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아이도 못 지키는 못난 엄마
너무 싫고 조언을 구하고자 글 올립니다 ㅠ
초등 저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아들은 평소 행동이 굼뜨고 야무지진 못해요. 소심하고 느릿하고 제 성향과 달라서 그게 늘 제 잔소리 테마고, 육아 스트레스로 너무 크게 각인이 됐고, 잘 대처 못 하는 아들을 많이 원망했습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아들과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시각은 막 어둑어둑 해질 때 였어요.마을버스 타는곳이 차도여서
오가는 차 피하며 최대한 차도에서 피해 마을버스를 기다렸습니다. 그때 택시가 저희쪽으로 오길래 우리를 택시 손님으로 오해하나 싶어 택시쪽으론 눈길도 안줬습니다. 그런데 택시에서 미적거리며 뒷문을 열려고 애쓰는게 느껴졌습니다. 다급하거나 과격하진 않고 느릿했습니다.
마침 뒷문 열리는 쪽에 아들이 있었고, 문 윗부분이 아들 가슴에 몇번 닿았습니다. 전 아들이 알아서 피할줄 알았는데 아들이 미적거리고 제 눈치만 살피는게 못마땅해서 모른척 했습니다.
택시에서 술취한 아줌마가 나오고 아들이 자기 가슴을 만지며 아프다고 했는지, 문에 가슴이 닿았다고 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납니다 ㅠㅠ
뒤이어 택시기사분이 돈 안내고 내린다고 짜증을 냈구요. 둘다 뒷문 열때 제 아들이 있었다는걸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아들에게는 안다쳤고, 차가 오면 얼른 피하라고 했습니다.
아줌마가 뭘 몰라서 기사님이 더 화내는거라고 대충 둘러댔구요.
그 당시엔 얼른 안피하는 아들이 짜증나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 둘한테 사람 있는거 확인도 안하고 차세우고 문여냐고 못 따진 제가 너무 한심하고 혐오스럽습니다.
엄마한테 도움을 구하는 아들의 눈빛도 무시하고 외면한 제가 너무 쓰레기 같아요. 제 아들도 지키지 못한게 엄마랍시고 큰 소리만 치고 아들을 통제 하려고만 하고 ㅠㅠㅠ
그리고 저 또한 남 눈치 보느라 자식 못 챙긴 부모가 원망스럽습니다. 여러가지 안좋은 기억들이 떠올라서 괴롭고 아들한테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남 눈치 보느라 정작 소중한 아들을 소홀히 대한게 너무 미안합니다.
아이를 키우며 제 어린시절 상처가 자꾸 건드려지고, 비슷한 상황에서 잘 대처 못하는 저에게 너무 화가 납니다.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아이를 키울수 있을까요?
참고할 책이나 도움 말씀 부탁드립니다.
1. 너무
'15.12.22 2:54 AM (211.49.xxx.245) - 삭제된댓글자책하지 마세요.
갑자기 그런상황에 생각한대로 행동하기 쉽지 않더라구요
원글님도 그러셨을거예요.
저도 억울한 상황에 그자리에서 따지질 못해서 후회한적이
더러 있었는데 상황판단이 빨리 안될때가 있어요.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시고 꼭 안아 주세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아이도 그상황 이해하면서 오히려 엄마를 이해해주며 괜찮다고 해요.아이 표정도 편안해보이고요.2. 음
'15.12.22 2:58 AM (211.243.xxx.45) - 삭제된댓글님~
너무 확대 해석하고 비약하지마세요.
세상 살다보면 이럴때도 있고 저럴때도 있는거죠.
늦은밤까지 못 주무시고 괴로워하실것 까진 아니라고봐요.
스스로 괴로워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은 그만 거두시고 아침에 눈뜨면 살갑게 안아주시고 어제일은 미안했다 말씀하시면 될 일이에요.
그리고 앞으로 잘 지켜내시면 되죠.
그만 잊고 주무세요^^3. ...
'15.12.22 5:00 AM (211.244.xxx.161)그런 기억들이 자꾸 님이 아들을 그렇게 대하는 원인이예요. 아들을 챙기는 것도 우선이지만 우선 님은 자기자신을 챙겨야해요. 스스로를 잘 챙길수 있는 사람이 자식도 소중하게 대하더라구요.
남은 신경쓰지 마시구요.4. 아이보다
'15.12.22 6:46 AM (211.36.xxx.206)님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걸 즉각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시는게우선일것같아요.그런순간이 왜 화가나는지도 들여다보시고 그걸 말로 글로 자꾸 풀어야합니다.일기를 쓰는거 추천합니다
5. 이런 장문의 글보다
'15.12.22 6:56 AM (223.62.xxx.79)짧아도즉시의 말과 행동이 중요하죠
평소에 연습하세요 중얼중얼
이봐요 사람 안보여욧?
