저도 원글님처럼 즐겁고 기분좋게 먹는데도 살은 먹는 족족 찌든뎅.
    이 글 베스트 가면 좋겠넹

  • 26. 부러워요
    '15.12.29 1:42 AM (222.239.xxx.241)

    야밤에 침 고여서~~~^^^

  • 27. 부러워요
    '15.12.29 1:48 AM (222.239.xxx.241)

    세계 각국의 맥주를 40캔이나@@ 센스있는 선물에 맛난 음식으로 보답받으셨네요~~~

  • 28. ,,,,
    '15.12.29 2:07 AM (39.118.xxx.111)

    재미잇겠어요

  • 29. 제목이 반전?
    '15.12.29 2:49 AM (121.130.xxx.134)

    전 또 제목 보고
    (크리스마스 연휴 시댁에서 먹는거) 싫어요.
    그런 글인줄 알았더니 ㅋㅋ
    맛있게 먹은 음식 이야기 줄줄 쓰셔서...

    시댁에서 먹는 거 가 아니라 먹은 거 쓰신 거죠?

    글만 봐도 먹고 싶네요.
    부럽습니다.

  • 30. ...
    '15.12.29 4:44 AM (174.0.xxx.194)

    글이 너무 맛있네요 ㅋㅋㅋ 저도 시어머님 손도 빠르시고 솜씨 좋으셔서 시댁만 가면 도와드릴 새도 없이 배 띵띵 부른 채로 굴러다녀요 ㅎㅎㅎ 저녁에 지난 번에 만두 빚어주신 걸로 만두국 해서 먹으러구요

  • 31.
    '15.12.29 4:37 PM (223.62.xxx.98)

    얽힌거 없이 사셔서 그냥 다 낙천적이실듯
    부럽네요.. 저는 아무리 맛난걸 매끼니 해주셔도 크리스마스에 2박3일로 시댁가자면 전쟁이라서ㅋㅋㅋ
    물론 그리해주실 분도 아닙니다..

  • 32. 왕초보
    '15.12.29 10:10 PM (112.184.xxx.24)

    와~~ 부러워요. 저도 집에 손님오시면 저희 엄마가 몇일전부터 손님맞을 준비 엄청하는 집이어서 모든 집들이 그런줄알았는데 저희 시댁보고 문화적 충격이었네요.
    정말 암 것도 없어서 맨붕왔네요;;
    제 부엌이 아닌곳에서 음식해야하는 그 낯섬.
    매일 2인분만하다가 7~8인분을 하려니 그것도 힘들고
    여튼 가능하면 저녁먹고 저희 집 출발해서 시댁가서 자고 아침밥만 먹고 일어섭니다.
    밥하는게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시댁가기 싫어요.

  • 33. 혹시
    '16.2.7 2:57 AM (221.138.xxx.184)

    강아지 먹을 것까지
    시아버지께서 준비해 두신다는 그댁?
    ㅋㅋㅋ
    아 부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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