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마리옹, 트럼프, 사르코지, 크루즈 모두는 배제와 차별을 자신들 정치의 중심축으로 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마린과 마리옹, 트럼프는 거침없이 말한다는 거고, 사르코지와 크루즈는 가식적으로 말한다는 거다. 이미 내용적으로 우파 포퓰리즘과 별 차이가 없어지는 서구의 기성 우파들은 대중들이 열광하는 마린 일가와 트럼프의 ‘솔직함’도 곧 따라할 것이다. 르펜 일가와 트럼프의 집권이 가까운 장래에 일어나지 않겠지만, 이미 이들의 주장은 공화당 등 기성 우파들이 흡수하고 있다. 내용적인 대리 집권이 현실화됐다고 봐야 한다.
배제와 차별을 정치의 중심축으로 한다는 데서는 박근혜 대통령은 차이가 있나? 자신을 반대하는 시위대를 ‘이슬람국가’(IS)에 비유한다. 그러면서 이슬람국가를 막는다는 테러방지법 입안을 다그친다. ‘국가비상사태’라고 노동법의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요구한다.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악마로 만드는 배제와 차별의 공포마케팅은 포토제닉한 한복 등 의상을 현란히 바꿔 입고 나타나는 그의 패션마케팅과 동시에 이뤄진다. 포토제닉한 우아한 모습으로 거침없이 차별과 배제를 주장하는 르펜 일가 여인들의 모습이 그와 겹쳐진다.