이런식으로
그래야 다음에 말이 튀어나오더라구요6. ㅇㅇ
'15.12.22 7:12 AM (223.62.xxx.69)님 너무 생각이 많으세요. 아이가 다친 것도 아닌데 왜 스스로 자책하며 달달 볶는지..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하실 필요는 없구요. 아이의 느린 성향이 못마땅해서 계속 잔소리하는 그 부분을 고치심이.. 아이의 느린 성향을 수용하고 이해해주세요. 아이가 엄마 눈치보고 주눅든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7. . ..
'15.12.22 8:23 AM (39.7.xxx.144)엄마도 사람이예요 이해하니 자책하지마시구요
우리아이도 약간의 발달지연까지 있어 저랑성향도 다르고 느리고 힘들었어요 남이보면 모르고 가까운 가족들은 좀 아는정도 예요 저도 그냥 느린아이라고만 생각했음 원글님처럼 그럴거같아요...전 놀이치료나 복지관 다니면서 많이 변했어요..아이가 많이 느리니까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생각하시구요..저도 초등인데 사회성 눈치 다 부족해서 아직도 설명해주면서 다녀요...어쩔수없어요..8. 이해해요
'15.12.22 8:45 AM (122.100.xxx.71)이해해요 자책하는 마음.
저도 아들 키우면서 문제되는 상황이 지나고 나서야 내가 그렇게 할걸.. 왜 그랬을까..
정말 오만가지 자책이 들어 실제 이런 마음이 저를 더 힘들게 했었어요.
아마 초등 고학년때까지 그런듯.
오래는 걸렸지만 제가 왜그랬나 속으로 들어가보니
저는 남의 눈을 너무 의식하고 있더라구요.
다른 사람이 우리를 보는 눈을 의식하고 있으니 내 눈에 답답한 행동들이 화가 치밀고
아이를 순간적으로 미워하고 결과는 더 나빠지고.
제가 그렇다는걸 알고나서는 아이와 나만 생각 했어요. 그랬더니 제 마음도 많이 편해지고
아이가 답답하게 행동해도 전처럼 조급해지지 않고 그랬어요.9. .......
'15.12.22 9:32 AM (210.105.xxx.253)저도 좀 느린 아이를 답답해 하고 통상적인 기준에 맞추느라 전전긍긍하는 엄마이긴 한데요,
댓글들이 다 원글님 위로해 주시니 저는 쓴 소리 좀 하겠습니다....
먼저 마을버스를 최대한 차도에서 피해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는데
택시 뒷문이 열릴 때 아이 가슴에 닿았다면 엄청 가까운 거리같은데,
보통 좀 느린 저학년 아이 근처에 차가 오면 엄마가 아이를 자기 쪽으로 당기던가
안 닿는 쪽으로 피하게 할 텐데 그냥 두었다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아이가 그 상황에서 엄마 눈치를 본다는 것도 이해가 안 돼요.
평소에 아이가 피해를 볼 상황에서 엄마가 혼내거나 화를 냈나요?
원글님이 지금 화가 나야 할 상대는 술취한 아줌마나 택시기사가 아니라
아이를 미리 피하게 하지 않은 본인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을 여는 사람도 조심해야 하지만
그렇게 차도 가까이 사람이 있을 거라.. 있어도 피하지 않을 거 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요.
하물며 알면서도 아이가 눈치 보는 게 싫어서 모른척하다니.
원글님..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10. ....
'15.12.22 10:28 AM (58.233.xxx.131)윗님..
어떻게 하면 아이를 좀더 잘 키울수있을지에 대한 조언없이 비난만 하기엔 이미 충분히 자책하고 있네요.11. .......
'15.12.22 11:36 AM (210.105.xxx.253)그러네요.
원글님은 참고할만한 책이나 도움말을 부탁하셨는데
저는 비난만 했네요..
자동차가 가까이 와서 차문이 부딪힐 정도인데 그냥 두셨다는게 너무 충격이라서 그랬나봅니다.
자동차나.. 아이 다치는 데 매우 예민해서요.
저도 다른 분들처럼 아이를 이해하려고 추운 겨울밤에 먼데까지 찾아다니며 부모 교육도 받아보고
아이랑 심리 상담도 받아 봤어요.
늘 그렇듯이.. 아이는 문제가 없는데 몰아치는 엄마 성격이 문제라고 했고,
아이가 그 말을 함께 듣고 나서는 오히려 당당해져서 눈치도 덜보고
그 말을 그대로 외워서 제가 좀 급하게 서두르면
엄마, 저는 기차같은 아이예요.
엄마처럼 자동차처럼 바로 빨라지지 않으니까 기다려주셔야 해요..
라고 저를 설득합니다. ㅎㅎ
엄마가 문제라는 걸 알았으면 반은 해결된 게 아닌가 싶네요.
꾸준히 책도 읽으시고 - 한두권 가지고 되겠습니까.. 닥치는 대로 읽어야지요.
부모 교육이나 심리 검사도 여건 되는 대로 받으시다 보면
서서히 바뀌실 수 있어요.
원글님과 아드님.. 모두 행복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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