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영화를 보다가 문득
20대때 잠깐 사귀었던 남자생각이 나서요.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주선해준 친구가 살짝 귀뜸하기를
"바람둥이다.여자도 많이 사귀어봤으니 너무 빠지지는 말아라"
라는식의 얘기를 해주더라구요.
바람둥이라길래 되게 잘생겼을줄 알았어요.
못생긴건 아닌데 뭐랄까? 오히려 소박하고 순박해보여서 의외였어요.
근데 얘기해보니까 싹싹하고 매너좋고...
왜 바람둥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좀 알겠더라구요.
그런데 그쪽도 제가 싫지는 않았나봐요.
연락도 오고 만나고 사귀는 비슷한 관계까지 갔어요.
요즘으로 치면 썸타는 그런 분위기쯤...
그런데 처음에는 그렇게나 싹싹하고 매너좋던 사람이 갑자기 무뚝뚝해지더라구요.
저한테만...
내가 싫으냐고 왜 나한테만 무뚝뚝하게 구냐고 물었더니
"너한테는 그런 기술 쓰기 싫어!'
그러는거에요.
처음엔 뭔소린가?했다가 두근거렸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좀 사귀다가 어찌어찌 멀어지게 되었던 사람인데 가끔 그 멘트가 떠올라요.
지금이야 결혼해서 애엄마고 아줌마 되어서 나에게 그런 로맨스가 있으리라는
상상이 안되지만 나도 저렇게 꽃같던 시기가 있었지...
라는 생각이 드네요.
연말되고 나이 한살 더 먹으려니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