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거,소박한거에도 감사하고 만족할줄 아는 성격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친구중 정말 긍정적인 사람이 있는데
좋아보이기도 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하거든요.
근데 전 이론적으론 알겠는데 감정이 그렇게 되지가 않아요.
어찌보면 호강에 겨운소리죠.
이번 연말에 가족끼리 여행을 가기로 했어요.갑작스럽게..
제가 오래전부터 여행갈까?를 남편에게 계속 물었어요.
그때는 아무 대답도 안하더니 3일전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가자고 하더군요.
전....숙소가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에요.
먹는건 라면이든 떡볶이든 암거나 먹어도 되는데
잠자리는 청결하고 넓고 쾌적한걸 좋아해요.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못자는 예민한 탓도 있구요.
올 여름휴가도 내내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1주일전 결정을 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숙소가 안구해져서 2명이 자야하는 호텔에(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대학생아들2명까지 해서 어른 넷이 한방에 들어가게 됐죠.
엑스트라베드를 하나 신청했어도 네명이 자기엔 무리잖아요.
남편과 아들들은 잘 자고..잠자리 가리는 저만 밤을 꼴딱꼴닥 샜죠. 도대체가 어디 낑겨 잘데가 없더라구요.
온돌방이 아니라 바닥에서 잘수있는것도 아니고...
그때도 너무 싫어서 난 이런 여행을 하고싶지 않다고 했어요.그냥 집에 있는게 편하다구요.
제가 여행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잠자리든 음식이든에 앞서 여행하는 그 자체를 즐기겠지만...
전 자는게 중요한 사람이에요.불면증도 있구요. 남편도 알아요.알지만 본인이 아니다보니 저처럼
절실하진 않겠죠.
아무튼 이번 연말여행도 갑자기 결정되다보니 숙소가 낡고 좁은 리조트?로 됐어요.
이런 성수기에 구하는게 용하긴 하지만(남편이 발이 워낙 넓어서요)...
전 가고 싶지가 않아요.
제가 가자고 할때 미리미리 오케이 해줬으면 호텔이든 펜션이든 좋은곳으로 예약했을텐데...
늘 이런식이에요.닥쳐서 구해놓고,,,구한게 어디냐며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정말 마음속에선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는데 내색할수가 없어요.
제가 한마디 하면 남편은 화를 낼테고 아이들도 눈치를 보겠죠. 그럼 다들 기분이 상할테고...
제가 아무렇지 않은척 좋다고,,만 해주면 되는데
마음 깊은곳에서 가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자꾸 솟아 올라요.
아무리 얘기해도 왜 남편은 제 이런 성향을 이해해주지 않는걸까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불경기에,형편이 어려운 사람도 많은데
제주도에 3박씩 여행가는 형편이 얼마나 감사하냐...해야 하는데 도무지 그런 마음이 들질 않아요.
매사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성격이었으면 이런 고민을 안해도 되는데 왜이렇게
유별난 성격인건지....
그냥 하소연하고 싶었구요.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고 살라는 질책을 듣고 정신차리고도 싶어서 썼어요.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