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안 물품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2 - 냉장고 정리 이야기

정리정돈 조회수 : 7,714
작성일 : 2015-12-23 13:47:22

지난 주에 정리 정돈에 대한 글에 따뜻한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에게

화답하기 위해 냉장고 정리 이야기를 씁니다.

 

혹시라도 냉장고 정리법을 기대하시고 이 글을 보신다면 빨리 이 글을 닫고,
포털싸이트에서 냉장고 정리법을 검색하시면 수 많은 블로그나 잡지에서 냉장고 정리법에 대해 소개할테니
그 글을 읽어보시는게 나을듯 하네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이 글을 쓰는건
제가 정리를 특별히 잘 하고 있거나 특별한 방법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제 정리정돈 좀 해야지하며 저 자신을 강제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ㅠㅠ

 

저는2인 가족이고(저와 중딩딸 그리고 야옹이)
저는 일을 하고 있으며, 저는 767리터의 냉장고(냉장, 냉동 홈바) 한 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냉장고 정리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제가 지난 여름에 강제 냉장고 정리를 당한 이야기를 할께요.

지난 더운 여름날
저희 애가 열이 39도 까지 올라가며 아팠습니다.
제가 출근하면서 냉동고에 있는 해열팩을 들고 이모네(제 동생, 옆동 거주)로 가라고 했습니다.
아픈 딸은 오전 8시경, 정신없이 해열팩을 들고 이모네로 갔습니다.
냉동실 문은 활짝 열어놓고요^^

 

그날 저는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 싫을 만큼 피곤했는데, 퇴근하니 저를 반기는 것은 활짝 열린 냉동실!!
많은 음식이 아까운 건 말할것도 없고 더운 여름날 버리는 것도 그 많은 수납용기를 닦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저희집은 에어컨도 없는데 ㅠ)

화를 내고 싶지만 아픈 딸한테 화를 낼 수도 없고 
딸은 정리 좀 하라고 이 에미를 위해 강제 냉장고 정리를 시켜준 것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난 후 텅텅 빈 냉동실을 열어 보니 마음이 편하고 좋았습니다.
'그래, 이 상태 이대로 유지해야지'


물론, 유지가 안 되었.. =.,=;;;;;;;;

지금 저의 냉동실 네칸 중 한칸은 비어있고 세칸은 1/3만 차있고

서랍칸 중 하나는 비어 있고 도어 세개 칸중 두개는 비어 있습니다.
냉장고도 비슷하게 비어있고요.

지난 여름 사건을 겪으며 제가 얻은 교훈은
우리가 수납을 잘 하기 위해 수납용기를 사는데, 처음에는 수납용기에 음식이 가득 차있다가 반으로 줄어들어도
수납용기는 그대로여서 공간을 차지한다는 거에요.(이미 다 아시는 거죠?)
저는 다시마, 건버섯, 멸치 등은 통에 넣고 그 외에는 지퍼락에 넣은 후 바구니에 넣었더니 공간이 줄어드네요.

냉장실은 글라스락으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어요.(가능하면 용기 통일이 중요)
전에 냉장실 정리를 잘 하기 위해 맥주캔 정리통(4개 들어가는)을 샀는데,

맥주가 4개든 1개든 공간을 차지해서 없앴어요. =.,=;;;;;;;


우리가 정리정돈을 하기로 마음 먹으며  첫번째 하는 일은 버리기가 아니라  인터넷 특히 블로그를 찾아보는 일입니다.
블로그를 보며 이상하게도 정리의 의지가 아니라 쇼핑의 의지를 불태우죠.
저 수납용기가 없으면 정리가 안 될거 같아 당장 수납용기를 대량 세트로 삽니다.
거기다가 원래의 목적과 달리 그 블로그에서 봤던 이쁜 접시도 함께 삽니다.
수납용기가 많아 일부는 베란다에 쌓아놓고 또 냉장고에서도 많은 공간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정리정돈을 하려고 했는데, 자꾸 물건이 더 많아지고 공간이 좁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져요.

