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주차장 없는 오래된 아파트에 삽니다.
이중주차는 하지만 심한 정도는 아니고요, 한 대 밀면 빠질 수 있는 정도
그런데 그럴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생기지요.
아침에 출근하려고 나왔는데 제 차는 주차선 안에 있고 양 옆에 차 있고 제 차 뒤에 한 대가 있어서
밀어볼까 했으나 위치가 애매해서 어렵겠더라구요.
아침 8시가 약간 넘은 시간이었고, 해서 조금 미안하기도 했지만 차 유리에 붙은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했습니다.
'차 좀 빼주셔야 겠는데요.'
졸린 목소리의 여자분 '밀면 될텐데요'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 않네요'
별 말 없이 전화 뚝 ,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제 차에 들어가서 앉아 있는데 그 때 바로 옆 차가 빠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옆으로 어찌 해 볼까 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내려올 때도 된 것 같고
- 사실 그 때 그 차를 밀었으면 됐을 겁니다만 시간 상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는 순간의 판단이
큰 잘못이었을까요?
그리고 잠시 후에
이중주차 차주가 나오더군요. 그래서 저도 시동을 켜고 있는데 그 분이 제 차를 두드립니다. 문을 열고 나갔더니
저한테 차를 밀면 되는데 안 밀었다고 큰소리를 치더군요.
'옆 차가 방금 전에 나갔어요. 그 전에는 밀어도 어려웠고요'
그랬는데 제 말은 듣지도 않고 짜증 짜증
'방금 전까지 옆에도 차가 있었고, 지금이 아침 6시 7시도 아니고, 보통 출근시간인데
이 시간에는 빼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했더니
'아니 밀면 되는데, 그리고 시간은 당신 사정이지 우리는 새벽까지 장사하고 온단 말이에욧'
저도 화가 솟구쳐서
'사정이라고 말씀하셔서 하는 말인데 그럼 새벽에 오시는 것도 그쪽 사정이신건데요' 하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기 차문으로 저를 퍽 - 세지는 않았습니다만 - 치더니 휭 반대편 빈 주차선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실 저희 아파트가 주차난이 있긴해도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한 바퀴 돌아 뒷편으로 가면 거의 언제나
빈공간이 있습니다. 그 수고가 싫어서 이중주차 해놓고 올라가버린건데
더구나 다분히 고의적으로 차문으로 사람을 툭치다니요... 저 진상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