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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기 앞에서는 절대 싸우면 안되겠어요

... 조회수 : 6,701
작성일 : 2015-12-28 15:24:51

남편과는 평소에 사이가 좋고 싸우지도 않아요

그런데 어제 돌 지난 아이 앞에서 처음으로 고성이 오갔어요

남편이 요리를 하고 있었거든요 전 아기를 돌보고 있었고

 

아기가 평소에 부엌싱크대에서 냄비와 냄비뚜껑을 꺼내서 뚜껑을 냄비에 맞춰보며 놀곤 했어요

그 날도 그렇게 놀고 있었고 전 아기가 그렇게 노는걸 보면서 옆에 앉아있었어요

남편은 냄비가 무거워 아기가 갖고놀기에는 위험하니 아기를 데리고 가 있으라 했고요

전 늘 하던거니 괜찮아 하면서 데리고 있었고

그렇게 일이 터진겁니다

 

아기가 냄비 손잡이를 잡고 이리저리 움직거리다가 냄비 손잡이에 아기 입술이 부딪혀 피가 났어요

아기가  놀라서 울었고 저도 당황했고

남편이 아기 입술에서 피가 나는걸 보고 사색이 되어서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뭐하는거야 여기 있지 말라고 했잖아 하면서요

 

아기는 울다가 큰소리에 놀라서 더 울고

저는 왜 소리를 지르냐고 더 크게 소리를 지르고요

남편이 아기 입술을 찬찬히 들여다보다가 괜찮다고 했고

아기 괜찮은것 확인하고 저는 그때부터 남편한테 소리를 지르고

왜 아기 앞에서 소리를 질렀냐고 더 크게 고래고래 ㅡㅡ;;;;;

급기야는 방안으로 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렸어요

그러고 몇시간 지나서야 나갔는데요

 

남편이 무릎위에 올려놓고 책 읽어주고 있더군요

엄마껌딱지라 엄마한테만 오려하던 아이가 저를 곁눈질 하더니 다시 책에 눈을 고정..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더군요 억지로 외면하려는 느낌..

아이가 낯설었어요

제가 옆에 가만히 앉아있으니 책 다 읽고나서야 

아이가 조심조심 와서 슬픈 표정을 짓더니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가만히 감싸요

제 눈을 가만히 쳐다보는데 그순간에는 정말 아이 같지 않고 어른같았어요 표정이

잉잉잉 우는 흉내를 내더니 다시 아빠한테 가요

자기전까지 저한테 안 오더군요;; 

몇분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제가 소리지르는 걸 보고 충격을 받은것 같더군요

 

아.. 정말 싸우면 안되겠구나...

아이와 저 사이에 한순간에 확 경계가 생긴 느낌

아이는 저를 무서워했어요

그리고 아이도 다 알더군요

그 분위기...

 

하 진짜..어제는 진짜 잘못했어요

IP : 112.170.xxx.3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2.28 3:35 PM (218.236.xxx.167) - 삭제된댓글

    남편몸에 사리 나오겠네요

  • 2. ...
    '15.12.28 3:37 PM (112.170.xxx.36)

    남편한테도 미안했죠
    아이도 상황을 아는건지 평소에 저한테만 오려던 아이가 남편에게 가더군요

  • 3. ..
    '15.12.28 3:55 PM (59.15.xxx.193)

    당연 그 상황에서 소리 지르죠
    애앞에서 소리 질렀다구 같이 소리지름 싸우죠
    애기 항상 조심해야해요

  • 4. 그거.. 그런것들이 무의식에 쌓이는걸테죠
    '15.12.28 3:55 PM (211.199.xxx.31) - 삭제된댓글

    아기가 충격받았겠지만 괜찮아질거에요..
    뭐 한번도 안싸우는 부모는 없을테고 앞으로 주의하시면 되죠...
    그게 힘들다는거.. 그래도 엄마가 아는 것과 모르는 건 다르니까요..

  • 5. ...
    '15.12.28 3:56 PM (211.36.xxx.240)

    요즘엔 이렇게 무조건 상대 누르고 보자는 여자들이 많네요 남편분 힘드시겠어요

  • 6. ...
    '15.12.28 4:00 PM (112.170.xxx.36)

    그렇죠 아기는 그러고 제가 방에 들어가버리니까 2차로 버림받은 느낌 들었을 것 같구요
    그렇게 방안으로 들어가고 나니 오기가 생겨서 또 들어앉아있는데 참 뻘쭘하더군요
    내가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요
    아기 생각안하고 제 자존심만 세웠던 것 같아 부끄럽네요..

  • 7. ...
    '15.12.28 4:03 PM (112.170.xxx.36)

    음님 말씀을 보니 정말 잘해야겠어요..
    반성하는 기분으로 글 남깁니다

    ...님 이건 여자남자의 문제가 아니고요 제 성격 자체의 문제입니다
    남편분 힘드시겠다는말에는 동의합니다
    남편이 안되어보였어요 어제 진심으로

  • 8. 토닥토닥
    '15.12.28 4:19 PM (121.166.xxx.208) - 삭제된댓글

    ^^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확대 해석 하지 마시고요.. 앞으로 안그러시겠다니 뭐 알아서 잘하시겠죠.
    누구나 엄마 되는게 쉽지 않아 시행착오 겪고 실수 하고 그러는 거예요. 상처 받지 마세요~
    예쁜 가정 이루고 행복하게 사세요~

  • 9. ...
    '15.12.28 4:24 PM (112.170.xxx.36)

    어제 너무 충격받았거든요..
    아이가 언제나 나한테만 올 줄 알았어요 내가 어떤 잘못을 해도 마냥 엄마바라기 되어줄지 알았어요
    이렇게 또 그러면 아이가 나를 완전히 외면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감사해요..반성하고 열심히살겠습니다 ㅠ

  • 10.
    '15.12.28 9:35 PM (119.214.xxx.131)

    남편부터 잘한 거 없는데요 뭐 버럭 소리부터 지르고.

  • 11. 궁금이
    '15.12.29 12:08 AM (220.117.xxx.178)

    평소에 냄비들을 가지고 놀게 하면 안될 거 같은데요..
    그냥 장난감 가지고 놀면 안되나요? ㅜㅜ
    그리고 아빠가 먼저 아기의 안전이 걱정돼 무의식중에 소리 지른건 알겠는데
    그래서 애가 더 운거 알면서 맞장질러 소리지른 부분이랑... 문 쾅 닫고 들어간 거...

    전 글쓴님이 너무 많이 잘못하신 거 같아요ㅜㅜ
    남편분은 그냥 침착하고 좋은 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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