 

정리정돈을 잘 하는 것은 어떤 소비를 하는가와 맞닿아 있습니다.
정리정돈을 하는 것 이전에 내가 어떤 소비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저는 2인 가족이라 음식 및 공산품은 가장 적은 양을 사고 어떤 물품은 함께 사서 동생과 나눕니다.
절대 많이 사놓고 쟁여놓지 않고 1 1, 세트로 파는 물품은 거의 사지 않습니다.
선물세트가 들어오면 양이 많거나 내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즉시 주위에 물어보고 나눕니다.

전 토요일 오전에 주로 장을 보는데, 한살림, 아이쿱, 동네 슈퍼를 이용합니다.

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고 전 차도 없고 돌돌이도 없어서 제가 들고 올 수 있는 양만큼만 사와서 그주에 먹습니다.

우리집 냉장고에 있는 어떤 음식이 있는지 정확하게 재고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휴지가 얼만큼 있는지 접시가 얼만큼 있는지, 내 옷과 신발은 무엇이 있는지 이런 것도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하죠.

물건이 적으면 재고파악도 쉽습니다.

당연히 청소도 쉽고요.

전 냉장고도 하나이고 물건도 적어서 재고 파악도 쉽고 청소하기도 쉽습니다.

가끔 쓱 훑어보고 정리해주고 아주 가끔 닦아주면 냉장고 청소 끝입니다.


냉장고 정리 이야기는 이제 끝이고 ㅋ(모 한게 있다고? ㅠㅠ)

 

저희집 정리정돈 이야기

 

신발장-씽크대에 이어 지난주에 베란다 수납장 하나를 정리했습니다.
안쓰는 보온병들과 그릇을 아름다운가게에 보내고 너저분한 것들을 버리고
스텐 후라이팬 2개와 냄비 2개와 접시들은 친구한테 주기로 했습니다
5칸 중 2칸을 비웠습니다. (아싸!)


제가 이것을 정리하면서 느낀 건 주제파악이 중요합니다.
나의 생활스타일, 취향, 조리방법, 자주 해먹는 요리는 내가 가장 잘 압니다.
제가 주제파악 못하고 스텐 후라이팬을 사서 5년이나 안 쓰다가 친구에게 줬습니다.(그외 다수)
'이 조리도구를 사서 내가 해보지 못한 새로운 요리방식으로 새로운 요리를 한다.'

이런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물론 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하죠)

 

저는 당분간 가끔 이 정리 글을 쓸 예정이고,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제 생활을 돌아보고 정리하겠습니다(응? 다짐?)

그리고 저에게 동생이 자극받아서 동생도 열심히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일평생을 '하나 사면 하나 아니 그 이상을 버려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오신

저희 아빠의 이야기 '독거노인 미니멀리즘 라이프'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IP : 59.186.xxx.131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dd
    '15.12.23 1:51 PM (124.56.xxx.15)

    저도 비우기의 삶을 실천한지 오래되었어요.
    계속 갖다버려도
    어쩜 이리도 집이 답답한지.

    얼마를 더 버려야할지모르겠어요.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했다...라는 책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이 책에 의하면... 수납장도 같이 버려라예요.
    아무리 버리고 해도..수납장이 그대로 있으면 역시나 자리를 차지해서... 비우는 삶이 어렵다고.

    저도 조만간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수납함 몇개 버리려구요.

  • 2. 살림사랑
    '15.12.23 2:00 PM (223.62.xxx.70)

    지난번 글에 이어서 이번에도
    너무 잘 읽었어요 글을 참 잘 쓰시네요^^
    내용이 눈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원글님
    부엌이 막 상상이 돼네요
    저도 심플한 삶을 살려고
    요즘 생각 많이 하고 있어요
    다음번 글도 정말 기대하고 있을께요

  • 3. 비슷..
    '15.12.23 2:00 PM (218.234.xxx.133)

    저도 냉동실에 긴 바구니 넣고 그 안에 지퍼백(음식) 담아요. 같은 이유로 수납 용기 안쓰고요.
    꺼낼 때 안전하게 쓰윽 꺼내야 하니까 그 바구니는 필수에요. (안그러면 냉동음식들이 막 발 위로 떨어짐)
    말씀하신대로 공간 때문에 지퍼백 애용함.

    그리고 냉장고도 글라스락 같은 걸로 통일..크기는 좀 달라도..
    - 시각적 효과도 있는 것 같아요. 글라스락이 많아서(제가 산 것, 선물 받은 것 등)
    분홍색,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 아주 색색깔로 있는데 노란색끼리, 파란색끼리 한 색을 지정해서
    거기에 다 담아 넣어두면 시각적으로 통일되어 보여 깔끔한 느낌이 있는 듯.
    (정 안되면 한 칸은 노란색, 다른 칸은 파란색 이런식으로라도 통일시켜요)

    냄비는 진짜 대중소 하나씩만 있으면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다보니 대자만 4개인데 왜 이럴까 생각하니
    요리를 주로 중자나 소자에 해먹잖아요. 대자는 사골이나 미역국 대용량으로 만들 때 쓸까..
    그러니 늘 중자, 소자만 써서 그건 낡아 없어지고, 새로 사면서 또 대중소세트로 사고 그러니
    정작 잘 사용하지도 않는 대자만 4개. (오래된 거라 남 주면 또 욕먹을 거고..)

  • 4. ...
    '15.12.23 2:06 PM (112.186.xxx.96)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제 평생 발목 잡는 악습관 첫째로 정리정돈 못하는 걸 꼽는 사람인데요...
    정말...버리는 걸 못하고... 정리가 안 되니 필요한 걸 못 찾고 또 사고... 또 쌓이는 그런 악순환의 반복이 지겹습니다...
    매해 목표를 정리정돈으로 잡지만 매번 좌절하네요...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오늘 집에가서 안 쓰는 물건 세 개 일단 버리겠습니다

  • 5. **
    '15.12.23 2:47 PM (180.227.xxx.189)

    글 잘 읽었습니다.
    댓글에도 있듯, 글 잘 쓰시네요. ^^
    주제파악... 동감 입니다.
    요즘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던데요. 다음 주제가 기대 되네요.
    집에 가서 옷장 정리 좀 해야겠습니다.

  • 6. ㅇㅇㅇ
    '15.12.23 2:53 PM (175.196.xxx.209)

    절대 공감해요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 란 책도 추천합니다.

    정리정돈이 일단 필요없는 물건을 버려야 할 수 있는 거지
    있는데 계속 쌓아두면서 하는 건 아무 의미 없습니다.

    집도 좁은데 나를 위한 공간을 좀더 늘리는게 중요하죠.. 물건에게 공간을 양보하며 살수는 없어요.

  • 7. ㅇㅇㅇ
    '15.12.23 2:56 PM (175.196.xxx.209)

    앞으로 계속 연재해주세요 ㅎㅎ

  • 8. 60
    '15.12.23 2:59 PM (175.211.xxx.47)

    독거노인~ 기대되네요.

  • 9. ...
    '15.12.23 3:05 PM (182.222.xxx.35)

    새똥님이 출판문제로 비난을 많이 받긴하셨는데
    그분 글이 생각나네요. 만연체라 저도 집중적으로 읽어내려가기 힘들었는데요.
    정리정돈, 단촐한 살림에 대해 많이 일깨워준 글이였습니다.
    요즘 느슨해져서 살림이 많이 늘어났는데
    원글님 글 보고 안쓰는 물건을 좀 버렸더니 싱크대가 여유가 생기네요.
    창고형마트 한번 다녀오면 도로아미타불된다는...

  • 10. ..
    '15.12.23 3:06 PM (210.217.xxx.81)

    저도 진짜 제 주제파악을 잘 했어야 하는데 ㅎㅎㅎ
    오늘은 안쓰는 믹서기를 친구에게 드림하고 택배보냈어요
    이것도 엄청 귀찮은..이래서 버리는것도 사실 쉬운일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좋은글 자주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당~

  • 11.
    '15.12.23 3:44 PM (121.131.xxx.108)

    독거노인 미니멀리즘 라이프, 기대합니다!

  • 12. 보리
    '15.12.23 3:46 PM (182.208.xxx.42)

    글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잘 쓰시네요.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 13. ///////
    '15.12.23 4:12 PM (180.211.xxx.41) - 삭제된댓글

    먼저 약속남발하는 요즘 시대에 이렇게 다음글 올리겠다는 약속 지켜주셔서 감사드려요.
    냉장고에 빈 공간이 있다는 글만 읽어도 제 속이 다 시원하네요.오늘 냉장고 정리하자고 맘먹고
    있다가 실천 안하고 꼼지락대는 저에게 분발하게 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 14. ㅎㅎㅎ
    '15.12.23 5:03 PM (222.237.xxx.130)

    화장대 넘치는데 또샀어요 ㅠ
    반성하고 거의 다 쓴 것들을 싹싹 비워내고 있어요
    냉장고 양념장도 털어서 음식만들고 비웠어요
    개운하네요

  • 15. 젠2
    '16.1.2 3:31 PM (175.117.xxx.11)

    냉장고 정리 저장합니다

  • 16. 정리정돈글은
    '16.1.5 8:53 PM (112.169.xxx.141)

    요즘 저의 아이콘이에요.
    글도 쏙쏙 읽히게 참 잘 쓰십니다.
    우리 집엔 아무 것도 없어
    란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분 언니같은 느낌.
    연재 기다릴게요.

  • 17. 이 글도
    '16.1.6 12:02 AM (175.115.xxx.19) - 삭제된댓글

    잘 읽어볼게요~

  • 18. 씽씽
    '16.1.18 3:01 PM (58.238.xxx.74)

    냉장고 정리 참고합니다

  • 19.
    '21.9.6 8:05 PM (124.216.xxx.58) - 삭제된댓글

    냉장고 정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1970 통과메기 아직 안나오나요?? 과메기 2015/12/23 455
511969 하브루타교육 받아보신분.. .. 2015/12/23 1,088
511968 소름돋는 사실... 1 이런 2015/12/23 2,208
511967 남을 무시하는 사람은 정말로 그 댓가를 치르게 될까요? 9 독해진순둥이.. 2015/12/23 7,018
511966 백화점서 귤 한상자 샀는데 오늘보니 곰팡이가.. 바꿔주죠? 8 Gg 2015/12/23 1,444
511965 유리뚜껑 오븐 안에서 견딜까요 1 똘똘이 2015/12/23 495
511964 한국보다 따뜻한 나라로 여행가는데 출국&귀국할 때 외투 .. 4 외국 2015/12/23 1,094
511963 생활비가 줄어들었네요.휴 56 우울함 2015/12/23 20,563
511962 동물이 죽거나 다쳤을때 불쌍하다고 못느끼는거 비정상인가요? 10 ririri.. 2015/12/23 1,566
511961 회식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2 으어 2015/12/23 920
511960 거리에 캐럴이 사라진 이유가 제 생각인데... 9 내 생각 2015/12/23 5,081
511959 따라하는 직원 때문에 뭘 사도 직장엔 안하고 가요. 1 gg 2015/12/23 1,390
511958 김무성 말투 진짜 보기 싫으네요 9 어우 2015/12/23 1,633
511957 이 남자 어떤지 봐주세요 7 궁금 2015/12/23 1,707
511956 시부모님께 어느정도까지 잘해드려야할까요? 6 시노야 2015/12/23 2,158
511955 부천, 인천 보톡스 턱 쪽 저렴한곳 여쭤봐요~ 2 보톡스 2015/12/23 1,428
511954 비행기 탑승시 변압기를 기내 반입 할 수 있나요? 4 해외이주민 2015/12/23 3,769
511953 내일 오전에 백화점가면 많이 붐빌까요?? 1 ㅇㅇㅇ 2015/12/23 1,133
511952 이도 윤빛, 비싼만큼 튼튼할까요? 4 행복 2015/12/23 1,657
511951 중국에 파견나가계신 지인분께 어떤 선물을 사가는게 좋을지.. 3 .. 2015/12/23 557
511950 갑상선암 반절제수술후 담배 8 노루 2015/12/23 7,440
511949 군인 훈련병 카페 가입하면 좋은가요? 4 엄마 2015/12/23 1,383
511948 리멤버에서 박민영은 16 .# 2015/12/23 5,412
511947 조카 백일잔치... 제가 욕먹을 일인가요? 30 눈물겨운바다.. 2015/12/23 12,608
511946 전생에 뭐였는지 참 궁금하네요 7 나의 과거 .. 2015/12/23 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